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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껍질에도 ‘레이저 로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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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껍질에도 ‘레이저 로고’를!
  • 슈가한 기자
  • 승인 2022.04.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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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한의 푸드 비즈 트렌드

 

[푸드경제 슈가한] 이른 아침 집 근처에 있는 도매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해서 지방에서 갓 올라온 생선, 과일, 야채를 사는 일은 큰 기쁨 중의 하나이다. 모든 게 싱싱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특히 판매하는 분과의 인간적인 교류를 느낄 수 있어 좋다. 그날 경매에 나온 좋은 과일을 소개해 주고 진솔하게 설명해 주는 주인장의 신뢰성에 따라 계속해서 구매할지를 결정한다. 몇 년 전에는 마늘을 산 적이 있는데 마침 현금이 부족했다. 연세가 드신 가게 주인은 다음에 올 때 달라고 해서 너무나 놀라고 큰 기쁨을 느낀 적이 있었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그저 내 모습을 보고 믿고 다음에 올 때 갖다 달라고 하니 말이다. 예상치 못한 따뜻함, 훈훈함으로 그분 가게의 단골이 되었다.

그러나 세상은 급변하게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신선한 농수산물을 오후에 온라인으로 예약 결제하면 다음 날 새벽에 내 집 문 앞에 배달해 주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몇 년 후에나 생길 일이 팬데믹으로 인해서 빠르게 우리 생활 가까이에 다가왔다. 팬데믹이 지나도 소비자는 온라인을 통해서 계속해서 구매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전에 콩나물, 계란, 순두부, 두부 등을 대기업에서 브랜드화하여 판매할 때만 해도 ‘무슨 대기업에서 이런 것도 파나’ 했는데, 이미 기업에서는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예상을 한 것이다. 이제는 그 브랜드를 보면 조금 비싸도 위생적으로 생산했을 것이라는 신뢰가 생겨 쉽게 선택한다.

브랜드가 없는 사과를 온라인 구매할 때,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상의 정보만으로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 분석해서 고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이즈가 쓰여 있어도 예상과 달랐고, 맛은 엄청난 차이가 났다. 그래서 소비자는 차라리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사과라면 쉽게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일반 농산물 생산자들도 자신의 농산물을 브랜드화해야 쉽게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Foodmix Marketing Communications의 연구에 따르면 쇼핑객의 68%가 개인 상표나 아예 누가 생산했는지 모르는 제품보다 브랜드가 있는 농산물에 더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3분의 2가 자신이 구매하는 신선한 농산물에 브랜드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 미만 정도는 아직 브랜드화에 관심이 적다고 한다. MZ 세대가 몇 년 후면 총 인구의 50%를 차지하므로 이들의 선호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생산자들은 중간의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으니 수월하고 이익도 늘어났다. 다만, 목표시장을 설정하여 직접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한다. 쉽게 기억되는 브랜드 이름을 짓고, 디자인하고, 홈페이지 제작, 프로모션, 포장, 소비자들의 댓글 등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온라인에 빠른 젊은 세대들은 농산물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위생적으로 생산하는지 등 ESG 경영에도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사과, 바나나, 오렌지, 부추, 가지, 둥근 토마토 등 30가지의 과일과 채소를 판매할 때 플라스틱으로 포장 못 하게 하였다. 밀봉 포장된 야채는 더 깨끗하고 신선하다고 느끼게 하여 소비자들이 선호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환경 보호가 중요해지고 이와 관련된 법이 바뀌고 있다. 2023년 6월 말까지는 방울토마토·강낭콩·복숭아에, 2024년 말까지는 꽃 상추· 아스파라거스·버섯, 일부 샐러드와 허브·체리, 2026년 6월 말까지는 라즈베리·딸기 등을 플라스틱 포장 없이 판매되어야 한다. 2023년부터 스페인은 1.5 킬로 미만의 과일과 채소에 대한 플라스틱 포장 금지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서 일부 업체에서는 농산물의 맛, 향, 저장 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및 스티커를 줄이기 위해서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바나나, 오렌지, 아보카도, 수박, 고구마 껍질같이 두께가 있는 야채나 과일에 레이저로 로고를 넣는 기술을 선보이는 업체도 있다. 일반 로고뿐만 아니라 추석, 설, 크리스마스, 생일 같은 메시지를 넣어 소비자와의 프로모션도 가능하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중소기업의 생산자 입장에서는 이런 국내외의 변화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한 생산자가 하기 어려우면 여러 업체와 협업을 통해서 좀 더 큰 규모로 같이 고민하고 단가를 낮추어 경쟁력 있는 농산물의 브랜드화를 꾀하는 사업 방향을 고려할 때라고 생각한다.
 

글 한태숙 (한마콤 대표,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사진 pixabay
 

 

슈가한 (한태숙)은 한마콤 대표이며 세종대학교에서 호텔관광경영학박사. 
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부장,
2019 말레이시아 The Asia HRD에서 “Movers & Shakers” 수상,
아시아 경영대학원에서 MBA,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산업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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