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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글로벌 경제와 수출
  • 장재철
  • 승인 2023.01.10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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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철의 경제 EYE

2023년 새해에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뉴스는 지난해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임금상승률 둔화로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임금상승률 둔화가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이 우려했던 임금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 가능성이 작아져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고용시장에서는 실업자 대비 빈 일자리 수가 1.8배를 상회하고 있어 실업률의 추가 하락과 높은 임금상승률 지속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현재의 4.5%에서 2분기 중에는 5%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높일 전망이다.

이와 같은 미 연준의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은 경기를 더 위축시켜,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침체는 곧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 즉 IMF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으나, 얼마 전에는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과 중국 경제의 부진 등을 이유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2%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뉴스1)
(뉴스1)

 

IMF 우려처럼 2023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다면,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기침체의 폭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 1980년 이후 글로벌 경제가 2% 미만의 경제 성장세를 보였던 때는 1981년과 1982년, 2009년과 2020년의 네 번에 불과했다. 1981년과 1982년에는 지금과 같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과도하게 긴축적 통화정책을 시행했는데, 그 결과 심각한 경기 위축이 뒤따랐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원인이었으며, 2020년은 코로나 위기였다.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긴축적 통화정책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 변이바이러스가 여전히 확산 중이다. 이러한 여건으로 경기둔화 혹은 부진이 심화하면 신용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IMF는 높은 인플레이션 하에서 고금리와 강달러 등으로 인해 선진국이나 신흥시장국에서 신용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2023년은 글로벌 경제가 과거 네 번의 경우와 같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2023년의 글로벌 경제가 이러한 상황이라면, 글로벌 교역량 증가세 또한 둔화할 것이다. 지난해 10월 IMF가 2023년 글로벌 성장률을 2.7%로 전망했을 때, 글로벌 교역량의 증가가 2022년 4.3%에서 2023년에는 2.5%로 둔화할 것으로 보았다. 만약 2023년의 성장률이 2%를 하회하면, 교역량의 둔화 폭은 훨씬 커질 것이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가 큰 유럽과 미국 등에서 교역량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2023년 수출이 역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대중국 수출 부진(-4.4%)에도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각각 14.8%, 7.1% 증가해 연간 6.1%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3년에는 선진국 경기 부진 영향으로 전년대비 4% 내외의 감소가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함께 IT 수요 둔화에 따른 반도체 수출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 수출 부진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입 또한 수출용 수입의 감소와 국제유가의 하락 등으로 전년대비 8% 정도의 감소가 예상된다.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 폭이 커도 무역수지는 140억 달러 내외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2022년에 이어 두 해 연속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발표된 한국의 2022년 11월 경상수지는 6억 달러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무역에서의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해외투자로부터의 투자소득 유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경상수지는 243.7억 달러의 흑자를 보였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822.4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상품 무역에서의 흑자 규모가 717.3억 달러에서 115.5억 달러로 축소된 것이 주요인이었다. 지난 12월에도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되었고,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2022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60억 달러 내외가 예상된다. 2023년에도 무역수지 적자와 서비스수지의 적자 확대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많이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2023년 하반기에는 유로지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며 교역량의 증가 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상반기보다 개선되며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3년 하반기에 예상되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달러 약세요인이다. 따라서 달러/원 환율은 2023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글 장재철 (KB국민은행 본부장/수석이코노미스트)
 

 

장재철은 KB 국민은행/KB 금융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자본시장그룹 본부장이다.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상무, 씨티그룹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을 거쳤다.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 후 워싱턴대학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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