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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공공행진 100달러 코앞, 항공 정유 노심초사... 기업들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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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공공행진 100달러 코앞, 항공 정유 노심초사... 기업들 속탄다
  • 정선우 기자
  • 승인 2022.02.0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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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정선우 기자] "유가 상승은 긍정과 부정 요인 모두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고 있다. 고유가에 정유와 항공업종 등은 울상이다. 반면 원화 약세(달러·원 환율 상승)로 수출 수익성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업체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2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이후 약 16%나 올랐다. 브렌트유도 같은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89.4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와 WTI 가격 모두 2014년 10월 이후 7년 3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0.9원 오른 1206.4원에 마감했다. 그동안 고(高)유가 때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 카드를 내밀면서 이례적으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했다.

당장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고유가가 부담이다. 특히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고유가로 인한 비용 부담이 더 크게 늘어났다.

정유업계가 대표적이다. 원유를 100% 수입하는 상황에 유가 상승에 원화가치 하락은 설상가상이다. 비싸게 사 오는 데 환차손까지 발생했다. 유가가 올라가면 소비가 줄고 수요 위축으로 정제마진까지 감소하게 된다. 잠깐 재고 평가 이익은 늘어날 수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할수록 실적 개선은 멀어진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긍정과 부정 요인 모두 있다"면서도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이 발생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과 해운 업종도 유가 상승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비행기와 선박 모두 기름으로 운항하는 상황에서 고유가가 실적 부담으로 바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고운임이 이어지면서 부담이 상쇄된 점이다. 비용이 늘었어도 워낙 고운임이라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0년 9월부터 유례없는 상승을 시작해 11월 27일 2000포인트, 지난해 4월 30일 3000포인트, 7월 17일 4000포인트, 12월 31일 5000포인트를 각각 돌파했다. 지난달 28일 5010.36포인트를 기록했다.

운송업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연결되지만 고운임이라 타격이 크지 않다"며 "유가 상승을 운임이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말했다.

수출기업들은 유가보다는 환율에 관심이 높다. 비용이 늘어도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이 크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달러 강세, 원화 약세가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판매한 물량이 똑같아도, 원화가 약세면 들어오는 이익이 늘어난다. 1달러짜리 상품 10개를 팔았을 때 달러·원 환율이 1000원이면 1만원으로 돌아오지만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이면 1만2000원을 손에 쥐는 식이다. 원화 환산 이익이 늘어나면 해외 현지에서 다른 나라 경쟁사에 비해 가격을 낮춰서 가격경쟁에 나설 수 있는 여력도 넓어진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이익이 1조1320억원에 달했다. 기아는 251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도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에서 발생해 원화가치가 낮을수록 환차익을 얻는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 효과를 누렸다.

다만 일부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국가별 현지 화폐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상황이 다르고, 소재나 장비를 비싸게 사 와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원가도 높아지는 셈이다. 또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환 헤지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환율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살 때와 물건을 팔 때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에 환율로 인한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전체 손익에 대한 영향은 매출이나 영업규모에 비하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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