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20:25 (일)
실시간뉴스
쉽게 즐기는 알라리스 말벡(ALARIS Malbec 2017) ★★★☆
상태바
쉽게 즐기는 알라리스 말벡(ALARIS Malbec 2017) ★★★☆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03.20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라리스 말벡.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 기자] 지난 호에 이어 국내 저가 수입와인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이번에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레드 와인 품종인 말벡으로 국내 대형마트 판매가가 5,900원에 불과하다.

생산자인 트라피체(TRAPICHE)는 작은 빈야드에서 시작해 지금은 아르헨티나 대표 와인그룹인 그루포 페냐플로(Grupo Penaflor)에 소속되어 있다. 몇 년 전 국내에 싱글빈야드(단일 농원 생산)의 말벡을 들여와 높은 가성비로 인기를 모았다.

프랑스 보르도 남쪽 까오르 지역이 원산인 말벡은 원래 짙은 색상에 산미와 타닌이 강한 품종으로 보르도에서는 소량이 블렌딩 품종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른 포도 품종 메를로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는데 메를로보다 늦게 익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18세기말 유럽 포도농원을 휩쓴 병충해로 타격을 받은 데다 지난 1956년 보르도에 큰 추위가 닥치면서 생산자들이 말벡을 뽑아버리고 메를로를 심으면서 사실상 퇴출되다시피 했다. 그런 말벡은 아르헨티나에 가서 화려한 부활을 이루게 된다.

현재 세계 5위의 와인 생산국가인 아르헨티나는 18세기 중반 말벡을 들여와 지금은 1만㏊에서 말벡을 재배할 정도로 대표 품종으로 키워냈다. 맛도 원래의 프랑스 품종과 달라졌다고 한다. 아르헨티나 말벡은 강한 타닌을 자랑하는 프랑스 말벡에 비해 부드럽고 묵직한 과일향을 지니고 있다.

알라리스 말벡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말벡 산지인 멘도자의 우코밸리 지역에서 생산한 것이다. 멘도자 지역에는 안데스 산맥 해발 고도 1000m 이상 높이에 포도밭이 있어 일교차가 큰데, 덕분에 당도와 산도의 균형이 좋은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해발고도가 높고 건조한 지역이지만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은 물을 포도밭에 공급해 포도를 키운다.

이 지역 포도는 일조량이 많아 포도가 씨앗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에 포도 껍질이 두껍다. 포도껍질에는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과 눈의 기능을 높여주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직접 시음한 알라리스 말벡은 저가이지만 그런 아르헨티나 말벡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마시면 풀바디의 묵직함과 자두 건포도 등의 과일향이 느껴지며 목 넘김 후 신맛으로 산뜻하게 마무리 된다. 타닌이 많다고 하는데 떫은맛이 거의 나지 않아 좋다. 돼지고기 등 기름진 음식과 좋은 궁합을 보일 듯하다.

전체적인 느낌은 과일향을 덜어낸 메를로 같은 느낌이나 묵직함이 느껴지는 게 좋다. 묵직함에도 알코올 함량은 12.5%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 15% 이상의 알코올 함량과 강한 오크향 때문에 말벡에 심취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일 수 있다.

트라피체는 음식이 가벼워지는 트렌드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오크통 사용도 부르고뉴 스타일로 바꿨다. 부르고뉴 스타일은 오크통을 약한 불로 길게 태워 강렬한 향보다 자연적인 과실향을 잘 유지하고자 한다.

알라리스 말벡은 저가 와인임에도 말벡의 기본 특성을 잘 보여준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고 했을 때 결코 바닥권 순위에 있을 와인은 아니다. 가성비가 매우 좋으며, 어설픈 카베르네 소비뇽보다는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진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