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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판에 7000원대, '애그플레이션' 현실화... 밥상물가 다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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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판에 7000원대, '애그플레이션' 현실화... 밥상물가 다 오른다
  • 정선우 기자
  • 승인 2022.04.26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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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정선우 기자]"최근 계란 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사태보다는 지난해 높은 곡물 가격에 기인하고 있다."

농산물 등 먹거리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크라이타 사태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결정으로 밥상물가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한 판(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소비자 판매가격이 70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달 17일(7019원)부터다. 이후 24일(7013원)까지 8일째 700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당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산란계 농가에 대한 대규모 살처분이 이뤄진 직후 계란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최근 계란 가격 상승은 원인은 공급 요인보다 농가의 사료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 크다. 가축 사료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은 이미 2020년 이후부터 오름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다시 오르기 시작한 계란 가격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폭등한 국제 곡물가격 여파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통상 국제 사료가격이 계란 등 축산물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3~7개월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 하반기 식품 물가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도 주요 생산국의 이상 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아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최근 계란 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사태보다는 지난해 높은 곡물 가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축산물의 가격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가격 폭등은 올 하반기 축산물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상승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곡물가격에 이어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에 따른 식용유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연쇄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28일부터 식용유로 쓰이는 팜유와 그 원료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내 팜유 생산자들이 가격을 더 쳐주는 수출에 집중하면서 내수 부족현상을 막기 위해 무기한 수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세계 1, 2위 해바라기씨유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으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대체재인 팜유와 대두유, 유채씨유 등의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먹거리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은 올 하반기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다른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계란, 팜유와 같은 품목의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밥상·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식량 공급망 위기로 인도네시아와 같이 자국 소비를 우선하기 위한 수출제한 조치가 앞으로 더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며 "개별업체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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