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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주는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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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주는 소확행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8.11.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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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어른 모두에게 좋은 종합 영양 과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혜경기자]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를 주워 그 안의 밤을 획득하는 즐거움. 가을의 숲에서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밤 까먹는 재미 역시 가을밤을 풍성하게 해주는 소확행이다.
   
마치 잘 손질된 나무 표면을 보는 것 같이 그윽한 빛깔을 띠는 밤은 9월에서 12월이 제철이다. 세련된 빛깔 때문인지 밤색, ‘Chestnut Color'는 의류나 가방 신발 등의 라벨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런 빛깔만큼이나 밤은 과육이 가지고 있는 영양 효능도 뛰어나 동의보감에서는 가장 유익한 과일이라 꼽고 있다. 국내산 밤은 서양 밤보다 과육이 실하고 단맛도 좋은 편이다. 일반 소비자 눈으로는 크거나 작거나 굵기 차이 정도를 알아볼 수 있지만 밤은 품종이 생각보다 다양하다.

영양적으로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비롯, 무기질, 지방, 비타민 등 5대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이다. 무기질은 대표적으로 칼슘과 칼륨 등이 함유되었고 섬유질도 많다. 비타민은 A, B1, B2, C 등이 포함되어 가히 종합 비타민 과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골고루 함유된 여러 영양소 덕에 성장 발육 등에 좋은 효과를 내는 과실로 알려졌다.

위와 장을 편안히  
밤은 위와 장의 기능을 개선하는데 큰 효과를 보인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밤이 함유한 당분의 효소성분, 위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한방에서는 속의 냉한 기운을 따뜻하게 해주어 배탈 등의 소화 장애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 된다고 알려졌다. 또 기를 북돋워 허기를 채워주고 허기를 쉽게 느끼지 않도록 한다. 밤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과를 낸다. 그래서 변이 묽은 경우 밤과 찹쌀을 섞어 만든 밤경단을 먹이기도 한다. 신장 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도 있는데 이뇨작용을 도와 소변배출을 원활히 해준다.    

항산화 작용으로 젊음을
탄닌 성분은 항산화 작용도 하는데 그밖에 다른 항산화 물질도 함유해 밤의 특징적인 건강 효과로 항산화 작용을 꼽기도 한다. 카로티노이드를 비롯해 탄닌, 페롤산 등의 성분은 밤이 가지고 있는 항산화 성분들이다. 다른 항산화 물질의 작용처럼 지속적인 섭취로 활성산소로 인한 노화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면역력은 높게, 콜레스테롤은 낮게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데 당지질과 비타민C 성분 탓이다. 당지질은 세포를 활성화 시키고 비타민C는 신체 저항력을 높여주게 된다. 그래서 신체 컨디션이 들쑥날쑥하기 쉬운 환절기에 섭취하면 정상 컨디션을 쉽게 유지할 수 있다.

심혈관계가 허약한 이들에게 좋은 성분은 페롤산. 그 작용으로 지질 과산화물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해준다.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혈압관리에도 도움 되고 동맥경화 등의 혈관계 질환은 물론 심장질환 등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손발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속껍질의 숨겨진 효능
나무껍질처럼 매끈한 표면과 그 안에 폭신한 속껍질은 대부분 떫은 맛에 당연히 먹지 않고 버리는 부분이라고 알고 있지만 속껍질의 효능도 상당하다. 앞서 말한 밤의 항산화 작용과 탄닌으로 인한 건강효과는 밤의 속껍질에서 더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밤의 속껍질은 뻣뻣한 식감과 떫은 맛으로 인해 먹기가 쉽지 않다는 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 말려서 차처럼 성분을 우려내어 마시는 것이다. ‘율피차’란 이름으로 이미 밤 껍질 차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밤 껍질은 보통 말려서 사용하는데 날이 건조하고 햇빛이 많은 가을날 말리기 좋다. 말려둔 밤 속껍질은 물에 10여분 끓여 차로 마신다. 속껍질은 피부에도 좋다고 알려져 한방에서는 주름이 많은 이들에게 밤 껍질을 말려 곱게 간 다음 꿀에 개어 먹거나 잔주름 부위에 바르기도 한다.    

Tip 밤 껍질을 쉽게 까려면
전날 미리 찬물에 담가 놓는 방법을 많이 쓴다. 그러나 미리 담가 두지 못했다면 뜨겁게 끓인 물에 10여분 가량 담갔다가 쓰면 쉽게 벗길 수 있다. 밤도 감자 등의 채소와 마찬가지로 껍질을 벗긴 상태로 상온에 두면 색이 변한다. 변색 없이 사용하려면 식초를 몇 방울 탄 물이나 설탕물에 담가 변색을 막는다.

알콜을 무력화 시키는 생밤 효능
생밤은 술안주로도 많이 활용하는데 단순히 깔끔한 단맛이나 먹기 간편해서만은 아니다. 생밤은 알콜의 체내 흡수를 억제하고 알콜 분해를 촉진해 숙취로 인한 부담을 덜어준다. 한마디로 알콜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주는 것. 밤에 함유된 양질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근력 강화에도 크게 도움 되는데 허리가 안 좋거나 통증이 있는 이들에게 생밤을 권하기도 한다.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선수나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도 좋다. 특히 생밤에는 익힌 밤보다 비타민C가 많아 감기예방, 피로회복 등에 효과를 낸다.       

저온이 우선, 깐 밤은 얼려 두기도
밤을 보관할 때는 0~1°C 정도 저온에 보관하는데 보통 가정에서는 신문지에 싼 채로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더 오래 보관 하려면 좀 더 낮은 온도인 김치 냉장고 정도에 보관한다. 냉동고에 보관하는 방법도 있는데 밤 껍질 째로 얼릴 경우 먹으려면 끓는 물에 바로 넣어 삶아야 한다. 녹였다가 삶거나 찬물에 삶아서는 안 된다. 얼려 두는 또 다른 방법은 밤 겉껍질을 까서 얼리는 것인데 보통 약밥이나 요리의 재료로 쓸 때 활용하기 좋으나 생으로 먹을 때는 밤 특유의 오독거리는 식감은 떨어진다.     

Tip 집에서 군밤을 구울 경우
밤 껍질 표면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주면 구운 뒤 쉽게 까먹을 수 있다. 둥그런 밤 머리 부분에 길게 일자로 칼집을 넣은 다음 넓고 평평한 면에 십자로 칼집을 한 번 더 내준다. 구울 때는 군밤 굽는 철망이나 전용 냄비 없이도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활용할 수 있다. 팬이나 냄비에 호일을 깔고 칼집 낸 밤을 넣은 다음 뚜껑을 덮는다. 그 상태로 불은 중약 정도로 가열해 천천히 밤을 구우면 된다. 칼집이 벌어지면 밤을 한번 뒤집어 굽는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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