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 원창복 씨는 자연식 운동가다. 청미래 자연식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지엠오 없는 자연 먹거리 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시민 먹거리 안전 연구소 집행위원장 등 현재 맡고 있는 직책만 세 가지가 넘는다. 모두 비영리 목적으로, 건강을 위한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그의 소명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원 씨는 원래 생명공학, 생물을 가르치는 교육가였다. 인간의 몸이 필요로 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나 미네랄 등 영양소의 원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특히 평소 무엇을 먹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즉 몸속 세포를 구성하는 에너지가 돼요.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지요.”
그런데 요즘 현대인들의 당질 중독이 큰 걱정이라는데….
“탄수화물이 주범입니다.”
그중에서도 흰 밀가루, 흰 쌀의 패해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입맛에만 맞추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미네랄, 비타민들이 결핍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통곡물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미생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있어요. 유익균이 좋아하는 먹이를 많이 먹어야 장내에서 영양분이 잘 흡수돼 간의 기능이 좋아지고 혈액 순환도 원활해집니다. 이 유익균은 통곡물에서 나와요. 비타민, 마그네슘, 망간 등 미네랄 원소가 껍질 속에 있거든요. 껍질이 다 벗겨진 흰 밀가루, 흰쌀에 남은 것은 그저 탄수화물뿐이지요.”
밥상의 기본이 되는 밥을 통곡물로만 바꿔도 영양제, 프로바이오틱스 등 유산균을 따로 챙겨 먹을 필요도 없다는 의미다. 반면 이를 무시하면 고혈압, 당뇨 등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그는 경고했다.
못생긴 게 몸에 좋다
껍질째 먹어야 하는 통곡물은 친환경, 유기농 제품이어야 할 터. 그러나 국내 농산물 중 친환경 상품은 3%밖에 안 된다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농민들이 어렵게 유기농산물을 생산해봤자 모양이 예쁘지 않다며 구매하는 사람이 없어 시장이 커지는 데 한계가 있으니까요. 지금도 유기농민들 중에는 판로, 판매량이 부족해 아예 농사를 접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들이 먼저 통곡물의 필요성을 깨닫고 유기농산물을 찾기 시작하면 시장 파이는 절로 커질 거예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제고가 절실한 때이다. 몸에 해로운 농약, 제초제 없이 큰 농산물이라면 껍질뿐 아니라 뿌리째 먹어도 좋다. 원 씨는 몇 해 전부터 이미 전체식을 실천하고 있다. 그만큼 효과도 탁월했다고 그는 자랑했다.
말기암으로 고생하던 가족 중 한 명도 항암치료 없이 유기농 전체식으로 거의 정상 사람처럼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몸이 아픈 사람뿐 아니라 수험생들에게도 그 효능을 검증한 그다.
원창복 씨는 과거 2~300명의 원생을 갖춘 대형 기숙학원을 운영한 적 있다. 당시 급식 재료를 모두 친환경 농산물로 바꾸고, 조미료도 직접 천연 재료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그는 난폭한 아이들이 온순해지고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은 공부에 잘 전념하는 것을 보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유기농 통곡물, 전체식이 신체 건강은 물론 정서 안정에도 도움을 준 것. 이는 그가 본격적으로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하다.
난임 고민도 통곡물, 전체식으로 해결
이에 그는 앞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로 출산 문화까지 바꾸고 싶다고 소망했다. 최근 여성들의 평균 결혼 나이가 높아지면서 난임 환자들이 늘고 있다. 세계에서 국내 조산율은 1위로 알려져 있다. 원인이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 역시 그는 단연 음식에서 찾았다.
“유전자 조작 식품,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고, 친환경 통곡물 섭취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이를 많은 난임 부부들에게 교육하고자 근래 건강하게 출산하기 운동 본부 사무처장도 도맡은 원창복 씨. 벌써 청미래 자연식연구소를 찾아온 난임 부부들이 식단을 바꾸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사례를 숱하게 봤다며 그는 자신만만해했다.
“이제 친환경 통곡물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어 그는 “처음에 통곡물, 전체식이 입에 안 맞더라도 표고버섯, 멸치, 깨, 다시마 등으로 직접 만든 조미료로 간을 하면 금세 적응할 수 있을 거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3개월만 실천하면 어느덧 일반 음식은 몸이 알아서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사진 양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