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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우량예? 고소리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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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우량예? 고소리술 ★★★★☆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8.10.1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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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기자] 고소리술은 개성소주, 안동소주와 함께 3대 전통소주쯤으로 꼽히는 술이다. 고려시대 몽고군의 주둔지였던 제주의 최초 증류주로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되었다.

국내 증류주는 13세기 몽골 징기스칸 군사들이 페르시아 지역을 정벌하면서 들여온 증류주 기술을 재 전수 받은 것이다. 몽고군은 말로 이동하는 기동력을 중시하는 군대로 양이 많은 발효주 대신 양이 적고 알코올 함량이 높은 증류주를 선호했다.

일제 강점기 가양주 제조가 전면 금지되면서 고소리술 전승이 단절될 위기에 처했으나 민가에서 약용주(리큐르)를 제조하는데 암암리에 이용하며 현대에 이르러 대량 제조되기에 이르렀다. 고소리술이라는 이름은 소주를 고아내리는 그릇인 고소리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에 시음한 고소리술은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제주샘영농조합법인에서 양조한 것이다.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곳으로 제주에서 양조장 견학으로 유명한 양조장이기도 하다.

이 양조장에서는 알코올 함량 40%, 29%의 고소리술을 생산하는데 이번에 맛본 술은 40%짜리다. 고소리술은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4번이나 차지했고 2014년과 2015년 벨기에 몽드셀렉션에서 연이어 금상을 수상했다. 유명 국제 주류품평회인 IWSC에서 2014년 동상, SWSC에서 2015년 은상을 수상하는 등 그 술맛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제조과정은 우선 청주인 오메기술을 만들고 이를 증류하여 만든다.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의 오메기술은 좁쌀 10%와 서귀포에서 생산한 쌀 90%의 비율로 만든다고 한다. 원래 메조와 다른 잡곡으로 만들었던 옛 오메기술보다 훨씬 고급이다.

이 같은 오메기술을 증류한 고소리술은 상당히 정제된 고급 증류주의 품격을 보여준다. 액체는 맑고 투명하며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간다.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쓴맛 이후 단맛이 이어지는데 상당히 독특하며 여태까지 맛보았던 어느 술보다 입안에서의 여운이 길게 느껴진다. 왜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고소리술의 독특함은 조를 사용한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지 못한다. 고소리술은 발효를 위해 입국, 누룩, 효모, 정제효소 등을 사용했으며, 단맛을 내기 위해 천연감미료인 스테비올배당체를 첨가했다. 깔끔한 안동소주에 비해 훨씬 복잡한 맛을 낸다. 중국술 우량예가 문득 떠올려진다.

문득 조를 더 많이 사용했으면 어떤 맛이 났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에는 다른 양조상제서 생산한 고소리술, 그리고 오메기술까지 섭렵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어느새 고소리술이란 장르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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