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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여자란 이유로 좋은 부모가 되는 건가요? [EBS 일요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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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여자란 이유로 좋은 부모가 되는 건가요? [EBS 일요시네마] 
  • 이주석 기자
  • 승인 2021.03.2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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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 포스터 / EBS1 일요시네마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 포스터 / EBS1 일요시네마

[푸드경제 이주석 기자] 오늘(28일) EBS1 일요시네마는 이혼 이후에 제기되는 ‘양육권 분쟁’을 다룬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가 방송된다.

로버트 벤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더스틴 호프만(테드 크레이머), 메릴 스트립(조안나 크레이머), 제인 알렉산더(마가렛 펠프스), 저스틴 헨리(빌리 크레이머) 등이 열연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은 1979년 제작된 미국 영화로 국내에서는 1980년 2월 개봉했다. 상영시간 109분. 12세 이상 관람가.

◆ 줄거리 : “자기 애를 버릴려면 용기가 얼마큼 필요하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좋은 부모가 되는 건가요?” - 더스틴 호프만 명대사 -

광고 회사에 다니는 테드(더스틴 호프만 분)은 사랑하는 아내 조안나(메릴 스트립 분)와 일곱 살인 아들 빌리(저스틴 헨리 분)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는 뉴욕의 전형적인 일중독자이다. 가정까지 뒷전으로 미뤄가며 열심히 일한 덕분에, 회사에서 승진을 하고 기쁜 마음에 귀가하지만 아내는 짐을 싸서 나가버린다. 테드는 외로움과 자아를 상실해간다는 이유만으로 아들마저 내팽개치고 집을 나가버린 아내에게 대한 미련을 버리고 빌리를 뒷바라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바쁜 회사일과 집안일을 병행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회사 업무처리에서도 실수를 하게 되고 직속상관의 눈총을 받기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전화가 걸려온다. 테드는 반가운 마음에 아내를 만나러 가지만 아내는 뜻밖의 얘기를 건넨다. 훌륭한 정신과 치료 덕분에 안정도 찾고, 뉴욕에 직장도 구했으니 아들을 데려가겠다는 것. 결국 둘은 법정에 서게 되는데….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 스틸컷 / EBS1 일요시네마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 스틸컷 / EBS1 일요시네마

◆ 주제 :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녀의 결혼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주제가 이혼일 것이다. 본 작품은 이혼 이후에 제기되는 ‘양육권 분쟁’을 다루고 있다. 70년대 미국 가정풍속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으며 무능한 남편과 자아 찾기에 나서는 여성들의 인권신장에 맞물려 아이들은 어른들의 선택과 싸움의 결과에 따라 남은 유년시절을 보내야 한다. 

영화는 깔끔한 연출과 과감한 생략으로 본연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노출하고 있으며 덕분에 개봉 당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인정받았다. 엄마 없는 아이를 키우면서 벌이는 아버지의 분투를 사실적으로 그려냈고, 등장인물의 성격묘사와 감동적인 인간관계를 잘 엮어내 전통적인 결혼과 가족 개념이 무너지고 가정에서 남성의 역할이 변화하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민감하게 포착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 감상 포인트 : 사회적 신분 상승에 집착하는 남편과 새 인생을 찾기 위해 집을 나간 아내가 아들의 양육권을 놓고 벌이는 법정 소송을 그린 명작 휴먼 드라마. 1979년 요란한 홍보 속에 개봉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을 누르고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는데, 아카데미 작품-감독-각본-남우주연(더스틴 호프만)-여우조연상(메릴 스트립)을 수상했다. 

깔끔한 영상과 더스틴 호프만과 메릴 스트립의 절제된 연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미국의 영화적 전통에서 볼 때는 할리우드 고전 영화기법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는 물론,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연기 등 흠잡을 곳이 없는 영화라는 평가를 한몸에 받았던 영화. 주제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한데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이 영화를 촬영하고 있던 로버트 벤튼 감독은 우연히 공원 한 모퉁이에서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던 거리의 악사들을 보게 된다. 

배우들이 연기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 그들이 연주하던 비발디의 음악은 마치 그 영화를 위해 연주되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들렸기 때문에 벤튼은 그 자리에서 이를 주제 음악으로 결정하고 말았다.(이 거리의 악사들은 영화에도 직접 나온다.) 특히 그는 평소 존경하던 프랑스의 명감독 프랑수와 튀르포가 비발디의 음악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영화 <와일드 차일드>에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이렇게 결정했던 것이라고.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 스틸컷 / EBS1 일요시네마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원제: Kramer vs. Kramer)’ 스틸컷 / EBS1 일요시네마

◆ 로버트 벤튼 감독 : 1932년 텍사스에서 태어난 로버트 벤튼은 컬럼비아 대학을 나와 1957년부터 1961년까지 '에스콰이어' 지의 미술감독으로 일했다. 1962년부터 로버트 벤튼은 이 잡지의 편집 일을 했는데 뉴욕의 진보적인 분위기를 과감하게 소화하는 기사로 이름을 얻기도 하였다. 

그는 직장 동료였던 데이빗 뉴먼과 함께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이 시나리오가 바로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기념비적인 작품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였다. 이 영화로 그는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 후보에 오르게 되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뛰어들게 된다. 

로버트 벤튼이 처음 연출한 작품은 1972년에 만들어진 <배드 컴퍼니>였다. 서부를 배경으로 한 <배드 컴퍼니>는 미국 변경지대의 생활을 서정적으로 담은 아름다운 수작으로 서부시대의 낭만주의와 잊혀진 순수함에 대한 명상록으로 평가되었다. 

그의 두 번째 작품 <살인 연극>은 LA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립탐정에 대한 영화로, 미국 고전영화의 정연한 편집기법과 자의식이 강한 유럽예술영화의 스타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수작으로 평가받았지만 흥행에서는 실패하였다. 

그러나 1979년에 로버트 벤튼이 연출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서 전통적인 결혼과 가족개념이 무너지고 가정에서 남성의 역할이 변화하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민감하게 포착해 대중의 지지를 얻어냈고, 이로 인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을 누르고 아카데미를 휩쓸게 되었다. 

이후 로버트 벤튼은 <살의의 향기>, <빌리 배스게이트>, <노스바스의 추억> 등을 제작하며 꾸준한 활동을 하게 되고, 2003년에는 니콜 키드먼, 안소니 홉킨스가 출연한 <휴먼 스테인>의 감독을 맡아, 다시 한 번 치밀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최근작으로 <피스트 오브 러브>를 2007년에 발표했다. [※ 참고자료 : EBS 일요시네마]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일요시네마’는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30분에 방송된다.

/ 사진 = EBS 일요시네마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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