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7:20 (일)
실시간뉴스
새로운 가치, 치유농업
상태바
새로운 가치, 치유농업
  • 노치원
  • 승인 2022.11.0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그 산물을 의·식·주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에까지 활용해왔다. 인간에게 유용한 식물을 재배하거나 또는 동물을 사육해서 그 생산물을 이용하는 농업은 먹거리와 자연환경을 제공하는 건강 유지의 기본적 수단일 뿐만 아니라 녹색 경관제공과 생태계유지 등의 역할을 하며 공공재로서의 가치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근래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환경 문제, 치열한 경쟁으로 기인된 다양한 스트레스, 과도한 생산성 증대 요구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작용의 문제는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동물, 식물 등 농업 소재, 농업 활동, 농촌 환경을 통해 예방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그 효과도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 치유농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농업계 측면에서는 농업기반 신규 소득원, 농업의 공익적 가치(치유 등)확산, 농업을 통한 사회기여 입증, 농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이며, 농업계 외부 측면에서는 전문 치료, 법적 체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해결 필요(예, 교도소 출소자 취업, 장애인 고용, 암·뇌졸증 등 장기 질환자), 문제해결 영역으로서 농업과 접점 증가(학교 텃밭, 치유정원 등),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후 재취(창)업과 청년실업 대안에 따른 것이다.

치유농업의 의미는 본질적으로 “치유를 위한 농업의 활용” 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치유농업의 정의를 말하자면 식물, 동물 등 농업의 소재와 그와 관련된 산물들의 활용해서 또는 농촌의 자연적인 환경, 문화 등의 자원으로 사람의 심리적, 사회적, 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산업이나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치유농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치유농업 시설은 농장 전체 혹은 일부를 활용하게 되며, 개인, 법인체, 공공기관, 민간조직 등 다양한 형태의 주체가 운영할 수 있다. 또한 건강 치유 서비스, 사회적 치유 서비스, 교육적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며, 치유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가축, 작물, 채소, 산림 등 다양한 농업 분야에서 일종의 구조화된 프로그램도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 치유농업(Agro-healing)이란 용어는 2013년 농촌진흥청이 주관하여 선진농업국의 녹색치유농업 사례 및 효과분석 등의 연구를 진행 하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치유농업 서비스의 과정은 참여 대상의 서비스 요청 또는 필요에 따라 고객을 분석하고 적절한 자원을 선정하여 고객에 맞는 서비스의 설계, 이에 필요한 시설, 프로그램을 기획·제공, 활동에 따르는 안전과 보호, 비용에 대한 내용 결정, 활동 후 효과를 분석하고 만족도를 평가하는 등의 단계로 구성된다.

치유농업은 약 3조 7천억 원에 이르는 사회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추정(충남대, 2019), 식물의 소비 확대와 같은 후방 산업까지 견인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상별 치유농업의 효과(한국·네덜란드 치유농업 총서)를 살펴보면, 아동 및 청소년은 안정감·책임감, 과잉행동 완화, 신체능력 발달 효과가 있고 또 일반 성인에게는 스트레스, 우울증 감소, 치매질환 도움, 사회성 향상 효과가 있으며, 농장단계에서는 소득증대, 삶의 질 향상, 직거래 확대, 다양한 고객 유치 효과가 있고, 국가는 농업의 인식제고, 국민건강 증진, 보건비용 절감, 고용확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나타나 있는 갈등과 폭력, 정서불안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농업 활동을 통해 완화·치유하고자 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모색은 참으로 소중한 책무로 여겨진다. 앞으로 다양한 정책사업 발굴·접목을 통해 치유농업이 국민의 건강 여가 활동으로 정착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노치원 박사(경남농업기술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