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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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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이 뜬다
  • 슈가한
  • 승인 2022.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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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한의 푸드 비즈 트렌드

 

할랄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최근 할랄 식품은 안전하고 건강한 식생활과 연관되어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안전한 먹거리를 찾으면서 유럽, 미국, 중국 시장이 커졌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할랄 육류의 최대 소비국이다.

이슬람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선 할랄 인증 필요

2000년 후반부터 K 드라마와 K-팝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무슬림 국가들도 한국의 음식 문화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의 떡볶이, 김, 김치, 고추장, 어묵 탕, 쌀 과자, 라면, 빵 등에 관심이 커지자, 전혀 개발하지 않았던 할랄 시장에 국내 기업가들이 투자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무슬림 국가들과 교류도 적었고, 근대화의 과정에서 이슬람에 대해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경우도 이슬람 국가는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내용만 들어도 기겁을 한 상태라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10여 년 전 동료 박사 친구가 ‘할랄’의 성장 가능성 연구결과 발표 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서울 지역 호텔의 새로운 메뉴 프로모션에 할랄 식품은 없었다. 그러나 몇 년 전 말레이시아를 방문하여 친지들을 만나면서, 필자에게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무슬림은 우리보다 가족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한 명의 부인과 자식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에 놀랐다.
 

비(非) 무슬림들도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으로 인식

할랄 인증은 ‘허락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만 부여되는 인증 마크다. 이슬람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이란 이슬람의 지침에 따라 인증 받은 음식을 의미하는데 식품, 의약품, 화장품, 건강 제품, 세면도구, 의료기, 물류, 마케팅, 인쇄 및 전자 미디어, 포장, 브랜딩, 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할랄을 중요시 생각한다. 무슬림은 기본이고 비 이슬람 인구 중에서도 질 좋은 할랄 고기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포장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 및 사람들의 생활 방식 변화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할랄 시장을 마케팅 하려면 ‘무슬림의 생각을 정확히 이해해야’

분더맨 톰슨 연구소 (Wunderman Thompson Intelligence)와 VMLY&R 말레이시아 회사는 동남아에 거주하는 2억 5천만 명의 이슬람교도의 정체성과 삶에 대해 심층 연구했다. 결과를 보면, 무슬림 소비자들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구매 결정에도 반영한다. 영성은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91%는 알라와의 관계, 건강은 91%, 가족 89%, 부 34%, 열정 28%, 명성 12%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남성의 71%는 대량 구매를 결정하고, 여성은 일상적인 구매 및 휴가 목적지에 더 영향력을 행사한다. 할랄은 모든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며 (91%), 가성비 (68%), 고품질(61%), 환경 (48%) 순이다. 식품을 구매할 때 할랄 (91%), 맛 (67%), 비용 (51%)을 중시한다.

여행자는 일반적인 종교 및 유적지 이외의 장소를 방문하여 안목을 넓히기를 원하며, 동시에 할랄 식품을 쉽게 구매하고 차별 대접에 민감하다. 63%는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에 대해 우호적인가 아닌가도 중요한 여행 포인트로 보았다. 여성의 42%와 남성의 39%가 일주일에 한 번 온라인 쇼핑한다. 87%는 브랜드의 홍보물에 소수 민족과 장애인이 등장하기를 원한다 등이다. 이들이 중요시하는 점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 전체에서 다른 국가 사람보다 종교적인 관념이 우세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할랄 인증이 우선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이태리, 프랑스 등 해외 국가들의 할랄 마케팅 사례

전 세계적으로는 할랄 매장은 전문 매장에서 판매하는 데 반해, 미국은 슈퍼마켓, 편의점과 같은 대형 소매 채널에서 할랄 라벨이 붙은 식품을 판매한다. 미국 인구 중에 이슬람교도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할랄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할랄 육류, 제과, 빵, 시리얼, 스낵 등도 판매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초기에 할랄 식품을 모로코,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에서 수입하여 작은 전문 매장에서 판매하였다. 초기에는 무슬림 소비자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지만, 외국 경험을 가진 생산자들이 식품에 할랄 인증을 시작하였다. 서서히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하고 EU 시장을 겨냥하여 판매하려고 보니 품질이나 안전기준이 높아졌다.

모짜렐라 치즈, 물 등 할랄 인증을 받은 상품이 많아졌고, 중동지역에 사는 부자들은 이탈리아의 할랄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많은 회사의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으며 경쟁력이 더 높아졌으며, 이것은 원자재 개발에서부터 포장, 마케팅, 소셜 미디어 광고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되어 고품질 할랄 제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가 살고 있으며, 할랄 제품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자리를 잡았다. 호주는 많은 이슬람 국가에 유제품과 육류를 수출하며, 말레이시아는 호주 할랄 인증 육류의 주요 수입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할랄 식품을 전문 매장에서 판매하지만, 여러 브랜드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 많아지면서 무슬림 시장으로 수출하거나 아예 현지에 공장을 지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도 한다. 지방 자치제에서도 할랄의 높은 성장률을 예상하고 집중적으로 마케팅 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무슬림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노력 속에서 예상치 못한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많은 기업들의 성공을 통해서 국가, 국민들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져 불필요하게 가졌던 많은 편견들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한 태숙 (한마콤 대표,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사진 픽사베이

 

 

슈가한 (한태숙)은 한마콤 대표이며 세종대학교에서 호텔관광경영학박사. 
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부장,
2019 말레이시아 The Asia HRD에서 “Movers & Shakers” 수상,
아시아 경영대학원에서 MBA,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산업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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