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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하는 ‘댕거벨’ 농장 최소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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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하는 ‘댕거벨’ 농장 최소연 대표
  • 이연숙 기자
  • 승인 2019.04.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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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쓰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댕거벨' 농장 최소연 대표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이연숙지가]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듯 보이는 앳된 얼굴의 최소연 대표는 어엿한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였다. 젊은 감각과 넘치는 열정으로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그의 농장 ‘댕거벨’을 찾았다.

반려견과 함께 만드는 농촌 체험장 댕거벨

최소연 대표를 만난 곳은 한적한 경기도 양평의 체험농장 ‘댕거벨’이었다. 농장에 들어서니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이 딸기 밭에서 뛰어노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댕거벨은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딸기 수확 체험도 하고, 갓 수확한 신선한 딸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모든 농작물은 유기농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수확과 동시에 섭취가 가능하다.

신선한 제철 딸기는 사람에게도 물론 좋지만, 반려견이 하루에 1~2알을 섭취했을 경우 충분한 비타민을 공급받을 수 있어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영양 간식이다. 요즘엔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어나면서 댕거벨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날에도 한 가족이 반려견의 생일을 맞아 축하 파티가 한창이었다.

청년 농부의 미래를 결정한 1년간의 농업 탐방 여행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되는 고3. 진로 결정을 앞두고 최 대표도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소아 아토피로 고생하던 최 대표를 위해 온 가족이 서울에서 양평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도시와 떨어진 공기 좋은 양평에서 바른 먹거리를 먹으며 생활하면 아토피가 호전되지 않을까 하는 부모님의 결정이었다. 가족들의 바람대로 최 대표의 병세는 눈에 띄게 호전됐고, 바른 먹거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경험 덕오가닉 피플분에 아주 오래 전부터 농업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농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바이오식품학을 공부하며 꿈을 이루기 위한 토대를 쌓아갔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정말로 농사를 짓고 싶다는 최 대표의 중대발표에 서울에서 나고 자라 농사를 짓는 지인조차 없던, 그야말로 농사 문외한이었던 부모님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짐작이 간다.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접했던 농업이 아니라 직접 보고 들으며 결정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온 가족이 함께 1년간 농업 탐방 여행을 떠났다. 전국 각지에 있는 150여개의 농가를 방문해 농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농업의 실상과 앞으로 어떤 농업인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1년간의 농업 탐방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농사만 지어선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새로운 아이디어와의 접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지금의 ‘댕거벨’이다.

쉽지 않은 청년 농부의 길

심사숙고 끝에 농부의 길로 들어섰지만 이 길을 택한 걸 후회한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해야 하는 육체적인 노동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청년 농부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의 벽’을 마주했을 때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 구조상 농업을 시작하고 싶어도 토지와 자본 등 기반 시설이 없으면 진입조차 쉽지 않다.

농업과 관련된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도 부모님이 영농 시설을 갖고 계시지 않다면 합격 통보를 받기 어렵다. 이런 농업의 현실을 알려줄 멘토가 없었던 최 대표는 너무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혼란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더 큰 꿈이 생겼다. 자신과 같은 초보 농부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주는 것.

“저와 같이 젊은 청년들이 농업인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제가 부딪혔던 현실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 댕거벨에서 반려견의 생일파티도 진행할 수 있다. 2 딸기 체험 중인 반려견. 3 울타리가 쳐진 체험 존에서는 반려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4 딸기는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다.사진제공 댕거벨

지금까지 이런 농장은 없었다
새로운 농업 문화를 꿈꾸다

22살의 어린 나이이기에 앞으로 최 대표가 그려 나갈 댕거벨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최 대표는 더 많은 이들에게 자연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농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세워둔 많은 계획 중 하나가 ‘천연 잔디 배변판’이었다. 기존에 많은 반려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배변패드는 완전히 썩을 때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환경오염을 야기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는데,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천연 잔디 배변판이다.

딸기 수확철이 끝나면 농촌 체험장에 심어둔 천연 잔디를 수확한다. 이렇게 수확한 잔디는 세척, 살균 과정을 거쳐 천연 잔디 배변판으로 재탄생한다. 반려인과 반려견에게 자연친화적인 삶을 선물하면서 농가의 추가 수익도 창출해 1석2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 대표는 끊임없이 농업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발전시켜 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겠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만들어 나갈 새로운 농업의 모습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댕거벨의 최소연 대표가 걸어갈 농부의 길에 꽃길만 가득하길 바라본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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