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신문 이주석기자] 오늘 13일 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서울의 봄과 프락치 전쟁’ 편이 방송된다.
1983년 11월 대학생 L 씨가 돌연 군대 입대하고 6개월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되는 충격적 사건. 사라진 대학생 L 씨의 사망 의혹에 관해 파헤친다.
오늘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월북혐의자로 조사 받던 중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L 씨의 갑작스런 죽음 의혹을 조명한다.
#전역을 고작 일주일 남기고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종종 마주쳤던 이름 모를 이웃 학교 남학생. 여고생이었던 C 씨가 기억하는 동갑내기 L 씨와의 첫 만남이라고 한다. 대학 진학 후 미팅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그 남학생이 알고 보니 같은 과 동기라는 걸 알게 돼 두 사람은 더 친해졌다.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 인기가 많았다는 L 씨. 그런데 대학 2학년 때인 1983년 11월 초, 갑자기 그가 사라졌다. 행방을 수소문하던 친구들에게 얼마 후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확인해 보니, 당시 L 씨는 11월 3일 학생시위 중 경찰에 체포됐는데, 그로부터 이틀 뒤 돌연 군에 입대했다. 보통 2, 3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는 게 당시 경향이었는데, 2학년 2학기 중에 그것도 체포 후 갑자기 입대한 터여서 친구들 사이 의문이 쌓여갔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불과 스물두 살이었던 L 씨가 군대에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친구들은 소식을 듣게 된다. 의가사제대를 신청한 게 받아들여져 전역을 고작 일주일 남긴 시점이었다.
# 월북 혐의자로 조사
군은 당시 GOP에서 근무하던 L 씨가 관물대에 북한의 삐라를 소지하고 있다가 발각돼 조사 받던 중 극단선택을 했다고 발표했다. 수사결과 발표 이후 하루 만에 화장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돼 황망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그가 시신으로 발견된 곳이 GOP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사망 5일 전 보안부대로 끌려갔다는 그가,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L 씨 죽음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최초 목격자이자, 보안부대 위병으로 근무했던 J 씨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세 번의 설득 끝에 겨우 입을 연 그는 사망하기 며칠 전 다른 부대에서 온 낯선 병사가 부대 내 ‘심사실’이란 곳에서 생활하며 숙식까지 했던 걸로 기억했다.
그리고 5월 4일 새벽 그가 보이지 않아 탈영한 줄 알고 수색하던 중, 사망한 시신을 발견했다고 했다.
# 공작의 실체는
놀라운 건 자신이 심판대에 매달려봤을 때 발견 당시 사망 자세를 혼자 힘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고 말했다. 군의 발표와는 상반된 최초 목격자의 증언. 과연 L 씨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거나 그 죽음이 조작된 걸까?
만약 전역을 일주일 앞둔 L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거라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L 씨와 비슷하게 1982-1983년 갑작스럽게 입대하고 군 복무 중 사망했으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대학생들이 다섯 명 더 있었다.
의문사한 이들 중 L 씨를 포함한 여러 명의 사망에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뚜렷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망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 강제징집을 당했다는 많은 이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군의 은밀한 공작(工作)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오늘 13일(토)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 ‘서울의 봄과 프락치 전쟁 - 보안사령부와 205부대의 비밀’ 편(연출 위상현, 글·구성 김주희)에서는, L 씨 죽음의 진실과 그 배후를 추적한다.
공작의 실체는 무엇인가. 무엇이 L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걸까?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