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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로 키우는 친환경 새싹삼...최정원 대표의 스마트농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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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로 키우는 친환경 새싹삼...최정원 대표의 스마트농업 이야기
  • 이연숙 기자
  • 승인 2020.03.2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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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매월 2만 뿌리의 새싹삼을 생산합니다”
최정원 대표의 스마트농업 이야기...수경재배로 키우는 친환경 새싹삼
최정원 대표의 스마트농업 이야기...수경재배로 키우는 친환경 새싹삼

 

[푸드경제 이연숙기자]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건물 지하, 유리벽으로 막혀있는 15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는 지금도 약 2만 뿌리의 삼이 자라고 있다. 이 곳에서 자라고 있는 새싹삼들은 햇빛도 흙도 없이 LED 조명과 분사되는 물을 이용한 스마트수경재배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도심 속에서 스마트 농업기술을 이용해 친환경 새싹삼을 재배하고 있는 최정원 해피팜협동조합 대표를 만나 새싹삼과 스마트농업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아픔 딛고 시작한 제2의 삶

과거 최정원 대표는 어린이집과 평생교육 사업을 펼치던 교육가이자 사업가였으며, 한때는 지방기초의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정치인이었다. 항상 일에 열정을 쏟아부으며 열심히 일했던 그녀였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았다. 사업의 실패와 낙선의 아픔을 겪으며 나중엔 건강까지 잃게 됐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된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새싹삼과 함께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며 약초 공부를 하던 그녀는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건강한 농법에 대한 연구도 함께 시작했다. 2016년에는 마음이 맞는 지인들과 함께 새싹삼을 재배하는 해피팜협동조합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스마트 농업을 활용한 새싹삼 재배에 나서게 되었다.
 

친환경 스마트 농업

그녀가 대표로 운영하고 있는 해피팜협동조합의 새싹삼 농장은 놀랍게도 서울 도심 한복판의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약 15평 정도의 작은 공간은 농장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곳은 4단으로 층이 나누어져 있어 실질적으로는 60평 규모의 농장이다.

심지어 이곳의 새싹삼들은 1년에 약 18모작 정도가 가능하며, 한 달 평균 약 2만 뿌리 정도가 생산된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생산을 할 수 있는 건 그녀가 직원들과 함께 밤낮으로 연구 개발한 스마트 수경재배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에서 작은 산양삼 모종을 가져와 햇빛 대신 LED 조명을, 흙 대신 물로 영양을 공급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시킨다.

이 과정에 농약이나 제초제, 인공적인 영양제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이곳에서 수확한 새싹삼은 뿌리부터 줄기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재배된다.
 

새싹삼은 뿌리부터 줄기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재배된다
새싹삼은 뿌리부터 줄기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재배된다

 

새싹삼 재배 과정에서 농장은 외부 환경과 완전히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토양이나 수질을 오염시키는 요소가 없다. 반대로 새싹삼도 기후변화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새싹삼의 효능
 

사실 삼은 뿌리보다는 줄기 부분에 6-10배 더 많은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다고 한다. 새싹삼은 뿌리부터 줄기까지 한 번에 먹기 때문에 일반 삼보다 훨씬 많은 사포닌을 섭취할 수 있다. 이 사포닌 성분은 항암, 항염 등 면역력 강화에 큰 도움을 주는데, 실제로 그녀는 새싹삼의 효능을 몸소 체험했다.

얼마 전 다리 종양 수술을 받고 염증 수치가 낮아지지 않아 한 달이 넘게 고생을 한 적이 있었는데, 키우던 새싹삼이 생각나 하루에 2뿌리씩 일주일간 먹었더니 몸의 염증 수치가 거짓말처럼 뚝 떨어져 건강하게 퇴원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쉽지만은 않았던 도전
 

사실 자그마한 중소기업이기에 기술의 성장이나 제품개발과 같은 과정들에도 힘든 점이 정말 많았다. 묘삼을 구하는 과정부터 새싹삼을 홍보하고 화장품 연구를 진행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아무런 지원이나 조언도 없이 힘든 시기를 견디며 끊임없는 노력을 하던 중 정부와 아주대학병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새싹삼 연구를 위한 실험실과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교수님들의 조언을 받으며 기술 개발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그녀는 새싹삼을 가지고 기능성 화장품뿐만 아니라 건강음료를 만드는 등 새싹삼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
 

그녀가 새싹삼에 쏟는 열정은 남다르다. 처음 6개월간은 조합원들과 함께 농장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로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사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이익을 쫓기 위해서가 아닌 사회 공헌의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큰 목표는 스마트농업 교육을 통한 ‘사회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었다. 물질적인 지원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로 접근해 농업 교육을 통해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녀는 기초생활수급자, 노숙인, 장애인, 노인 등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소외계층에게 지금까지 연구해온 기술들을 알려주고 취업, 창업 컨설팅을 도와주며, 그 중 일부는 인턴으로 직접 채용도 하고 있다. 또한 청년과 청소년들에게도 직업 교육을 통해 스마트 농업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일생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며, 앞으로 서울시 전체에 스마트농업 교육기관을 만들어 미래 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사회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앞으로도 새싹삼과 스마트 농업 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소외 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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