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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우리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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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우리 딸기
  • 김대영
  • 승인 2021.04.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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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리포트

 

[푸드경제 김대영]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딸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재배종 딸기는 수백만 년 전부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유라시아 및 북미에서 자생한 야생종 딸기 4종이 그 조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가 시장에서 즐겨 먹는 큼직한 딸기가 세상에 나온 것은 길어야 300년이고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돼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00여 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딸기 생산량은 연간 23만 톤으로 세계 7위권이고 수출액도 연간 5,400만 달러로 상당한 수준이다. 딸기는 국내 연간 생산액이 1조 5천억 원 내외로 원예작물 중에서는 국내 1위 규모를 차지하는 농가의 주요 소득 작목이다. 품종 개량 역사가 50여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산 품종 점유율은 96%에 이른다.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의 변동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소폭 감소하였지만, 생산액은 꾸준하게 증가하여 2005년과 비교해 약 2.3배 증가하기도 했다. 그간의 농업생산액 총 규모가 42% 증가한 것과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더라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농업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보았을 때, 딸기산업의 성장 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재배 기술과 품종 개발을 들 수 있다. 먼저 기술면에서 보면 토양에서 쪼그리고 수확하는 기존의 토경 재배 방식에서 서서 작업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수확할 수 있는 고설(高設) 수경 재배로의 변화는 노동력을 줄이고 수확 기간을 연장하여 생산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실제로 딸기는 전체 재배 면적의 약 31%(2,020ha) 정도를 고설 수경재배로 키우고 있다.

또 하나는 우수한 품종 개발과 보급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은 딸기산업의 가장 큰 성장 동력 중에 하나이다. 지금은 자취를 거의 감췄지만 앞서 많이 재배되었던 일본 품종인 ‘육보’에 비해 국산 품종 ‘설향’은 이른 겨울철 수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과실 품질이 좋아 가격이 좋다. 더군다나 수량이 많고 여러모로 재배가 수월해 딸기 재배 농가를 흐뭇하게 하는 효자 품종이라 할 수 있다.

일본과의 딸기 로열티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하고 딸기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어준 농가와 소비자 등 국민 모두에게 뜻깊은 국산 품종이다.

이외에도 수출용 품종인 ‘매향’, 저장성이 우수한 ‘싼타’, 기형과 발생이 적은 ‘죽향’ 등의 품종도 국산 품종 보급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크고 은은한 복숭아 향이 나는 ‘킹스베리’, 당도와 경도가 우수한 ‘금실’ 품종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딸기산업은 오렌지 등 외국 수입 과일과 무한경쟁 체계에 놓여있고 외국에서 도입되는 딸기 신품종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딸기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수출 확대를 통해 재배 농가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맛좋고 유통성이 우수한 다양한 품종이 필요하다.

또한, 새롭게 개발돼 보급된 품종은 기존 품종과는 다른 재배적 특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신품종 특성을 고려한 재배 매뉴얼을 정립하고 농가마다 차별화된 재배 및 유통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도 외국 품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딸기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에 매진하도록 해야겠다

 

김대영 농업연구관
김대영 농업연구관

 

 

글 김대영 농업연구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푸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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