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2:30 (일)
실시간뉴스
[식품 이야기] '애플수박' 수출효자 농산물
상태바
[식품 이야기] '애플수박' 수출효자 농산물
  • 노치원 박사
  • 승인 2023.06.1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농업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농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 신선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농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농업도 혁신의 노력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영농을 전개할 수 있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역 농업인의 창의력 발휘에 따라 지역농업의 장래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합천 중심으로 그러한 성공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애플수박은 초록색바탕에 검정 줄무늬가 새겨진 수박이 땅이 아닌 공중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사과만한 수박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애플수박’이다.

재배법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보통수박의 4분의1 크기이며 무게는 1.5kg정도로 핵가족시대를 겨냥해 만든 수박이다. 11∼13brix 정도의 높은 당도와 얇은 껍질로 맛과 편리성에서 대형수박보다 뛰어나다.

애플수박은, 이중하우스 내에서 공중유인 방식으로 재배해 포기당 5∼6개를 수확할 수 있다. 또 수박재배에서 발생하는 장마 기간 중 병해충 피해와 품질 저하 등 고질적인 문제가 미니수박 특유 야생성과 공중재배로 경감되어 수량이나 품질이 높은 장점이 있다.

애플수박 가격은 일반 수박보다 다소 비싸다. 그러나 손질이 쉽고 버리는 부분이 적으며, 1인 가구 시대 소비에 적합한 크기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존 수박보다 수박씨가 훨씬 작고 물러서 씹어 먹기도 수월하고, 당도와 식감은 일반 수박과 비슷하다. 특히, 물과 영양 조절이 중요한데 실패할 경우 과일이 너무 작거나 너무 커져 터지고, 수정에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재배가 까다로운 부분도 있어 생산에서 수확까지 전문 기술이 요구된다.

합천군에서는 이러한 현장 애로기술 해결로 애플수박의 전국 최대 생산지가 되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합천지역 애플수박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합천지역 농산물 중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재배한 지 6년 만에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뛰어넘는 대단한 성과를 이룸과 동시에 지금은 합천군의 효자 농산물로 부상하고 있다.

2022년에는 36농가에서 14만 8000여 주를 재배하여 동당 평균 45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합천지역에서 생산되는 주요농산물은 쌀, 마늘, 양파, 딸기, 양상추 등이다. 딸기의 경우 봄철 수확이 끝난 뒤 후작물로 일반 수박을 재배했다. 이와 같은 작부체계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생산기술의 발달로 계속 증가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인근 수박 주산지보다 늦은 출하와 가격 경쟁력 취약,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의 이유로 작목반 중심으로 애플수박 재배에 선택과 집중했다.

지금은 고설재배 딸기 농가에도 적용이 가능한 기술까지 확립하여 애플수박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고설재배란 하우스 토양에 모종을 심지 않고 특수 제작한 틀에 높게 심어 수확이 편리하도록 한 재배 방식이다. 합천 애플수박은 2∼3월에 정식해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출하된다. 1통당 무게 900g, 당도 10브릭스 이상 되는 상품을 농가로부터 구매해 AK백화점, 하나로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탑마트 등 오프라인에 납품하고 있다. 합천지역 애플수박 재배 농가의 성공 요인은 작목반, 농업기술센터, 유통회사 삼자 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의 산물로 여겨진다.

가장 큰 비결은 농가들의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자발적인 혁신에 있다고 생각된다. 합천 애플수박 성공사례가 전국에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노치원 박사(경상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