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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잇따라 터진 식품유통업계 대기업의 위생문제... 소비자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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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잇따라 터진 식품유통업계 대기업의 위생문제... 소비자는 불안하다
  • 유인근 국장
  • 승인 2022.08.19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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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 캡처.
SBS 뉴스 캡처.

[푸드경제신문 유인근 편집국장]여름철에는 누구나 음식물에 대해 민감하다. 여름철 단골 질환인 장염과 식중독 때문이다.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날씨로 인해 음식이 잘 상하고 이를 섭취했을 경우 자칫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번 걸리게 되면 복통과 함께 발열, 구토, 설사,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괴로움을 알기에 여름철에는 특히 음식 관련해서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식중독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식음료업체나 유통업체에서 잇따라 위생 문제로 뉴스를 장식해 소비자들을 긴장시키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달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원F&B가 제조한 GS25 자체브랜드(PB) 상품 '더진한초코우유'(스누피우유)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GS25 PB상품 우유가 변질됐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것이 발단이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에서 GS리테일과 동원F&B가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관할 지자체에 회수 계획을 보고하지 않은 채 제품을 자체 회수한 사실을 적발해 판매업자와 제조업자 각각에 경고와 과태료 500만원씩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롯데칠성음료의 인기 상품인 '펩시 제로슈거'는 이취 문제로 곤혹을 치렀다. 지난 21일부터 일부 펩시 제로슈거 500㎖ 페트병 제품의 뚜껑 주변에서 땀 냄새 등의 정체 모를 악취가 느껴진다는 의견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식약처와 함께 합동조사를 진행했고 "여름철 높은 온도로 인해 유통과정 중 일부 제품 병 입구에 미세한 변형이 생기고, 해당 공간으로 새어나온 음료 성분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산화)해 땀냄새와 유사한 향이 난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해당 이취의 원인 성분으로 판단되는 데카날과 옥타날로 식품첨가물 향료성분으로 등록된 안전한 물질로 확인됐다"며 "탄산음료의 특성상 미세한 병 입구의 변형이 발생하더라도 내부의 높은 압력으로 외부의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 내용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의 찜찜한 마음을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었다.

7월 29일에는 농심의 수출용 라면 제품인 '신라면 레드'에서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신라면 레드 슈퍼 스파이시'가 유럽 아이슬란드 시장에서 살균제 농약인 이프로디온(iprodione) 성분 기준치 이상 검출로 리콜 명령을 받은 것. 해당 제품은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수출 전용 제품이다. 

이에 대해 농심은 "유럽 분석기관에서 분석한 결과 엄격한 유럽 기준상 잔류 농약이 미량 검출된 것"이라며 "국내 잔류 농약 기준치에는 적합하고, 성인은 물론 어린이가 섭취해도 인체 건강 등 안전상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은 "만약 이 제품이 국내용으로 풀렸다면 법적인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팔릴 수 있었다"면서 "우리도 유럽 기준으로 올려야한다"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8월에는 아이스크림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5일 이마트24 아이스크림인 ‘부산씨앗호떡콘’에서 금속 물질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비자가 '내 친구 아이스크림 먹다가 암살당할 뻔'이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을 올렸는데 아이스크림콘 속에 큼지막한 금속 물질이 들어가 있어 충격을 줬다.

이에 이마트24는 "식약처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공장에는 민원이 제기된 금속 물질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도 "다만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상품의 이물질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품질관리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인 것은 이들 제품들은 조기에 발견되면서 집단 식중독과 같은 위생상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해당업체들은 하나같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식음료 또는 유통업계의 대기업들이라는 점에서는 안타까움이 적지 않다. 이름없는 불량업체에서 나온 불량식품이라면, 안사면 그만이고 금방 도태될 것이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소비자들이 믿고 찾는 기업이고 찾는 이들도 많아 '아차'하는 순간 대형 사고로 번질 수도 있다. 

여름철 식품 위생은 무엇보다 안전 또 안전이다. 안테나를 철저히 세우고 위생과 관련된 불만이 제기되면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또한 문제의 원인을 찾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해명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가 안심한다. 자체조사중이라는 핑계만 대고 조사 결과를 이리저리 회피한다면 소비자들의 불신만 더 커질 것이고, 신뢰를 잃은 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올 수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자고로 음식물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눈 뜨고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음식만큼은 아무 걱정 안 하고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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