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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마시는 차, 보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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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마시는 차, 보이차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7.12.1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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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혜경 기자] 중국 역사 속 절세미인 양귀비와 철의 여인 서태후의 몸매 비결로 전해지는 보이차. 우리나라에선 신민아와 이효리가, 외국에서는 귀네스 팰트로와 빅토리아 베컴이 즐겨 마신다고 한다. 독소 배출에 도움이 되어 예로부터 약차로 불린 오랜 전통의 보이차. 흐르는 세월 따라 발효할수록 깊은 풍미를 자아내며, 명품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보이차란?

차마고도의 교역 거점 중 하나인 보이현(普??) 마을에서 주로 거래되어 보이차란 이름이 붙었다. 오래전부터 소수민족이 마시던 차였는데, 청나라 옹정제 10년에 황실 진상품인 공차(貢茶)가 되면서 황제가 마시는 차로 널리 알려졌다. 미생물 발효를 거친 ‘후발효차’로 잘 숙성되면 검붉기 때문에 ‘흑차(黑茶)’라고도 부른다. 오래 묵을수록 맛과 향 그리고 효능이 뛰어나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중국 윈난성 남부 지역의 소수민족들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보이차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보이차를 '윈난성에서 생산한 대엽종의 찻잎을 햇볕에 건조한 쇄청모차를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산차(散茶) 혹은 긴압차(緊壓茶)로 정의하고 있다.

보이차 뜯듯 분류한 갈래

완성된 형태에 따라 산차와 긴압차로 구분한다. 산차는 찻잎을 흩어놓은 것, 긴압차는 덩어리로 뭉쳐 놓은 것을 말한다. 긴압차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둥글고 납작한 빈대떡 모양으로 병차(餠茶)라고 한다. 벽돌 모양의 전차, 정사각형의 방차, 둥지 모양의 타차, 공 모양의 인두차, 버섯 모양의 긴차 등이 존재한다. 

가공 과정에 따라 생차(生茶)와 숙차(熟茶)로 나뉜다. 발효하지 않은 찻잎으로 만든 차가 생차, 발효한 찻잎으로 만든 차가 숙차다. 생차는 다양한 등급·산지·연수 등의 쇄청모차를 블렌딩 해 긴압차로 만들고, 숙차는 쇄청모차를 발효한 뒤 블렌딩 해 산차나 긴압차로 만든다. 생차이면서 병차인 차를 생병이라 하고, 숙차이면서 병차인 차를 숙병이라고 한다.

생차는 노란색이나 오렌지빛을 띠고 맑고 은은한 향기가 난다. 숙차는 와인빛이나 진갈색을 띠며 달콤하고 묵직한 향기를 낸다. 숙차는 발효할수록 찻물이 짙고 떫은맛이 사라지며 두터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보이차 우리듯 효능을 달이다

중국 전통 의학서인 <본초강목습유>에 따르면 보이차는 몸속의 해로운 기름기를 제거하고 숙취 해소와 갈증 해소,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인들이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지만, 2015년 OECD 국가 비만율 순위에서 중국은 40위에 그쳤다. 중국인들의 비만이 적은 이유로 보이차 등을 마시는 차 문화가 꼽힌다. 

미국 영양연구학회지에서 보이차에 관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비만한 성인 18명에게 12주간 매일 음식 1800kcal, 보이차 추출물 1g을 섭취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내장지방은 평균 8.7% 감소하고 허리둘레는 2cm 이상 줄었으며, 보이차 섭취를 중단한 4주 후까지 체지방 감소 효과가 지속 유지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체지방 감소를 도와주는 갈산이라는 성분 덕분이다. 췌장에서 소화 효소 리파아제가 분비되면서 지방이 쌓이게 된다. 갈산은 리파아제를 억제해 지방 축적을 방해하고 몸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들어온 지방이 그대로 몸 밖에 배출되는 것이다.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는 모두 같은 차나무 잎에서 나지만 발효 수준에서 차이를 보인다. 녹차는 0%의 불발효, 우롱차는 10~65%의 반발효, 홍차는 85%의 발효, 보이차는 2차 발효까지 거친 후발효인 것. 보이차는 찻잎을 가열한 후 수분을 적당히 머금은 상태로 보관, 미생물이 번식해 발효하는 후발효 과정을 거친다. 발효할수록 갈산이 증가하기 때문에 보이차는 녹차의 약 10배 이상에 달하는 갈산을 함유하고 있다.

좋은 보이차를 고르는 요령

검정빛보다는 갈색, 갈색보다는 노란 끼가 있어야 오랫동안 발효한 것으로, 표면이 깨끗하고 찻잎이 또렷하게 보여야 제대로 된 보이차이다.
 

보이차를 음미하는 법

1 물 끓이기
100도에서 맛과 향이 가장 좋다.
2 도구 예열
차를 우릴 때 쓰는 다기들을 뜨거운 물로 데워놓는 것이 중요하다. 차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므로 생략하지 않도록.
3 찻잎 넣기
다관의 크기에 따라 양을 결정하는데 보통 3~5g 정도면 적당하다. 취향에 따라 가감할 수 있다.
4 차 깨우기
제일 먼저 우린 차는 마시지 않고 따라버리는데, 이를 중국에서는 차의 성질을 깨워준다고 하여 ‘차 깨우기’라고 한다.
5 차 우리기
5~15초 정도 우리면 되는데, 시간에 따라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보통 10번 이상 우려 마실 수 있으며 차의 색과 맛이 연해질 때까지 음용 가능하다.

 

보이차로 다이어트?

다이어트 효과를 보려면 하루 35mg의 갈산이 필요하다. 보이차 한 잔에는 갈산이 1.06mg 들어 있으므로 하루에 33잔을 마셔야 하는 셈이다.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갈산 성분이 농축된 분말을 녹여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유의 사항

보이차의 타닌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성장기 아이와 임산부, 골다공증이나 변비 혹은 빈혈이 있는 사람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철분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보이차와 동시에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의사와 상의하도록 한다.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카페인에 예민한 체질은 잠이 오지 않는 등 각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의 흥분작용을 일부 억제해주는 테아닌도 함유되어 있어 커피 등에 포함된 다량의 카페인 비해 안정 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섭취는 삼가야 한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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