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정선우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3일 오전 신 전 사무관이 폭로를 이어가던 모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신 전 사무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누군가가 게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신 전 사무관의 유서라고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신재민2'라는 닉네임으로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신 전 사무관은 "제가 죽어서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하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폭로한 것은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 이걸 말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못할 거라는 부채의식(이 있었다)"이라며 "회사 나오고 아무 생각 없이 강사할 수가 없었다. 계약은 맺었지만 도저히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정말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아서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유서를 통해 폭로 이후 마주했던 상황에 대한 괴로움을 수차례 토로하며 가족과 지인,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도 표시했다.
그는 "아무리 공익이건 정의건 말을 해 봤자 나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이 있으면 두 배로 갚아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원래는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했었다.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죽어야 저울의 추가 맞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이렇게 글을 올리는 건 내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어서다. 막상 죽으려고 하니 눈물이 났다. 강요나 외압으로 죽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나는 일베도 아니고 자한당(자유한국당)도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도 하고 싶지 않다. 정말 그냥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서의 존재도 암시했다. 그는 "더 긴 유서는 제 신림 집에 있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친구가 유서를 올려 줄 것"이라며 "모텔에서 쓴 이 유서도 어떻게든 공개되면 좋겠다"고 적었다.
사진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