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21:35 (일)
실시간뉴스
文대통령, 故 한승헌 변호사 조문 "50년 특별한 인연, 많이 아껴주셨는데 애통"
상태바
文대통령, 故 한승헌 변호사 조문 "50년 특별한 인연, 많이 아껴주셨는데 애통"
  • 정선우 기자
  • 승인 2022.04.21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푸드경제 정선우 기자]"저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 제가 직접 와서 조문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고(故) 한승헌(88)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검은색 정장·넥타이를 한 모습으로 빈소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헌화 후 절을 한 뒤 한 변호사의 부인 김송자 여사 등 유족들에 목례로 위로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위로 말씀드린다.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어른이셨고 또 우리 후배 변호사들, 법조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고 위로했고, "저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 제가 직접 와서 조문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고 한 변호사는 지난 20일 저녁 향년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군사정권 시절 시국사건을 다수 변론하며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렸다. 한 변호사는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 8회에 합격한 뒤 법무관을 거쳐 1960년 법무부·서울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후 1965년부터는 변호사로 개업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 한 변호사의 빈소를 직접 찾은 것은 고인과의 인연이 깊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2019년 6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975년 봄, 당국이 나를 반공법으로 잡아넣었는데, 그때 서울구치소에 있을 때 많은 시위 학생들이 잡혀 왔다"며 "같은 층 옆방에 어떤 학생이 잡혀 왔다고 해서, 한여름이고 해 땀을 흘리고 힘들 테니 제 메리야스(내의)를 교도관을 통해 옆방에 보내줬는데 (옆방이) 누구인지 이름이나 그런 건 알 바가 아니었고 다만 경희대 학생인지가 데모를 하다 잡혀 왔다는 정도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석방이 돼 부산을 가서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문재인 변호사를 만났는데, 자기가 바로 메리야스 내의를 받은 문재인이라고 인사를 하더라"며 "반갑고 감격스럽고, 그런 사이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조문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학 4학년 때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돼 서대문 구치소에서 감방을 배정받았던 첫날, 한순간 낯선 세계로 굴러떨어진 캄캄절벽 같았던 순간,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한 변호사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손꼽아보니 한 변호사님과의 특별한 인연이 50년 가까이 됐다"며 "저를 아껴주셨던 또 한 분의 어른을 떠나보내며 저도 꽤 나이를 먹었음을 실감한다. 삼가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빈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