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 이주석 기자]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으로 편입이 예정된 종목들의 대차잔고가 일제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되는 만큼, 6월11일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종목 정기변경 이후 이들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200 편입 예정인 대한전선의 전날(9일) 종가 기준 대차잔고는 598억원으로 편입 예정 소식이 전해지기 전날인 지난달 24일 25억원보다 2292% 폭증했다.
또한 코스피200에 편입될 △동원산업(9일 종가 기준 대차잔고 218억원·증가율 1353.3%) △효성첨단소재(469억원·83.9%) △효성티앤씨(554억원·90.3%) △SK바이오사이언스(424억원·275.2%)의 대차잔고도 크게 늘었다. 이달 2일 특례편입이 결정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대차잔고는 1일 74억원에서 전날 162억원으로 118.9% 증가했다.
코스닥150에 편입될 종목들의 대차잔고도 늘었다. 박셀바이오 대차잔고는 지난달 24일 2억원에서 전날 344억원으로 172배 증가했다.
이밖에도 △데브시스터즈(207억원·298%) △바이넥스(276억원·228.5%) △삼강엠앤티(143억원·191.8%) △성우하이텍(192억원·163%) △심텍 (199억원·410.2%) △아이큐어(113억원·438.0%) △아주IB투자(88억원·300%) △우리기술투자(275억원·25.5%) △유니슨(204억원·137.2%) △에프에스티(168억원·189.6%) △젬백스(419억원·150.8%) △테스나(229억원·209.4%) △파크시스템스(389억원·118.5%) △하나머티리얼즈(227억원·305.3%) 등의 대차잔고가 늘었다.
다만 코스닥150 편입 예정인 티에스이는 지난달 24일 473억원에서 전날 402억원으로 15% 줄었다. 코스피200·코스닥150 편입을 앞둔 종목들 중 대차잔고가 줄어든 것은 테에스이가 유일했다.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로 먼저 주식을 빌려야 한다. 대차잔고 증가가 공매도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특히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되거나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에 공매도가 집중될 수 있다. 코스피200 편입 예정 종목들 중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대한전선의 경우 호반그룹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24일 1315원이던 주가가 전날 32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입 종목들의 대차잔고가 정기변경 보도자료가 나온 지난달 25일 이후로 증가했다"며 "정기 변경 후에 공매도를 실행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차 물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기변경의 경우 공매도 재개 요건이 연계돼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물론 대차잔고가 모두 공매도에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주식과 파생상품의 시장조성을 맡고 있는 증권사들이 시장조성 과정에서 헤지(위험회피) 목적의 공매도를 위해 차입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시 대차잔고와 공매도 거래 추이를 함께 참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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