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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스마일은 환율의 하락 전환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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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스마일은 환율의 하락 전환을 시사
  • 장재철
  • 승인 2022.07.1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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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철의 경제 EYE

 

[푸드경제신문 장재철] 달러/원 환율이 1,300원으로 올라서더니 지난 7월 6일에는 장중에 1,311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올해 초에 1,185원으로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126원이 올라 약 11%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국 위안화와 인디아 루피화의 달러에 대한 환율은 각각 5.4%, 6.4%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링깃과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다른 아시아 신흥시장국 통화들을 포함해서 비교해 봐도 달러/원 환율은 두 배 정도 상승 폭이 컸다.

현재 달러/원 환율을 2021년 초와 비교하면 19.7%나 상승했다. 위안화와 루피화의 달러에 대한 환율은 같은 기간 각각 2.6%, 8.4% 상승했다. 위안화는 2021년에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한편 인디아 루피화는 올해 들어 달러에 대해 약세 폭이 확대되었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상반기 중에 이미 작년 한 해 동안만큼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주변국 통화 중 원화보다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인 것은 엔화뿐이다. 달러/엔 환율은 올해에만 18.2%, 작년 초부터는 31.8%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7월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달러/원 환율의 급등세가 이러하니 추가적인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1,400원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올해 들어 일간 환율 변동 폭이 10원 이상이었던 날이 120여 일의 영업일 중 11일, 약 9%나 되었다는 점에서 1,400원으로의 상승은 하루 만에도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 환율에 대한 우려는 어느 한 수준으로의 상승보다는 추세, 즉 상승세를 지속하는지일 것이다.

이 같은 달러/원 환율의 상승에는 달러 강세 영향이 컸다. 따라서 향후 달러/원 환율의 향방을 위해서는 달러 강세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달러 스마일’을 사용해 보자. 달러 스마일 방법은 달러 강세 여부를 웃는 사람의 입술 모양을 이용해 설명하는 것이다. 웃는 사람의 입술은 입꼬리가 올라가 있고 중간 부분은 아래로 둥근 모양이다. 올라가는 입꼬리 부분을 달러 강세, 아래의 둥근 부문을 달러 약세로 정하고 그 설명을 다음과 같이 한다. 두 개의 입꼬리 중 한쪽, 예를 들어 오른쪽 입꼬리에서의 달러 강세는 미국의 양호한 경제성장, 연준의 긴축적 금리 인상, 연준 이외 다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등으로 설명한다. 다른 왼쪽 입꼬리에서의 달러 강세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 강화, 안전자산으로 달러 선호 등이 특징이다. 한편 스마일 아래의 둥근 부분의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 둔화나 침체,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침체 기대 약화 등이 예상되는 경우이다.

그동안 달러 강세나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던 것은 위에서 설명한 달러 스마일의 오른쪽 입꼬리 국면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빠르게 코로나 위기에서 회복됐으며, 최근 공급망 차질 심화 등으로 가속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한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즉 정책금리의 인상, 그리고 올해 상반기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했던 유로지역의 ECB와 일본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영향이다.

게다가 중국의 코로나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은 향후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켰다. 또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예상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의 위상이 강화되었다. 특히 2022년 7월 8일에는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 (DXY)가 107.8로 거의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스마일의 왼쪽 입꼬리 국면이다. 그동안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상황이 달러 스마일의 양쪽 입꼬리 쪽에 위치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마일의 입꼬리 부분이 아래쪽의 둥근 국면으로 이동하면서 달러 가치나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0.25%이었던 정책금리의 상한을 6월까지 총 세 번에 걸쳐 1.75%까지 150bp나 인상했다. 시장은 연준이 7월을 포함해서 연말까지 네 번의 추가 인상을 통해 정책금리의 상한을 3.50~3.75%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7월이 지나면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은 후반부로 들어가고, 전반적인 금융 여건은 더욱 긴축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 같은 정책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채권과 주식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며, 주식시장의 부진이 지속되었다. 또한 미국 경제가 12개월 후에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경기에 대한 우려로 일부에서는 미 연준이 2023년에는 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하 사이클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달러 스마일의 아래쪽 둥근 국면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이다. 이러한 조건이 맞는다면 달러/원 환율은 이번 3분기 고점 이후 점차 하향세를 보이며 1,250원 밑으로 수준을 낮출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달러/원 환율의 하향 안정 전망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면전으로 다시 재확대 되며 에너지 및 곡물 가격이 다시 급등하게 되면 유럽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가속으로 각각 위험회피성향 강화, 연준의 더욱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을 유발함으로써 달러 강세나 달러/원 환율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ECB는 7월부터 시작하는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을 늦추거나 금리 인상 폭을 낮출 수 있으며 연준의 긴축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은 각각 유로화와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달러 가치가 더욱 상승할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달러 가치 및 달러/원 환율의 향방에는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글 장재철 (KB국민은행 본부장/수석이코노미스트)

 

 

장재철은 KB 국민은행/KB 금융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자본시장그룹 본부장이다.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상무, 씨티그룹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을 거쳤다.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 후 워싱턴대학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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