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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치원 박사의 '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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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치원 박사의 '밀' 이야기
  • 푸드경제신문 기자
  • 승인 2024.03.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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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수확전
밀 수확전

 

밀의 학명은 Triticum aestivum이며, 영어로는 위트(Wheat), 독일어로는 바이젠(Weizen)이다. 한자로는 보리(대맥, 大麥)와 구별하여 소맥(小麥)이라고도 한다. 밀은 벼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인 작물로, 뿌리는 보리보다 더 깊이 들어가므로 수분과 양분의 흡수력이 강해서 가뭄이나 척박한 땅에서도 잘 견딘다.

밀은 세계적으로 74% 정도가 식용으로 이용되고, 15% 정도는 사료용, 6% 정도는 종자용, 나머지는 기타 용도로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은 농업적 적합성, 저장 용이성, 영양적 우수성 등으로 각종 맛 좋은 인기 식품에 사용되며 세계인들이 먹는 대부분의 식품에 주성분으로 이용되고 있다.

재배되는 밀의 대부분은 가을밀로 농업 기후지대에 따라 각각의 생육조건이 다르다. 최저 생육온도는 3~4℃이고, 적온은 25℃이며, 최고온도 30~32℃이다. 우리나라의 가을밀 재배는 평지에서 어디에서나 재배가 가능하다. 토양은 보리에 비해 산성토, 척박토, 습지 등에 잘 견디어 재배하기가 상당히 쉬운 편이다.

밀알은 배유, 배아, 겨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녹말과 단백질로 구성된 배유는 전체 밀알의 83~84%를 차지하며, 씨눈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저장되는 알갱이 부분이며 이를 분말화한 것이 밀가루다.

밀가루의 구분은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으로 구분된다. 강력분은 경질밀을 원료로 한 것으로 경질 밀가루라고 한다. 글루텐 함량이 높아 제빵용과 마카로니용에 적합하다. 중력분은 강력분과 박력분의 중간으로 습부량은 25∼30% 국수용으로 적합하다. 박력분은 연질밀 원료로 한 것으로 연질 밀가루라고도 한다. 습부량이 19~20%인 밀가루로 과자 및 튀김용에 적합하다. 밀가루의 습부량이란 글루텐에서 물기를 뺀 양을 말한다.

밀은 필수영양소의 주공급원인데 다양한 영양소는 종실 각 부위에 분포가 서로 다르다. 주된 성분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소, 비타민 B군, 철분, 칼슘, 아연, 안, 칼륨 및 마그네슘 등이 있다. 배유의 주성분은 전분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곡류는 높은 탄수화물 함량을 나타낸다. 밀은 품종과 강우, 토양, 온도 및 시비량 등 생육환경에 따라 일부의 곡물 조성은 달라질 수 있다. 밀은 다른 곡류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밀가루의 70~75%를 차지하며 대부분 전분, 펜토산, 섬유소 등이다. 밀가루의 지방 함량은 1~2% 정도인데 주로 배아 부분에 많다. 밀가루의 주된 무기질은 인, 칼륨, 칼슘, 황 등 1~2% 정도이며 껍질부분에 많다. 비타민은 대부분 배아 부분에 함유되어 있다.

밀의 영양을 온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밀겨와 밀눈을 포함한 통밀이 좋다고 한다. 통밀은 비타민과 식이섬유, 미네랄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다량 함유한 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일반 밀가루는 배젖으로만 이루어진 흰 분말이며, 제분과정에서 빻아내어 버려지는 밀기울에 몸에 좋은 유용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즉 밀의 영양가치는 밀기울이 많이 함유될수록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을 제공해준다.

2020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곡물자급률은 120.1%, 캐나다는 192%, 중국은 91.1%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0.2%이며, 식량자급률은 OECD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더해 기후변화 심화로 밀 수출국들이 흉작을 겪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은 고공행진이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와 식량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 국내산 밀은 앞서 기술한 영양학적 가치를 넘어 식량자급률 향상 등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범정부적 정책 추진과 국산밀의 수요창출에 대한 노력들이 기대된다.

 

글·사진 노치원 박사(경상남도 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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