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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환율 6.7의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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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환율 6.7의 함의
  • 장재철
  • 승인 2022.05.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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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철의 경제 EYE

[푸드경제 장재철] 연초 이래 달러당 6.3위안 하던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6.7위안까지 상승했다. 위안화 약세이다. 달러/원 환율이 달러/위안 환율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위안화 약세의 원인을 살펴보면, 향후 원화 향방 예측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환율은 한 나라 통화가 다른 통화, 주로 달러와의 교환 가치를 나타낸다. 따라서 달러/위안 환율, 즉 달러당 교환되는 위안화가 6.3위안에서 6.7위안으로 늘어났다면 위안화 가치는 달러 가치에 비해 약 6% 떨어진 것이다. 이는 달러가 비싸졌다는 것으로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수급은 중국의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과 수입이나 내외국인의 대내외 투자의 변화가 결정한다.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은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대외수지가 악화하거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와 중국인의 해외로의 물적 투자나 금융투자가 외국인의 중국으로의 투자보다 많을 경우이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가 위안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미국 측 요인이나 글로벌 금융불안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변동하면서도 달러/위안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이러한 점에서 최근 달러/위안은 현재 중국 상황과 글로벌 금융 상황을 잘 설명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우선 중국의 4월 수출은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3월에는 전년동월대비 14.7% 증가했으나 4월에는 3.7%로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수입은 전년동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전월의 0.1% 감소보다는 개선되었다. 수출 둔화에도 수출 증가세가 수입 증가세를 상회하며, 무역수지는 3월의 474억 달러에서 511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달러 수급 면에서는 중국의 무역수지 확대는 위안화 강세요인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은 수출과 수입 부진의 주요인인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락다운과 그로 인한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를 더 크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4월 중 외국인은 중국 주식시장에서 약 10억달러 이상을 매도했으며, 3월에는 그 규모가 71억 달러나 되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오미크론의 확산에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대응하며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한 데 따른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상해지수가 연초대비 17%나 하락한 결과를 가져왔다.

외국인은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4월 중 177억 달러의 중국채권을 매도했는데, 이는 2017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매도세였다. 이러한 외국인의 채권매도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 인하와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했어야 했다. 이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은 경제 내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위안화가 많이 풀리면서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른 하나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중국 인민은행과는 반대로 이전보다 긴축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3월에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 인상해 코로나 위기부터의 제로금리에서 탈출했다. 그 결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2%대 후반으로 상승하면서 중국의 10년물 국채금리와 차이를 좁히다가 미국 금리가 더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바로 4월 19일 전후에 미국과 중국의 10년물 금리가 역전되었고, 4월 말 이후에는 이러한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함께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엔화가 달러당 130엔대로 올라서며 20년 만에 최고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나이나 전쟁이 3개월째에 지속되면서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 유로화 약세 요인이다. 이 같은 엔화와 유로화 약세는 미국 금리 인상에 더해 달러 강세를 더욱 가속하는 원인이 되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최근 103.5 수준까지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내외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봉쇄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생산과 소비에 차질이 예상되며, 그로 인한 경제성장 모멘텀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기둔화 우려로 인민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인 지준율과 정책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위안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미 연준은 5월의 빅스텝 50bp 정책금리 인상에 이어 6월과 7월도 빅스텝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달러 강세요인이다. 따라서 달러/위안화 환율은 하방보다는 상방이 더 열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달러/원 환율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글 장 재 철 (KB국민은행, 본부장)
 

 

장재철은 KB 국민은행/KB 금융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자본시장그룹 본부장이다.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상무, 씨티그룹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을 거쳤다.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 후 워싱턴대학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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