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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운동 하는 최양일 변호사, 그가 바다로 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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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운동 하는 최양일 변호사, 그가 바다로 가는 까닭은?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08.04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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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피플
환경보호운동가 최양일 변호사.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기자] 영국·미국 변호사인 최양일 씨가 올 가을 남해안을 탐사하며 환경 캠페인을 계획해 관심을 모은다. 환경연합 회원이며 세계 여러 환경단체에 소속되어 환경운동을 펼쳐온 최 변호사를 만나 국내 바다 환경과 오염 문제를 짚어봤다.

바다를 꿈꾸는 한 변호사가 있다. 그는 국내외에서의 소송과 자문 등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한국에 들어와 배를 타고 남해안 도는 일을 실현하려 한다. 올해 드디어 배를 빌릴 수 있게 되어 올 가을 항해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바로 캐나다 미국 한국 등지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최양일 변호사이다. 영국·미국 변호사인 그는 런던대 교수를 지내고 여러 로펌에서 일한 바 있다. 캐나다에 정착한 지 15년째이지만 마음은 늘 한국의 바다에 가 있다. 한국의 바다가 오염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다.

그는 국내 환경단체 연합인 환경연합 건립위원으로 20년째 회원이며, 유명 국제환경보호단체인 EcoMotion 이사를 지냈다. EcoMotion과 함께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적극 반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WWF(World Wildlife Fund), 그린피스(GreenPeace), 오션 와이즈(Ocean Wise), NRDC(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등 해외 여러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했다.

올 가을 선박으로 남해안 탐사하며 환경캠페인 계획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있는 한반도는 해양 환경의 중요성이 큽니다. 남해안을 배로 돌아보는 항해 캠페인을 통해 해양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고, 해양환경운동의 지평을 넓히고자 합니다. 바다의 공해문제를 적극 알리는 계기가 되고 여러 환경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최양일 변호사는 공해가 육지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바닷가에 공업단지가 들어서있고 해변에 핵발전소가 자리하며 바다에서는 수시로 쓰레기가 투기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이 일에 직접 나서게 된 것은, 환경단체는 육지의 이슈가 너무 많아 바다 이슈를 돌볼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 변호사는 이 남해안 탐사를 4년 전부터 계획해왔다. 지난해에는 로렌스 스미스 씨와 육로를 따라 남해안을 돌며 항해로 부근의 연안 어장과 그물, 조수간만의 차 등을 확인했다. 머무를 해안 부두시설과 계류접안시설도 확인했다.

하지만 한국 상황에서 배를 빌리기가 쉽지 않아 일정이 계속 연기되다 올해 배를 빌리며 출항일자가 오는 10월 1일쯤으로 정해졌다. 항해 일정은 보름 남짓이며 항해 코스는 부산에서 진도 사이의 한려수도와 다도해 해상이다.
 

올 가을로 예정된 해양탐험에 사용될 요트 선박. 사진=최양일 변호사 제공

배는 길이가 14M인 낡은 요트로 기본 선원은 최 변호사와 스미스 씨, 한국 연안 항해 경험선원 등 3명이며 여기에 기록자와 다른 참가자 두 명이 추가로 탑승하게 될 전망이다. 항해 중 해상 또는 육상에서 지역 현안과 관련한 캠페인을 벌이고, 수중 드론을 이용해 바다 속 모습을 동영상이나 스틸 영상으로 찍을 계획이다. 항해 중 SNS를 활용하고 항해 이후 화보 또는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다.

“통영 앞바다를 시험항해하고 인근의 욕지도 등 섬들을 찾았는데 섬마다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더군요. 정말 남해안의 아름다움에 놀랐습니다. 그리스 앞바다 등 세계 유명 해안에서 세일링 한 경험이 많은 스미스 씨가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 풍경은 처음 보았다고 할 정도였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남해안을 잘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가 새삼 솟구쳐 오르네요.”
 

해양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관심 가져야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 수온 상승과 해양 생태계 변화 등 해양환경 보호 필요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해수 온도가 올라가 해파리 떼가 자주 출몰하고 있으며 근해의 물고기가 고갈되는 등 남해안의 바다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소나(수중 음파탐지기) 등 어획 기기의 발달로 이제 물고기가 숨을 데가 없다. 바다 환경의 악화는 필연적으로 어촌 환경의 악화로 이어진다. 최양일 변호사는 물고기 남획으로 지역경제가 망가진 대표적인 사례로 캐나다 동부의 노바 스코시아 지역을 들었다.

“수백 년간 황금어장이었던 노바 스코시아 연안도 현대 들어 무지막지한 남획으로 순식간에 물고기 씨가 마르지 않았습니까. 노바 스코시아는 20년째 물고기를 못 잡고 있습니다. 회복이 어렵고 아마 회복이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어촌 개발에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변호사는 마리나법의 제정으로 활발하게 해양리조트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이 이 같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 레저를 개발하고 해양리조트를 건설하더라도 환경과 조화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변호사는 국제적으로 가장 심각한 바다 오염 문제로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를 꼽았다. 태평양 하와이 부근이나 인도양에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는데 그 크기가 미국 텍사스 주보다 더 크다고 한다. 매년 800만 톤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가히 ‘플라스틱 오션’이라 할 수 있는데 죽은 물고기나 새, 거북의 배 속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꽉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의 한 마을이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는 여객선이나, 수시로 바다를 오가는 화물선에서 바다로 버리는 쓰레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어떤 바다는 폐타이어를 투기해 바다 속에 타이어 산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바다를 쓰레기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바다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최양일 변호사는 국제적으로 가장 심각한 바다오염 문제로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를 꼽았다. 사진=최양일 변호사 제공.

최 변호사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이번 남해안 탐사를 통해 우리 바다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부두와 어장 등의 해양 쓰레기 상황을 체크하고 나아가 바다 속까지 수중 촬영을 통해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문제가 있으면 이를 이슈화시키고 우리나라 환경단체로 하여금 바다 환경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환경에 대한 개선은 아주 조그만 것에서부터 시작해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 예로 그가 소속되어 활동했던 오션 와이즈의 씨푸드 프로그램을 들었다. 그 시초는 바다 오염으로 인해 수입 해산물이 호르몬이나 항생제 등으로 문제가 되자 캐나다 밴쿠버의 씨푸드 레스토랑 셰프들은 건강한 해산물만 요리에 사용할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 해결방법으로 친환경의 지속가능한 해산물만 취급하고 해당 식당이 그런 해산물만 취급하는 것에 대해 인증을 해주는 것이다. 8년 전 시작된 이 같은 오션 와이즈 씨푸드 프로그램에 지금까지 800개의 식당이 동참했으며 지금은 해산물 유통업소, 양식장, 어부들까지 인증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급적 인증 식당을 이용함으로써 매년 연회비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오션 와이즈 인증 마크를 따겠다는 업소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또 MPA(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해 공해와 어획을 통제함으로써 바다생태환경을 보호하는데 정책적 행위와 예산이 투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그만 실천으로부터 바다환경 바꾸어나가야

최양일 변호사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릴 때부터 불교 공부에 심취해 산과 자연을 좋아하면서였다고 했다. 고교 클럽활동을 통해 환경문제에 자연스레 접근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도넬라 H. 메도즈 등의 <성장의 한계>, 팀 플래너리의 <더 웨더 메이커스> 같은 책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환경문제와 연관되어 자연스럽게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남해안을 둘러보고 경남 해안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말이 안 됩니다. 기장-송정-부산으로 이어지는 바닷가에 너무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발전소가 들어선 곳으로부터 작은 반경 안에 대도시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게 되듯 만약의 경우 끔찍한 피해를 면할 수 없습니다.”

그는 우선 인간의 탐욕을 경계했다. 해가 없는 토륨 기반의 원자력발전 모델 대신 핵무기 생산을 위해 우라늄 기반의 원자력발전 모델을 선택한 인류, 이미 1960년대 전기차가 개발되었으나 석유기반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전기차 기술을 은폐·폐기한 인류를 예로 들었다. 인류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과 혁신은 이러한 탐욕을 얼마나 배제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음을 그는 시사했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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