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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햅쌀, 가을 식탁의 귀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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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햅쌀, 가을 식탁의 귀한 손님
  • 정현 기자
  • 승인 2018.09.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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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정현기자]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곡식인 쌀. 하루 세 번, 삼시 세끼를 책임지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잡은 지 까마득한 옛날이다. 특히, 이 가을은 벼 추수기여서 영양만점에 맛까지 뛰어난 햅쌀을 식탁에 올릴 수 있는 귀한 시기이다.

한민족과 불가분의 관계, 쌀

쌀이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삼국사기>에 보면 백제의 쌀농사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쌀농사가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쌀은 예로부터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아왔다. 통일신라 때는 귀족층만 쌀을 먹을 수 있었으며, 고려 시대 때는 쌀이 물가의 기준이자 봉급의 대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때도 여전히 쌀은 귀한 존재였지만 여러 권농정책이 추진된 결과 쌀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여 주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크게 미달되어 평민들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귀중한 음식으로 취급되었다.

한국인은 탄생과 죽음을 쌀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산부의 진통이 시작되면 정한 상에 정한수와 깨끗한 쌀을 한 그릇 가득 담아 순산을 기원했다. 아이의 첫 번째 생일상인 돌상에는 쌀로 만든 백설기와 수수경단이 빠지지 않고 올라간다. 백설기는 아이의 순수함을 상징하고 수수경단의 붉은색이 재앙을 막아준다고 여겼다.

죽음의 순간에도 쌀이 함께한다. 시체에 옷을 다 입히고 염을 하기 전 반함(飯含)이라는 것을 한다. 반함이란 물에 불린 쌀을 시체의 입에 떠 넣는 행위를 일컫는다. 죽은 사람이 저승까지 가는 동안 먹을 식량이라고 믿는데서 유래한 풍습이다.

으뜸 중의 으뜸, 햅쌀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존재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쌀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뛰어난 영양가다. 쌀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수많은 영양소가 들어있다. 대장으로 흡수되어 발효되면 대장암을 예방하고, 쌀의 섬유질은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배출시키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여러 좋은 영양소를 가득 담고 있지만 묵은 쌀보다는 햅쌀에 더욱 많이 들어있다. 맛이 월등하다는 것 외에도 비타민 함량이 현저히 높다고 한다. 쌀의 수확기가 시작되는 이 즈음이 일 년 중 가장 맛 좋고 건강한 밥을 지을 수 있는 때이니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말자.
그러나 문제는 쌀의 영양가 대부분이 쌀겨와 쌀눈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로 섭취하는 백미는 도정 과정을 거쳐 쌀겨와 쌀눈을 다 제거한 것이라 영양소의 췌손이 심하다. 조금 까끌까끌하고 많이 씹어야 하지만 백미보다는 현미가 건강 면에서는 훨씬 이롭다.

대표 친환경 농법,
우렁이 농법과 오리 농법

우리나라는 벼가 잘 자라는 환경을 고루 갖추고 있다. 벼는 온도가 높고, 비가 많이 오는 평야 지역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의 여름철엔 장마가 있어 강수량이 높고, 장마가 지나고 나면 뜨거운 햇빛이 기다리고 있다. 벼는 평평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영산강 주변으로 나주평야가 드넓게 펼쳐진 전라남도가 쌀 최대 산지이다.

벼의 친환경 농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아보라면 우렁이 농법과 오리 농법을 들 수 있다. 우렁이 농법은 충북 음성의 한 농부가 우연한 기회에 발견해 활용한 농사법이다. 우렁이를 논에 풀어 놓으면 스스로 잡초를 제거한다. 우렁이는 풀을 주로 먹는데, 신기하게도 물속의 풀만 먹는 습성이 있다. 모를 크게 키워 물에 안 잠기게 하면 우렁이는 벼는 건들지 않고 물속의 잡초만을 먹어 치운다. 그야말로 벼 분야의 제초 전문가인 셈이다. 우렁이에는 칼슘, 단백질, 키토산 등이 풍부해 추수 후에는 흙에 흡수되어 훌륭한 유기질 비료가 된다.

우렁이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병해충 방제다. 이런 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오리다. 오리는 잡초를 먹기도 하고 벼에 달라붙어 있는 벌레들까지 잡아먹어 벼에 올 수 있는 병해충을 미리 막아준다. 그뿐만 아니라 오리의 배설물은 퇴비가 되어 땅을 기름지게 하는 천연 비료가 된다. 우렁이 농법과 오리 농법의 공통점은 따로 퇴비나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순환 자급형 농사가 가능하는 것이다. 자연을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농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사진 양우영 기자,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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