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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새해 벽두부터 터진 2개의 CEO 리스크... ESG는 '지배구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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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새해 벽두부터 터진 2개의 CEO 리스크... ESG는 '지배구조'가 먼저다
  • 유인근 기자
  • 승인 2022.01.11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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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유인근 편집국장] 지난해는 물론이고 올 한해도 기업들의 경영전략 키워드는 단연 'ESG'다. 기업들은 저마다 ESG경영 마인드로 무장할 것을 다짐하며 ESG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잘 알겠지만 ESG평가 요소는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다. 이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탄소중립을 위해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사회와의 공존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지배구조는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개념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업경영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지배구조란 기업의 투명경영, 고용평등, 법과 윤리의 준수, 반부패·공정성 강화 등을 아우른다. 하지만 그런 복잡한 용어는 수식어일 뿐 지배구조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오너 리스크'로 대변되는 CEO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기업이 아무리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사회공헌을 많이 해도 CEO의 일탈 한 번이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새해 벽두부터 기업경영에서 지배구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굵직한 일들이 잇따라 터져 기업인들에게 경각심을 갖고 자신을 한 번 돌아볼 수 계기가 되고 있다.

재무담당 직원이 1880억을 횡령해 최고 경영진과의 연루설이 제기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은 그 실체가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으니 차치해두자.   

먼저 '국민주'라며 한창 주가를 올리던 카카오의 추락을 보자.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로 그룹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카카오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상장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약 900억원어치의 보유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을 야기시켰다. 특히 류 대표는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23만주, 약 469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 이같은 경영진의 모럴 헤저드가 문제가 되면서 카카오페이 주가는 연일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카카오그룹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모기업인 카카오 주가는 곤두박질쳐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6개월 전 금융 대장주 반열에 올랐던 카카오뱅크는 주가 폭락으로 시총이 줄어 왕좌를 KB금융에 넘겨줬다. 이같은 여파로 카카오그룹의 시총 100조원 시대는 2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결국 류 대표가 사과를 하고 사표를 쓰고 물러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국민들에게 한번 박힌 미운털은 쉬 뽑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신세계그룹의 오너 정용진 부회장의 일탈은 또 어떤가. 그동안 SNS를 통해 아슬아슬한 발언을 서슴치 않았던 정용진 부회장은 이번에 '멸공' 논란으로 여기저기서 사회적 정치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또한 그의 편향적 발언은 그룹의 핵심사업인 스타벅스 등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주가 폭락으로 직결됐다. 10일 신세계 주가가 한때 8%까지 급락했고, 관련주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5.34% 떨어지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멸공' 발언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11일에도 떨어진 주가는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담지 못하는 법이다. 소리가 없는 SNS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주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애만 태운 개미들과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하는 직원들에게 무슨 죄가 있나, 답답한 노릇이다.

재계에서는 ESG가 강조되면서 시장이 오너와 CEO 발언,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들의 리스크를 감시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공든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경영진의 리스크를 눈감고 모른 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배구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해벽두부터 터진 두 가지 사태로 기업 내부에서 경영진의 일탈을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절감한다. 경영진의 도덕성 해이와 오너의 갑질 현상이 반복되다보면 시장의 신뢰를 잃어 결국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당사자들이 명심하도록 끈임없이 경종을 울려야 한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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