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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커리 양념 바싹 돼지 불고기, 친절한 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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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커리 양념 바싹 돼지 불고기, 친절한 쌈
  • 황유진
  • 승인 2018.10.1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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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식탁
된장커리 양념 바싹 돼지 불고기

우리 집 주방과 아래층 거실에 있는 커다란 통유리 문을 열고 나가, 왼쪽으로 몇 발자국 돌아가면 거기에 바로 텃밭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텃밭 거름용으로 버려야 하므로 나갈 때마다 텃밭에 잠깐 눈을 돌려 체크하는데, 며칠 비가 내리더니 상추 키가 부쩍 자랐다. 주방 바로 옆의 텃밭이 나의 채소 저장소이니 필요할 때마다 뛰어가서 오가닉 식탁에 쓸 재료로 협찬받아 온다. 돼지 불고기에 쌈 싸 먹기, 이달에 제안하는 메뉴다.

글 사진 황유진(오가닉식탁 저자)

올해는 꽃상추, 적상추, 그린상추 종류별로 다 심었는데, 특히 적상추가 대체적으로 벌레의 공격 없이 크고 깨끗하게 자랐다. 좀 솎아 줄 겸 먹어 줘야 할 것 같아 가위로 잘라 왔는데, 한 포기에서 나온 잎이 하도 커서 부피가 꽤 많다. 저탄수화물 식을 계속하는 중에는 상추에 밥만 싸 먹기는 용서가 안 될 때도 있으니, 마침 대기 중인 불고기용 돼지고기를 가늘게 썰어 양파, 된장, 청양고추, 커리 양념 매콤 소스를 만들어 바싹 구어 친절한 쌈을 만들어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친절한 쌈은 남편을 위한 쌈을 말한다. 남자들은 손으로 쌈 싸 먹기를 참 싫어하는데, 누가 싸서 입에 넣어 주는 걸 기대하는지?
 

노랑이 강조된 어느 뜨거운 여름날 유진의 오가닉 밥상. 된장 커리 주물럭 소스에 재워 바싹 구운 돼지 불고기와 망고, 머스터드, 커리 드레싱 돌나물 샐러드.

우리 집 그 사람도 쌈을 먹을 때면 어서 쌈을 넣어 주길 기대하며 옆에서 입만 방긋방긋 하든가, 안 그러면 일부러 못하는 척 자기 손으로 아주 어설프게 겨우 싸 먹는 걸 보여 준단 말이다. 그러니 어떡하겠나? 나 하나, 당신 하나 속도 맞춰 사이좋게 먹으려면 차라리 미리 친절한 쌈을 만들어 두면 좋겠다 싶어 제안해 본다.

이번에 만든 친절한 고기쌈은 노랑이 주제이므로 고기에는 커리가 들어간 주물럭 된장 소스를 써 본 것이고, 사이드로 만든 샐러드드레싱도 망고, 머스터드소스에 커리를 넣어 역시 노랑을 강조했다.
커리는 미국에서는 치매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재평가되고 있는데, 부부가 함께 치매 예방도 하고 친절한 쌈도 서로 먹여 주고 그러시라고…, 업그레이드판 유진의 친절한 쌈 세트를 소개한다. 친절한 쌈 세트는 밥 탄수화물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점심 한 끼로도 거뜬하다.

만드는 법
재료(약 2인분) : 돼지고기 불고기감 썰어서 약 2컵, 상추 잎 8장, 돌나물 한줌, 미니 귤이나 오렌지 1/2개(옵션)
불고기 주물럭 양념 :  양파 1/2개 다진 것, 마늘, 생강 약간, 된장 1TBS, *청양고추 1/3개, 간장 1/2TBS+올리브 오일 2TBS, 커리 가루 1/4ts, 소금, 후추, 파, 통깨, 효소 액, 고추장이나 쌈장 약간
샐러드:* 드레싱(레시피에 설명)

tips. *대체 재료
드레싱=시판용 이탈리언 드레싱에 오렌지나 살구 등 노랑 과일을 갈아 섞어도 된다.
청양고추=*노랑 파프리카를 넣어도 된다.

불고기 재우기와 익히기
 

 

1. 믹서에 양념 재료 중 양파 1/2개, 된장 1TBS, 간장 1/2TBS을 넣고 갈아서 고기에 넣고 섞은 뒤, 올리브 오일 1TBS, 커리 가루 1/4ts, 소금, 후추 약간을 넣어 섞는다.
2. 요리용 장감을 끼고 손으로 주물럭거리고 무쳐 준다. 올리브 오일을 소스에 미리 넣어 고기 구울 때 깔끔하게 완성되도록 한다.
3. 고기는 가능하면 물기 없이 바싹 굽고 마지막에 다진 파를 넣고 불을 끈다.
4. 필요하면 효소로 양념하여 맛의 밸런스를 맞춘다.

상추 준비와 친절한 쌈 만들기
 

1. 상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바깥쪽으로 반을 접듯 꺾고 다시 가운데를 살짝 꺾어 쌈을 준비한다.
2. 고추장이나 쌈장을 초벌 간으로 발라 준다.
3. 고추장 쌈장 위로 구운 고기를 얹고 파, 통깨를 솔솔 뿌려 낸다.
4. 도시락용은 나무 포크로 단단히 고정해서 준비하면 된다.

된장 커리 불고기 샐러드
- 샐러드 접시에 돌나물을 깔고, 바싹 불고기와 다진 파를 뿌리고 미니 귤을 배치해서 드레싱과 함께 낸다.

Tips. 드레싱은 망고 효소를 만들고 남은 건지로 만든 것인데, 직접 만들려면 망고와 식초를 블랜더에 넣고 갈아 올리브 오일, 식초, 머스터드, 효소, 커리로 간을 하거나, 집에 있는 이탈리안 드레싱에 망고나 커리, 머스터드로 색을 내서 쓴다.
 

망고 머스터드 드레싱에 돌나물, 된장 커리 바싹 불고기 샐러드 시식. 대충 만들어도 이건 정말 레스토랑 격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숙녀를 위한 점심 한 끼로도 좋다. 소스의 성격상도 그렇고 불고기를 바싹 구어서 잡내가 안 나고, 아주 부드러워 차갑게 먹어도 좋은 요리이다. 도시락, 다이어트 점심 한 끼로 제격!!

큰 상추쌈 접어 둔 것을 입에 넣어 보니 역시 요리하기 전에 기대한 바대로 결과가 나왔다. 달콤, 매콤, 향기도 좋고. 푸짐하게 차린 것처럼 보이니, 이번 주말용으로 또 만들어야겠다.
손 까딱하기 싫어하는 그대를 위한 친절한 쌈, “이제 니가 직접 집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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