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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를 타고 돌아보는 서촌의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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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를 타고 돌아보는 서촌의 구석구석
  • 정선우 기자
  • 승인 2017.12.29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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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산책
추사 김정희 선생 집터.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정선우 기자] 한 무더기의 외국인들이 파란 조끼를 입은 남자가 끊임없이 발을 굴러 이끄는 자전거 인력거를 타고 서촌 관광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인력거라는 옛 것을 통해 바라본 시간이 멈춘 동네, 서촌은 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아무리 서촌이 관광객들 사이에선 꼭 가 보아야 할 핫 플레이스라고는 하지만, 사무실이 서촌에 있는 기자에게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보는 똑같은 풍경일 뿐이었다. 웬만한 맛집은 다 가 보았고, 이제는 기자만의 숨겨진 맛집까지 생긴 나름 서촌 전문가가 다 된 터였다. 그래서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인력거를 타고 돌아본들 어차피 그 모습일 테니. 그러나 인력거에 올라앉는 순간 거짓말처럼 서촌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다.
 

추위를 잊게 만든, 숨겨져 있던 서촌의 모습

통의동 백송 터.

꽤 추운 날씨였다. 아니 몹시도 추운 날이었다. 모스크바보다 서울이 더 춥다던 기록적인 한파가 휘몰아치던 날이었다. 왜 겨울에 이런 기획을 냈을까 하는 후회가 막심할 때 저 멀리서 파란 인력거가 내 앞에 나타났다. 나에게 주어진 건 무릎 담요와 핫팩 하나.

추워서 뭐가 보일까 싶었지만 인력거꾼이 데려다 준 곳은 내가 알던 서촌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그냥 죽은 나무인가 보다 하고 지나쳤던 통의동 백송 터가 태풍으로 넘어진 백송 나무라는 것도, 그 옆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집터가 있었단 것도 모르던 사실이었다.

예전에 취재 차 한 번 들렸던 적이 있었던 통의동 보안여관 지하엔 흙바닥과 돌이 그대로 보이도록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놓은 멋들어진 책방이 있었단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름 서촌 전문가라 자신하고 있었던 내 코가 납작해지는 순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서촌의 한 구석, 마치 미로처럼 이어져 있던 골목 ‘미로미로’. (정말로 그 골목의 이름이 미로미로다.) 어른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까 싶은 골목에는 차곡차곡 쌓아 놓은 돌들이 그림처럼 이어져 있었다. 똑같은 샛노란 색으로 칠해진 담장들도 내가 정말 미로 속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게 했다. 이곳에선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서촌 인력거 체험. 추운 날씨엔 핫팩과 무플담요를 준비해 준다.

서촌 인력거 체험의 마무리는 청와대였다.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을 들고 산책하던 그곳도 인력거를 타고 오니 괜스레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나게 했다. 인력거꾼의 자세한 설명도 한몫했다. “저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곳 영빈관에서 맞이했다고 해요. 저쪽으로 보이는 무궁화동산엔 박정희 대통령의 궁정동 안가가 있었다고도 하고요.”

서촌 인력거 체험은 서촌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서촌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인력거에 올라앉는 순간 처음 보는 풍경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질 테니 말이다.

아띠인력거

기본 투어 60분 1인 3만 원
 VIP 투어 120분 1인 5만 원
영어 기본 투어 60분 1인 4만 원
영어 VIP 투어 120분 1인 7만5천 원

사진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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