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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주는 선물, 냉이와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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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주는 선물, 냉이와 달래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8.05.3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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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당신이 오늘 집으로 오늘 길에 지나쳤던 수많은 이름 모를 풀들 중에 냉이와 달래가 있었을 수도 있다. 냉이와 달래는 그렇게 봄과 함께 우리 곁으로 와 주었다. 글 유화미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

스스로 자라는
냉이와 달래

호미를 들고 집 밖을 나섰던 어머니의 바구니 속에 가득 담겨 있던 냉이와 달래는 그날 저녁 식탁에 자주 오르곤 했다. 봄이 되면 볼 수 있었던 그리운 풍경이다. 특유의 씁쓸한 맛이 일품인 냉이와 달래는 일부러 씨를 뿌리고 물을 주지 않아도 혼자서도 꿋꿋이 자라나 매년 봄이 되면 제 모습을 나타내는 고마운 존재다.

들판이나 논둑, 밭, 그리고 당신이 오늘 걸어왔던 길가에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풀들 중에 어쩌면 냉이와 달래도 한 자리를 차지했을지 모른다. 풀에 대한 웬만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고서는 일반 풀들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네 조상들은 그 많은 풀들 중에 어찌 이렇게 맛 좋은 냉이와 달래를 찾아내었는지 참 신기한 일이다. 지천에 널린 것이 냉이와 달래라지만 캐기 쉽지 않은 현대인들을 위해 요즘엔 밭이나 하우스에서 전문적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호미를 들고 산을 오르지 않아도 마트나 시장에서 냉이와 달래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참 고마운 일이다.

냉이를 이른 봄에 만날 수 있는 이유는 추운 기온에도 잘 버티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냉이는 늦가을에 싹을 틔우고 겨울 내내 땅에 바짝 엎드려 추위를 이겨 낸다. 이른 봄, 다른 작물이 싹을 틔우기 전, 가장 먼저 자라고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 사방에 씨를 흩뿌려 다음 해에 또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한다. 운 좋게 냉이를 발견한다면, 뿌리째 먹는 작물이므로 뿌리가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캐내도록 하자.

달래 또한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 따뜻한 곳에선 줄기가 말라 버리는 등 영 힘을 쓰지 못한다. 알뿌리가 여름 즈음이 되면 휴면에 들어갔다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줄기가 자라난다. 이 때 자라난 줄기가 겨울을 버티고 봄이 되면 실한 알뿌리를 맺고 맛있는 달래가 된다. 달래는 풀과의 경쟁에선 백전백패를 기록하는 작물인데, 이 때문인지 풀이 번성하는 시기에는 움츠려 있다가 풀이 나기 전인 이른 봄 재빨리 자란다.
 

나른한 봄을 깨우는
냉이와 달래

봄이 오면 우리를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바로 춘곤증이다. 급격히 따뜻해진 기온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잠을 쏟아지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계절이 바로 봄이기도 하다. 이렇게 나른한 봄에 섭취하면 몸의 활기를 되찾아 주는 것이 냉이와 달래다.

냉이는 특히 비타민이 풍부한 작물이다. 비타민A, B1, C가 풍부해 피로 회복에 효과가 크다. 또한 알싸한 향의 콜린 성분이 잠을 깨우는 데 안성맞춤이다. 이 콜린 성분은 간경화, 간염 등 각종 간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냉이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면 <동의보감>에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간에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 준다”고 적혀 있다.

이를 보면 냉이를 예부터 약재로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지혈과 산후출혈에 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칼슘과 칼륨, 인,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여드름 예방과 피부 개선에 효과가 있고 생리불순 등의 각종 부인병에도 도움을 준다.

달래에는 파나 마늘에 들어 있는 알리신 성분이 있어 알싸한 맛을 내는데, 이 때문에 춘곤증에 좋고 식욕부진도 해결할 수 있다. 냉이와 마찬가지로 비타민이 매우 풍부한데, 특히 비타민B 함유량이 높아 잇몸병이나 입술 터짐과 같은 비타민B 부족 현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달래는 철분의 보고라 불릴 만큼 철분이 풍부하다.

달래 100g에는 하루 필요 섭취량의 6배에 달하는 철분이 함유되어 있다. 철분이 부족해 빈혈에 시달리는 사람이 먹으면 그만이다. 달래를 불에 가열하면 영양소 대부분이 파괴되므로 가급적 생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냉이와 달래 고르는 요령

냉이는 잎이 짙은 녹색을 띠는 것이 좋은 것이며, 잎과 줄기가 작고 부드러운 것이 연한 식감을 자랑한다. 뿌리가 너무 굵으면 질기기 때문에 먹기 힘들 수 있다. 뿌리가 누르스름하고 수분감이 없으면 수확한 지 오래된 것이다. 냄새를 맡아 보아 냉이 특유의 씁쓰름한 향이 진하게 나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길가나 논밭에서 직접 채취한 냉이는 미세먼지나 중금속 등이 묻어 있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냉이는 흐르는 물에 잘 씻어 흙을 제거하고, 뿌리를 칼로 살살 긁어 잔뿌리를 제거한다. 시든 잎을 떼어 내고 30분 정도 물에 담가 두면 흙이 가라앉아 깨끗하게 손질할 수 있다.
달래는 줄기와 뿌리를 함께 먹는 작물이다. 줄기가 진한 녹색을 띠며, 알뿌리는 둥글고 윤기가 나야 한다. 알뿌리가 크면 달래 특유의 매운 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너무 커도 식감이 떨어지므로 크기는 적당한 것이 좋다.
달래는 파처럼 겉껍질을 먼저 벗기고 물에 깨끗이 씻어 손질한다. 한 뿌리씩 흔들어 가며 흐르는 물에 씻으면 흙을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 달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식감이 떨어지므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섭취하도록 하자.
 

향긋한 봄이 입안 가득
냉이 밥과 달래 간장

 

냉이밥
재료 : 냉이 2~3줌(약 150g), 쌀 2컵, 물 적당량

1. 쌀은 잘 씻어 한 시간 정도 불려 둔다.
2. 냉이는 깨끗이 씻어 뿌리를 칼로 살살 긁어 손질한다.
3. 끓는 물에 냉이를 살짝 데쳐 준다.
4. 데친 냉이를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준 후 쫑쫑 썰어 준다.
5. 불린 쌀을 뚝배기에 안친 후 물 양을 맞춰 준다.
6. 밥이 끓기 시작하면 썰어 둔 냉이를 얹어 뚜껑을 닫고 약불로 줄인다.
7. 10분 정도 후 불을 끄고 뜸을 들인다.

달래 간장
재료 : 달래 100g, 다진 마늘 1, 간장 5, 맛술 1.5, 매실청 3, 고춧가루 0.5, 참기름 1.5

1. 손질한 달래를 잘게 썰어 준다.
2. 모든 재료를 한곳에 넣어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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