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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정암사 국보 ‘수마노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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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정암사 국보 ‘수마노탑’ 이야기
  • 이연숙 기자
  • 승인 2020.07.09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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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바라본 정선 정암사 국보 '수마노탑'. (문화재청)
정면에서 바라본 정선 정암사 국보 '수마노탑'. (문화재청)

[푸드경제 이연숙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지난 4월 23일 강원 정선군에 있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하 수마노탑)을 국보로 지정했다. 2011년부터 수마노탑 국보승격을 추진했으나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는 정암사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과 수마노탑에 담긴 이야기.

 

수마노탑은 전체 높이가 9m에 달하는 탑이다.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고 모전석재를 문비 위에 포개어 쌓았다. 또한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고려시대 7층 모전석탑

수마노탑은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발굴조사에서 수마노탑은 기단부터 상륜부 7층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한 모전석탑임이 드러났으며 분황사 모전석탑의 전통성을 잘 계승하고 있는 고려시대 탑이라는 점에서 큰 특징을 보여줬다. 

탑지석 등 중수기록이 잘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은 물론 산천비보사상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탑이라는 점에서 다른 탑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마노탑의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다.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해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수(水)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또한 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으로,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회암으로 제작됐고,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복돋운다는 산천비보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
 

수마노탑의 유래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에 대한 유래도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세존(釋迦世尊)의 정골사리(頂骨舍利), 치아, 불가사(佛袈裟), 패엽경(貝葉經) 등을 전수해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당시 금탑, 은탑, 수마노탑을 쌓고 그중 수마노탑에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유물을 봉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찰부지 약 1000평에 대표시설로는 수마노탑, 적멸보궁, 문수전, 관음전, 삼승각, 자장각 등이 있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문화재청 측은 "탑지석을 비롯한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고,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선군은 2011년부터 수마노탑 국보승격을 추진했으나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군은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의 학술심포지엄과 2013년부터 2018년까지 3차례의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했으며 2018년 정암사 수마노탑 종합학술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문화재적 가치와 위상을 확인하고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편 정선군은 올해 수마노탑 주변 발굴조사 사업비로 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발굴될 것으로 예상하며 하륜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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