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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강릉 등명해변 박수비·김철 부부, 고물로 지은 '폐가'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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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강릉 등명해변 박수비·김철 부부, 고물로 지은 '폐가'서 사는 법
  • 이주석 기자
  • 승인 2020.01.27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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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푸드경제 이주석 기자] 강원도 강릉, 등명해변의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서 늦깎이 신혼 부부,  김철(42), 박수비(47) 씨가 살고 있다.

버려진 폐기물로 작품을 만드는 설치 예술가 김철 씨가 7년 넘게 비어있던 폐가를 직접 수리하고 개조해, 부부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이번주(1월 27일~31일) KBS 1TV <인간극장>은 5살차 연상연하 늦깎이 부부 김철·박수비(47) 씨 이야기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5부작이 방송된다.

# 고물로 만든 집, '라라 무리'로 놀러 오세요

국어 교습소를 운영하는 바깥양반, 박수비(47) 씨와 집안일이 좋다며 아내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안사람, 김철(42) 씨. 남편보다 다섯 살 연상인 수비 씨는, ‘철벽수비’라는 별명답게 마흔네 살에 결혼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7년이나 비워뒀던 산 중턱 폐가를 남편 철이 씬 고물상에서 주워온 폐목재와 고물들로 직접 수리를 하고 멋진 조형물들을 만드는 예술가. 새집에는 폐가와 어울리지 않는 아내를 위한 놀이터, 예쁜 ‘커피 BAR’도 만들었다.

아내가 학원에 출근할 시간이면 혼자 남아 조형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철이 씨. 부부는 아침이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등명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마당에 앉아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평화롭고 여유로워 보이는 그들도 사실 치열한 순간들을 살아왔다. 세 자매의 맏딸이었던 수비 씨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된 아버지의 암 투병으로 스무 살 무렵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며 국어 과외교사로 밤낮없이 일만 하며 살았다.

충청도 예산의 가난한 농부의 2남 1녀, 둘째로 태어난 철이 씬 가난을 면하기 위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농사일하시는 부모님이 늘 가슴 저리도록 아팠던 효자, 일찍 독립하기 위해 철이 씬 직업군인으로 외딴 섬에서 5년간 복무했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을 접을 수 없었다. 독학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배우고 서울에서 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 10년간 일했다. 처음엔 불나방처럼 서울살이에 뛰어들었지만 경제력을 갖추고, 한 단계 한 단계 지위를 얻어야 유지되는 도시의 삶에 끝이 보이질 않았다.

방황 끝에 찾아낸 곳이 등명해변의 한 폐가. 전 재산 500만 원으로 그곳에 자리 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만난 이가 5살 연상의 아내, 수비 씨였다.

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 등명해변의 두 사람, 당신은 나의 구세주.

“아내가 없었으면 지금쯤 저는 등명해변 앞 바닷가에 잠겨 있었을 거예요. 가진 것 없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외로움은 막을 수 없었다.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는데 철이 씬 그의 작품을 보며 가치를 인정해 주는 그녀가 좋았다.

수비 씨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할 거라고 믿고 살았다. 하지만 가진 것 없어도 아름다운 집을 꾸려가는 그의 모습에서 그를 향한 마음이 차차 연민에서 사랑으로 바뀌었다.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고, 따뜻한 물조차 나오지 않았던 바닷가 폐가, 문을 열면 펼쳐졌던 해변이 그들에겐 마당이었고, 시내 곳곳의 고물상을 보물섬이라고 부르며 쓸만한 물건들을 가져오는 그가 신기하고 멋져 보였다.

그녀의 가치를 인정해 준 사람은 그녀뿐이 아니었다. 철이 씨의 작품이 있는 등명해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도깨비’. ‘남자친구’ 등 유명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불편함은 불편함일 뿐, 사랑과 행복은 환경에서 아니라는 걸 그로 인해 알게 된 수비 씨, 먼저 청혼한 건 그녀였다. 철이 씨의 집을 찾아오던 무명 작곡가의 곡에 둘의 이야기를 더해 수비 씬 철이 씨를 향해 노래를 부르며 프러포즈를 했다.

황폐하기 그지없었던 등명해변의 폐가는 그들 부부처럼 상처 입은 젊은이들이 쉬어가는 쉼터로도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매해, 해맞이 철이면 바닷가 백사장에 철이 씨의 조형물을 설치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게 되었다. 혼자였다면 꿈도 꿀 수 없는 일들이 폐가를 찾아주는 손님들과 둘이 함께 일구었기에 가능했다.

# 우리 둘만 행복해도 될까요?,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행복은 잠시, 사람들로 북적였던 탓이었을까, 부부는 바닷가, 그들의 첫 보금자리를 쫓기듯 떠나야 했다. 7년간 철이 씨의 손때가 묻은 집의 장식을 제 손으로 철거하고 바다가 보이는 산 중턱, 또 다른 폐가로 이사를 했다.

7년이나 사람이 살지 않았던 집, 부부는 또다시 폐가를 수리하고 제2의 보금자리를 꾸미는 중이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했을 뿐, 아직 집은 고쳐가는 중이다. 딸의 결혼을 반대했던 수비 씨의 아버지도 아직 요지부동이다. 맏딸을 가장 아끼셨던 아버지셨기에 충분히 이해할 만 하지만 수비 씨는 이 집이 완성되고 봄이 찾아오면, 보고 싶은 아버지도 이 집을 찾아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누구나 그러하듯, 완결된 삶이 어디 있으랴, 철이 씨와 수비 씨는 새로운 집 마당에 철이 씨 작품이 세워질 전시관을 구상 중이다. 많이 늦었지만 두 사람을 꼭 닮은 2세도 계획 중이다. 겨울을 뚫고 드디어 일어나게 될 봄꽃을 기다리며 영원히 살게 될 집을 짓고 있는 그들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이다.

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오늘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강원도 강릉,  등명해변의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서 늦깎이 신혼 부부,  김철(42), 박수비(47) 씨가 살고 있다. 버려진 폐기물로 작품을 만드는 설치 예술가 철이 씨가 7년 넘게 비어있던 폐가를 직접 수리하고 개조해, 부부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간만에 트럭을 타고 고물상 쇼핑을 즐기는 부부. 하루종일 붙어 있으면 좋으련만, 국어 강사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학원으로 출근해야 한다.

사실 결혼 4년차가 되었지만 수비 씨 아버지는 아직까지 부부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 걱정하시는 어머니와 통화 후, 마음이 무거운 수비 씨다. 이어서 친정집 정수기까지 점검해주는 친한 동생 도훈 씨에게 아버지의 안부를 묻는데….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 사진 = KBS 인간극장 ‘우리의 결혼은 아직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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