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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마을의 자랑, '양궁 소녀' 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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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마을의 자랑, '양궁 소녀' 은영이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3.07.1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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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신문 김은경 기자 기자] 오늘(7월 15일 토) 저녁 6시 KBS 1TV ‘동행’에서는 ‘ 달려라, 양궁 소녀’ 편이 방송된다.

# 마을의 자랑, 양궁 소녀 은영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학생들 사이로 유독 큰 키에 한눈에 봐도 다부진 체격이 돋보이는 소녀가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은영이(12).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우연히 양궁을 접한 이후로 중학교 1학년이 된 지금까지 4년째 양궁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양궁에 특출난 재능을 보인 덕분에 지금은 어엿한 강원도 대표 양궁선수로 활약 중인데. 워낙 실력이 뛰어나 양궁부 학생들 사이에서 은영이는 선망의 대상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은영이는 큰 자랑거리. 굳이 먼저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어르신들이 먼저 대회 결과를 물어보고 본인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 주신단다. 이렇게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보니 매일 대회 준비와 훈련만 해도 피곤하고 지칠 법도 한데. 바쁜 와중에도 은영이가 빼놓지 않고 꼭 하는 일이 있다. 틈날 때마다 더운 날씨에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대신해 밭일에 열심인데. 이 외에도 직접 반찬을 만들어 10분 거리에 살고 있는 부모님의 식사를 매일같이 챙겨드리고, 훈련하느라 쌓인 빨래를 모아두었다가 직접 하곤 한다. 또래답지 않게 기특하고 든든한 은영이가 있어 할머니는 열 아들 부럽지 않다.

[KBS 동행]  달려라, 양궁 소녀
[KBS 동행]  달려라, 양궁 소녀

# 은영이의 엄마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할머니

은영이가 지척에 부모님을 두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데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심한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 짝을 찾기 쉽지 않았던 아빠 동재(54) 씨. 안타까운 마음에 주변의 소개로 비슷한 처지의 엄마 순복(42) 씨와 연을 맺어 가정을 꾸렸다. 이후 두 사람은 딸 은영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지적 장애가 있어 집안일조차 쉽지 않은 엄마 순복 씨가 아이를 돌본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는데. 계절에 맞춰 옷을 입히는 것부터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는 일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일 하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종종 들러 어린 은영이를 보살펴 주곤 했던 정순 할머니(71). 그러나 은영이가 유치원에 가야 할 5살이 되면서부터는 챙겨줘야 하는 것도 하나둘 늘어갔다. 그때 이후 할머니가 은영이를 데려다 키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은영이의 엄마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KBS 동행]  달려라, 양궁 소녀
[KBS 동행]  달려라, 양궁 소녀

# 할머니의 걱정과 은영이의 다짐

어린 손녀를 데려와 키우기는 했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에 책상 하나 사주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웃이 쓰다 내놓은 낡은 책상부터 은영이가 학교에서 얻어온 서랍장까지. 은영이 방은 온통 얻어온 물건들로 가득하다. 낡아빠진 살림살이 속에서도 은영이는 그 흔한 투정 부린 적이 없다. 이런 은영이가 기특하고 고마우면서도 할머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해가 지나면서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지금이야 양궁에 필요한 물품들을 학교에서 지원해 주지만 언제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 그리고 집 근처에는 양궁부가 있는 고등학교가 없어 3년 후면 타지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해 따로 지내야 한다는데. 손녀의 앞날을 생각하면 힘이 닿는 데까지는 지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그런 걱정을 하는 건 은영이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곁에서 조금이라도 손을 보태며 수고를 덜어드리고 있는데, 양궁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해 집을 떠나면 그마저도 못하게 될까 고민이 많다. 언젠가 국가대표가 되어 조부모님과 부모님께 더 큰 힘이 되어드리고 싶은 은영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은영이의 하루는 바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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