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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리포트 "왜 식량 관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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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리포트 "왜 식량 관광인가"
  • 노치원 박사
  • 승인 2023.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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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전통과 현 생활문화를 융합한 ‘문화’를 판매하는 시대라고 한다. 정확한 시장의 문화를 따져서 소비자의 끊임없는 요구에 귀를 기울이며 현재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농업의 경쟁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농업 분야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학교급식 등의 농산물 공급이 원활치 못했고, 경기 하락 등 소비 둔화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반면,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국민들의 식량안보와 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하였다.

이제는 농촌관광이나 체험에도 고객의 니즈를 분석해서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가 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그러한 공간들을 만들어 지역농업 발전과 농가소득 증대 발판을 마련하는 식량관광으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시점이다. ‘왜! 식량관광인가?’ 영국은 산업혁명 당시 도시 근로자의 ‘휴식의 장’으로 제공되던 농촌 관광이, 1970년대부터는 ‘농가민박’이라는 ‘농촌’에서 ‘농가’로, 즉 ‘지역’에서 ‘개인’으로 관광의 형태가 변화되는데, 이런 이유는 영국 농가가 농업생산에서 얻은 수익만으로 농가를 경영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정책적 뒷받침이 있었고 농가의 새로운 ‘부업창출’에 대한 요구가 있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새로운 장’이 형성되는 충분조건이 성립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식량관광이 필요한 것일까?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식량’을 국가적으로도 국민 개개인으로도 보호하고 보존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가와 휴양을 농촌에서 즐기되, 차세대를 위해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우리의 소중한 ‘식량’을 테마로 한 식량관광의 개념이 필요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큰 재난에 처해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WHO는 최근 코로나19가 소멸되지 않고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넘어, 엔데믹(endemic, 주기적 발병)으로 전환되며, 또 다른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따라서 언제든지 다양한 양상의 먹거리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향후, 다양한 위험 인자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의 식량관광이 필요하다.

식량관광(food & culture)이라는 개념을 도출하기 위해 고객의 가치를 파악하고, 식량작물과 문학, 음악, 미술이 함께 어우러진 ‘식량과 문화’라는 측면에서 ‘식량관광’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라이프스타일 숍인 아코메야 도쿄는 밥솥을 여는 순간, 나오는 수증기와 반짝반짝 윤기 나는 맛있는 하얀 밥이 컨셉 인데, 뷔페 스타일에서 좌식 스타일까지 다양한 규모를 갖춘 공간에서 갓 지은 밥을 밥공기에 담아 먹으면서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이나카다테 마을은 논 아트를 통해서 마을을 하나의 미술관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논 아트로 영화, 역사, 문화, 자연 등을 예술 작품화하여 지역 전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논’은 쌀을 생산하는 생산 공간의 장으로만 인식되었으나 ‘논’을 고객의 관점에서 가치로 본 것이다. 결과 ‘논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고, 논의 벼를 활용한 거대 예술작품을 창조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농업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식량관광이 농업인의 소득 제고와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견인하는 새로운 혁신적인 농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
 

 

글 노치원 박사(경상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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