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신문 김영수 기자] "파인 튜닝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를 찾아 올해 그룹 경영 방향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며 "각 사업마다 조금씩 튜닝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에너지 부문의 업황이 부진한 것과 관련해 "사이클이 빨라진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사이클 주기가 짧아지고 골이 깊어진다"며 "좋을 때는 확 좋지만 바로 다음 해에 왕창 안 좋아진다. 작년은 아마 역사상 없었던 다운턴이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지오폴리틱스(지정학)처럼 정치적 문제가 경제를 히트(타격)하고 있다. 올해 또 (전 세계적으로) 선거가 많다보니 선거도 변수가 된 게 크다"며 "안 그래도 주기가 짧고 경기 변동이 심한 와중에 정치적 리스크까지 있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그때 그때 민첩하게 빨리 움직이는 것이 유일한 방향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룹 내 사업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최 회장은 "매일 하던 기능들을 조금 바꾸고 다른 새로운 것을 챌린지(도전)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면서 "지금의 위기를 대처하려면 잘하는 것만 하겠다고 접근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시장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면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전환을 하든지, 이런 것이 챌린지다"라고 했다.
CES 2024 개막 하루 전 디지털트윈 기업으로 탈바꿈한 지멘스 기조연설을 참관한 최 회장은 "이제 협업이 중요해진 문제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나 혼자 모든 솔루션을 다 만들어 내놓는 게 잘 안 될 수도 있다. 파트너링을 해서 공동으로 만들어 낸 솔루션을 같이 파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멘스는 산업용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 소니·아마존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단이 대거 교체된 것과 관련해서는 "나이 먹은 사람이 용퇴를 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좀 더 많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이 일은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룹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확대하는 것 같다"며 "승계라는 문제는 항상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