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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사과 '감자', 비타민C 많은 탄수화물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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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사과 '감자', 비타민C 많은 탄수화물 에너지원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8.07.16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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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혜경기자] 감자처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채소가 또 있을까. 매일 먹는 일상식 반찬으로도, 서양식 브런치 메뉴에도, 또 아이들 간식 메뉴는 물론 술안주까지. 마트나 시장만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라 무심히 지나치기 쉽지만 감자만 구비해 놓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한 끼 식사를 위해 둘러앉은 사람들 앞에는 금방 익혀낸 듯 감자가 어두운 톤의 배경 속에서 환하게 몸을 드러내고 있다. 그림이 그려졌을 당시만 해도 감자는 그리 고급 음식은 아니었다. 감자의 원래 고향은 남미 페루로 안데스산맥 잉카인들의 식량이기도 했다. 유럽 열강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유럽에 전해졌다. 하지만 등장하자마자 환영받지는 못했는데 유럽에서 자란 감자는 맛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던 중 급속한 인구 증가와 전쟁, 흉년으로 인한 식량난 속에서 주요 대체 식량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되었다. 여기에는 쌀에 비해 년간 3모작이 가능한 감자의 특성도 한몫했다.    
   
현대로 접어들며 감자는 동서양을 초월해 여러 음식에 활용되는 다재다능함을 보였는데, 그 재능 탓에 감자 하나만을 소재로 한 요리책도 등장했다. 이렇듯 활용도가 높은 감자는 영양 면에서도 매우 우월하다. 사촌쯤으로 여겨지는 고구마와 비교해 단맛도 적어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6월부터 10월까지가 제철인데, 특히 햇감자는 그냥 삶아 익히기만 해도 포슬포슬한 식감 때문에 별미로 꼽히기도 한다. 쌀,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작물로 꼽힐 만큼 여전히 주요 식량으로 꼽힌다.

삶아도 쪄도 비타민C는 그대로 

뽐므 드 떼르(Pomme de terre). 사과를 뜻하는 ‘뽐므’, 땅을 뜻하는 ‘떼르’ 두 단어로 이루어진 것이 불어에서 감자를 뜻하는 ‘뽐므 드 떼르’이다. 프랑스에서는 땅의 사과라는 의미로 불리는데, 이는 감자의 비타민C 함유량이 높은 데서 비롯된다.

감자의 비타민C 함유량은 사과에 비해 약 3배가량 더 높을 정도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C는 다른 과일에 함유된 비타민C가 수용성이라 쉽게 물에 녹아 버리거나 열로 손실되는 것과 달리 전분으로 싸여 있어 손실율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감자를 찌거나 삶아도 비타민C는 손실이 적어 비타민C 공급원으로 매우 좋은 식품이다. 그 탓에 보통 크기 감자 2개 정도만 섭취해도 하루 비타민C 섭취 권장량은 모두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C 외에도 비타민B1, B2, B6등도 함유되었다.

비타민들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매우 다양한데 우선 비타민C는 대표적인 항산화 효과를 내는 성분이며 항염 효과도 있어 노화 방지와 면역력 증강,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또 비타민B1은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 불안 초조감 등을 해소하며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탄수화물은 물론 섬유질과 무기질의 보고  

또 감자 하면 빠져서는 안 될 영양소가 탄수화물. 탄수화물의 대표적인 급원이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특징이 있다. 쉽게 포만감을 주며 에너지 급원 역할을 하는 반면 열량 섭취는 적어 탄수화물 식품이지만 다이어트용 식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는 감자에 섬유질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75% 이상 성분이 수분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감자에 많은 섬유질 성분은 잘 알려진 대로 대장 기능을 활성화 시켜 변비 증상을 해소해 주고 장 건강을 유지시킨다. 특히 감자 중에서도 자줏빛을 띠는 품종은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칼륨도 감자가 함유한 풍부한 영양소 중 하나로 체내에 나트륨이 불필요하게 많은 경우 이를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고혈압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류와 김치, 젓갈류 등 나트륨 섭취가 많은 한국인들 식습관을 감안할 때 과다 섭취된 나트륨 배출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감자의 칼륨 함유량은 수박이나 사과보다 4배가량 높은 편이다.

주의할 점은 칼륨 역시 과다 섭취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의외로 감자에는 철분도 많아 빈혈에도 좋은데 감자에 많은 비타민C 성분이 철분의 흡수를 돕기도 해 철분 섭취를 위해서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식품이다. 감자의 이런 철분 함유는 감자의 생존과도 직결되어 있다. 기후 변화가 심한 환경에서도 견디기 위해 감자 자체의 철분 함유는 필수적이란 것이다.

감자는 햇빛을 싫어한다?!

감자를 보관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푸르게 변하는 것과 싹이 나는 것이다. 일단 햇빛을 피한 건냉소에 보관하는 것이 첫 번째 요건이다. 햇빛을 받으면 감자는 푸르게 변하고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생기는데 푸르게 변한 감자는 먹으면 안 된다. 싹이 난 감자도 독성 때문에 먹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싹이 난 부분만 도려내고 요리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단 싹이 난 감자는 싹이 나지 않은 다른 부분까지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구입한 감자가 많을 때는 종이 박스에 담고 켜켜로 신문지를 깔아 보관해 준다. 감자 사이사이에도 신문지를 구겨 넣어 준다. 담는 박스에는 옆면 사방에 통풍이 잘되도록 구멍을 뚫어 준다. 감자가 담긴 박스 안에는 사과 한 개를 같이 놓아 두면 습기가 생기지 않고 싹도 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비닐에는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닐 안에 습기가 차게 돼 감자가 썩기 쉽다. 감자를 요리하다 보면 감자가 뭉개져 죽처럼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요리 전 물에 담가 과다한 전분을 일정량 빼 주면 아삭한 식감을 살리면서 요리할 수 있다.
 
Tip

껍질을 깐 감자는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린 물에 담가 냉장실에 보관하면 2~3일 동안은 갈변을 막을 수 있다. 또 맛도 변하지 않게 된다. 요리하다 남은 감자나 썰어서 이용하고 난 감자도 맛과 색을 변치 않게 보관할 수 있는 요령이다.   

감자를 쪄 놓거나 삶은 상태로 보관하려면 으깨서 얼려 놓는 것이 나중에 쓰기 좋다. 찌거나 삶은 상태로 냉장실에 넣어 두면 수분은 증발하고 녹말이 굳어 다소 단단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얼리는 경우는 푸석푸석해지기 쉽다. 차라리 으깨서 지퍼 백에 담아 얼리는 것이 이후에 쓰기 편리한 상태가 된다. 으깨서 보관한 감자는 매시드포테이토 등으로 샌드위치, 샐러드에 활용한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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