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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정의 추수감사절 식탁은 어떻게 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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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정의 추수감사절 식탁은 어떻게 차릴까
  • 황유진(오가닉식탁 저자)
  • 승인 2018.11.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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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Thanksgiving 또는 Thanksgiving Day)은  추수기에 수확을 감사하기 위한 전통적 북아메리카 휴일이다. 미국 가정의 아주 평범한 추수감사절 식탁은 실용적인 미국인들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음식들로 차려진다. 이날 추수감사절을 맞아 미국의 가정에서는 풍부한 음식을 차리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대화를 이어간다.

미국에서의 추수감사절은 11월 4째 목요일이며 보통 11월 25 일경이다. 이날은 학교 달력에 휴교로 표시되는 4일의 긴 주말이 포함되며, 추수감사절 다음날은 Black Friday(검은 금요일)이라고 부르는데, 전통적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기도 한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우리나라 추석과 마찬가지의 민족의 이동이 시작되는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매년 추수감사절에는 여행 등으로 제대로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지내지 못하고 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어쩌다 혼자 지내야 하는 추수감사절에는 동네 미국인 친구들이 항상 초대를 해주어 미국의 추수감사절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는 있지만, 문제는 그런 이유로 정작 중요한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을 만드는 걸 놓치고 살았다는 것. 그래도 언젠가는 나도 미국 추수감사절 파티음식을 스스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오늘 바로 앞집에 사는 토니부부(Tony's, 은퇴부부/ 부인은 전직 은행원, 남편은 방사선 전문가)가 초대한 추수감사절 디너에 일찌감치 참석하여 디너 테이블에 앉기 전까지 토니부부가 만드는 추수감사절 음식 하나하나 레시피를 물어가며, 머리에 적고 사진으로 남겨 왔다.
 

추수감사절 식탁이 차려지면 음식을 각자 가져와 먹기 전에 모두 자리에 앉아 기도를 한다. 사진 찍는 나와 다른 가족 한 사람이 빠졌는데... 추수감사절 기도는 계속되고... 이들은 "성부와 성좌와...아멘..." 천주교식으로 했다.
내가 경험한 평범한 미국 가정의 추수감사절의 풍경은 다음과 같다.
풍경 하나~ 넘쳐나는 풍부한 음식.
풍경 둘~ 모두 모여 풋볼게임을 시청하는 것.
풍경 셋~ 멀리서 온 친척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

 

추수감사절 음식을 준비하고 레시피를 설명해줄 토니부인, 더얼띠(Dorthy, 한국발음은 도로시 ), 전직 뱅크 오브 어메리카 은행원인 그녀가 준비한 추수감사절 디너 테이블 디자인. 추수감사절 분위기의 터키모양 장식, 호박, 테이블 캔들등 세터피스.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추수감사절 문화는, 한국의 가정 주부들이 추석날이면 추석 증후군에 시달릴 만큼 스트레스 받거나 일해야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 보였다. 추수감사절 등 명절은 물론이고 미국인들은 휴일이 오면 즐길 만큼 맘껏 즐기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늘 한국인인 내 눈에 비쳐졌다.

추수감사절 테이블 차리기(서빙 순서별)
 
1- 음료 및 에피타이저
 
음료 : 와인 2종류, 아이리쉬 럼 크림음료, 아이스티( 차가운 홍차).
에피타이져 : 칵테일 새우, 디핑 소스 모듬야채, 버섯+오이피클, 비트물 달걀 피클, 그리스 올리브오일 모듬 등. 에피타이저 중 비트물 달걀피클 외에는 모두 시판되는 것을 뚜껑을 열어 차렸을 뿐.

추수감사절 에피타이저와 추수감사절 음식 서빙은 2시부터 시작되었는데, 디너가 시작되기 전까지 에피타이저가 부페로 차려졌다. 이것들은 테이블로 가져오지 않고 각자 종이접시에 담아가져가 먹으면서, TV를 보거나 가족담화를 즐긴다.

 
2- 추수감사절 디너 메인과 사이드

송편이 한국 추석의 대명사라면 미국은 터키(칠면조)가 추수감사절의 대명사이자 메인 요리이다.
 
칠면조 구이 레시피
 

터키는 내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익은 정도를 체크 중었는데... 칠면조에 꽂은 빨강 핀이 위로 튀어오르면 다 익었다는 증거라고 한다.

더얼씨 아줌마의 추수감사절 칠면조 구이 레시피는 터키(칠면조)와 스터핑(stuffing)이라고 하는 허브 양파 등으로 양념한 것을 사서 안을 채우고 버터를 발라, 빨강 버튼을 고기에 끼우고 오븐에 굽는 것이 전부라고 알려준다. ‘이 정도라면 너무 쉬운데  그냥 반제품을 사서 익히기만 하면 되는 것’ 칠면조 구이를 서빙하는 사람은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야 한다. 칠면조 목과 간, 심장 등은 따로 삶아 먹는다고... 다 익으면 안에 채운 스터핑을 빼내 사이드 요리로 활용한다. 

칠면조 요리를 다한 다음 팬에 흘러 나온 양념물과 기름으로 만드는 그레비 소스(고기나 메쉬포테이토 소스)
 

칠면조 구이에서 흘러나온 물(양념과 기름)에 밀가루를 잘 개서 부어 걸쭉하게 익혀주면 끝!!

 추수감사절에 사용하는 그레비용 소스 칠면조 모양 그릇이다.
 

 
-신선한 야채 샐러드(채소만 잘게 다져 놓고 시판 소스와 치즈는 종류별로 테이블에 올려두어 취향대로 뿌려 먹게 한다).
-따뜻하게 서빙하는 메쉬포테이토, 옥수수 요리들은 전기 스토브용 요리판에 담아 각자 담아 가게 한다. 
-젤라틴으로 만든 크린베리 젤리(물론 시중에 통조림으로 파는 것).
-따끈따끈 비스켓 빵( 시중에 파는 반죽을 모양을 만들어 구우면 끝).
고구마구이(오븐에 나란히 올려 익을 때까지 구우면 끝).

2시 이후부터는 디너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여 4시에는 디너에 가져갈 음식이 따로 부페로 차려졌다. 따뜻하게 서빙할 음식은 전기 스토브를 이용한 서빙판에 준비하며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가장 연장자인 어른부터 음식을 가져가도록 안내되었다.

도얼씨 아줌마가 가르쳐준 초간단 비트 달걀 피클만들기 레시피.
 

만드는 법

1- 달걀은  삶아서 준비하고, 양파는 슬라이스로 썰어 둔다.
2- 유리그릇에 달걀과 양파를 담고 시판용 비트 피클 통조림에 든 비트와 비트 물을 붓는다.
3- 식초와 단맛(사카린 종류나 설탕) 을 더 추가한다.
 

토니 아저씨의 초간단 메쉬포테이토 만들기

감자를 잘라 냄비에 물을 붓고 푹 삶은 다음 물기를 빼고, 우유와 버터를 조금씩 넣고 메시 포테이토용 도구로 으깨면 끝.

  

디저트 테이블 : 블루베리 케이크, 호박파이, 호밀쿠키. 모두 시판되는 재료를 사다가 구운 것.

음식이 넘쳐나는 듯 풍부하지만 아주 간편하게 만들고 실용적인 음식으로 차린 추수감사절 식탁이었다.
 
PS.
이 글은 약 8년전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평범한 가정집을 방문해 미국 추수감사절 음식 총 준비과정을 취재한 내용으로, 취재 3시간, 자료정리 및 글쓰기 3시간, 총 6시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해 처음으로 제대로 미국 명절음식을 공부한 날이기도 하다.

글 사진 황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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