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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는 왜 잎에 구멍을 뻥뻥 뚫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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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는 왜 잎에 구멍을 뻥뻥 뚫었을까?
  • 변미순 박사
  • 승인 2021.07.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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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해 서로 배려하는 식물들
monstera-delici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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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의 공격으로 초록지구를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반성, 환경보호 등에 대한 자각이 강해지고 있지만 그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공지하며 노력해야 할 부분에 대한 포럼과 방향성 등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많은 식물들 중 단 하나만 예를 들어 식물의 우수성을 한번 이야기해 보려 한다.

화분식물로 쉽게 보는 몬스테라(Monstera)를 보자.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천남성과 식물로 약 45종이 있다. 라틴어인 속명 Monstera는 monstrous(괴물 같은, 기형의), abnormal(비정상적인, 변태의) 뜻을 가진 것으로 잎에 이상하게 나있는 구멍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무서운 이름을 가진 것에 비해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몬스테라 잎의 구멍은 크기와 수만큼 광합성 하는 엽면적은 줄어든다. 구멍이 생김으로써 잎은 그만큼 힘이 없어 아래로 처져 자신의 생존 전략 면에서도 마이너스이다. 그런데 이 식물은 왜 자신의 잎에 구멍을 뻥뻥 뚫어 유령 같다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열대지역 밀림 속에서 관목이거나 덩굴이거나 잎이 많은 몬스테라는 광합성을 하려 빛을 향해 쑥쑥 커간다. 그리고 자신의 잎을 충분히 발생시켜 잘 자라게 된다. 그러나 몬스테라는 자신의 잎들에 의해 그늘이 심해져 키가 작은 식물군들에게 빛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잎의 수를 줄이거나 잎에 구멍을 뚫어 자신보다 아랫동네에 사는 타식물에게 빛을 내려 보내기 위한 진화를 한 것이다. 즉 몬스테라는 밀림 속에서 ‘많은 식물들과 공존하기 위해 배려를 선택’한 것이다.

식물을 더 많이 알고, 깊게 이해하기 위해 자세히 보기, 직접 보기, 많은 자료 검색을 통한 연결분석법으로 공부해가면서 식물의 지혜에 감동하는 바가 크다. 식물의 진화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곪아가는 인간사회와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며 진화해 갔다. 가장 기본적인 진화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필사적인 진화’이지만, 공존을 위한 양보와 배려까지 갖춘 몬스테라의 모습에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40억년 이상을 지구에 존재하고 있는 식물을 자세히 관찰해 가는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어쩌면 식물들에게서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서 잘 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식물은 우성형질의 유전, 형태적 변이, 환경적응력 등 모든 것이 생존과 번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5천년 이상의 장수능력까지 갖춘 브리슬콘 소나무의 다양한 가치는 어떤 생물체도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아우라가 있다. 식물은 아스피린, 항암치료제 탁솔 등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 주는 약의 재료가 되는 등 끝없는 공여체이다.

식물공부를 더 세분화하여 접근해보면 삶에 깨달음을 주고, 감동적이며, 철학으로까지 뻗어갈 수 있다.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놀랍기도 하다. 신상품 개발 아이디어, 첨단의 디자인, 수학과 과학의 발견 등 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많은 갈증들도 식물을 통해 해결해 갈 수 있음을 확언한다.

그래서 내가 40년 전 식물전공을 선택한 결정이 멋진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지금도 배울거리가 무궁무진한 식물공부가 너무 재미있다.

글 변미순(대구대학교 연구교수) | 사진 픽사베이

 

변미순 박사는…
농학박사(원예학전공), (현)대구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
수, 화훼장식기사, 도시농업관리사, 딸기수경재배과정 책임
교수로 활동하면서도 자연에 대한 이해를 인문학적으로 설
명하기 위한 새로운 영역을 확립해 가는 수필가이기도 하다.
탁상공론보다는 자연이 전달하는 지식이 더 크고 위대함을
알고부터 우리나라 전국을 다니는 자연탐방가로서 살아있
는 식물의 지식을 전달하는데 일역을 담당하고 있다.

#푸드경제신문 #오가닉라이프 #몬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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