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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의 가상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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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의 가상 인플루언서
  • 한태숙
  • 승인 2023.03.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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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한의 푸드비즈 트렌드

 

프랜차이즈 외식 업계에서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TV, 유튜브, SNS 등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게 되는데, 광고는 내용이나 노출면에 있어서 직접적인 효과가 입증될 정도로 중요한 전략이라 하겠다. 몇 시에 누구를 주 고객으로, 어떤 내용으로 광고를 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마케팅 담당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분석을 거쳐 이루어지게 된다.

KFC 가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될 정도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써서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 공간에서 비즈니스 거래가 발생하고, 팬데믹을 거치면서 식품 업계에서는 점차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중요하게 부각되어가고 있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과 인플루언서의 개인적인 신뢰에 대한 진정성, 팔로우 하는 사람의 수와 취향, 구매 패턴은 유명 연예인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알리는 소식보다는 친구나 유명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관찰한다. 음식은 시각적으로 맛있는 모습을 쉽게 연출할 수 있고, 요리를 만드는 과정 속의 이야기, 테이블 세팅, 레시피, 아늑한 레스토랑 분위기 등을 블로그 게시물에 올리거나 다양한 SNS에 올릴 수 있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식품 업계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7.38%의 참여율을 유도하며, 브랜드에서 직원을 통한 효과보다는 인플루언서를 통해서 약 5배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는 발표도 있다.

KFC 하면 우리는 치킨 매장 앞에 있는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를 기억한다. 홀랜드 데이비드 샌더스(Harland David Sanders) 씨로 ‘샌더스 대령’으로 더 잘 알려졌다. 1952년에 62세에 KFC를 창업해 전 세계적으로 성공시킨 사업가로 실제 군대의 대령이 아니라 주지사가 미국 남부의 신사들에게 붙여주었던 경칭이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조리법으로 직접 광고 모델을 하고, 수많은 실패도 굴하지 않고 늦은 나이에 창업에 도전해 세계 제일의 치킨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사람으로 유명하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6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재혼과 새 가족과의 갈등으로 14살 때부터 먹고 살기 위해 외지에 나가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생존한다. 정기 연락선 사업에 손댔다가 실패하고, 주유소의 매출이 줄어지자 주유소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카페를 시작하면서 성공한다. ‘샌더스 카페’를 운영하면서 맛집으로 인정받고, 이후 돈을 벌자 땅을 사들여 모텔 사업도 한다. 그러나 샌더스 카페에 불이 나고, 2차 세계대전을 대비하면서 정부가 민간에게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모텔 사업도 실패하게 된다.

세에 정부에서 주는 약간의 연금밖에 없었던 그는, 자신이 개발한 치킨 조리법을 팔고 다녔지만 1,008번의 거절을 당한다. 드디어 투자자 ‘피트 하먼’을 만나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후 자신의 권리를 팔고, 홍보 대사로만 활동하였다. 거래처를 다닐 때 언제나 입었던 여름용 하얀 양복과 하얀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이며, 90세에 전 세계 48개국에 KFC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로 키운 입지 전적인 인물이다.

샌더스 대령같이 생긴 가상의 인플루언서

세월이 흐르면서 같은 스타일의 할아버지만으로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두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KFC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대중문화 인사가 샌더스 대령을 연기하다가 이후에는 샌더스 대령같이 생긴 가상의 인플루언서를 만들어 Z세대의 공감을 얻는다. 잘난 척하는 미소, 깨끗한 피부, 완벽한 자세, 검은 테 안경과 잘 다듬어진 턱수염, 상징적인 흰색 정장으로 도시적이고 세련되어 보이게 연출하였다. 체육관에서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고 개인 제트기에 탑승하고 다른 가상 인플루언서 친구와 함께 포즈를 취한다. 타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서 노출 효과에도 성공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 KFC에서는 ‘타짜’ 영화를 패러디 하여, ‘치짜 손모가지 건다,’ 맛있는 치킨의 맛을 강조하기 위해서 손끝까지 핥아먹는 모습’ 등 여러 광고를 제작하였다. 4명의 샌더슨 대령이 회의하면서 옛날의 모습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가자는 회의 결과 4:0으로 트렌드를 따르기로 한다. 온라인 패션 스토어인 ‘무신사’와의 협업으로 샌더슨 대령이 최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옷을 입고 길을 걷거나, 근무 시간 중에도 ‘무신사’ 옷을 입고 업무를 하는 장면 등을 연출한다. 변화에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세상을 헤쳐 나간 샌더슨 대령의 모습을 다양한 모습으로 부각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인간 인플루언서가 대세였지만, 인간 인플루언서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시간도 몇 년씩이나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유명해졌다가도 마약, 학폭, 음주 운전, 열애설 등으로 인해서 성공에서 멀어지는 인플루언서가 많아지면서 기업에서는 제작비도 적게 들고, 위험 관리가 수월해진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조사에 의하면 2025년이 되면 가상 인플루언서가 인간 인플루언서를 앞서간다고 예상한다. 다음은 식품 업계 중에서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모습의 가상 인플루언서가 소개될지 궁금해진다.

글 한태숙 (한마콤 대표,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사진 KFC인스타그램
 

 

슈가한(한태숙)은 한마콤 대표이며 세종대학교에서 호텔관광경영학박사. 
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부장,
2019 말레이시아 The Asia HRD에서 “Movers & Shakers” 수상,
아시아 경영대학원에서 MBA,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산업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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