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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의 한우, 볏짚으로 키워요” 대산축산농장 박재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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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의 한우, 볏짚으로 키워요” 대산축산농장 박재덕 대표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7.12.1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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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 기자]우리 한우는 볏짚을 먹어야 제 맛이다?! 볏짚을 먹어야 한우가 맛있다며 최고의 볏짚 등을 공급하며 갖은 정성으로 한우를 키우고 있는 경기도 양평 대산축산종장 박재덕 대표를 만나 한우사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추수가 끝난 논에 마시멜로처럼 베일들이 줄지어 서있는 한가한 농촌 풍경. 흰 비닐 안에 볏짚을 원통형으로 압축해 넣은 베일은 우리 한우들에게는 마시멜로와 같은 맛있는 영양식이다.

해질녘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 있는 대산축산농장 축사의 한우들은 빨리 볏짚을 안 준다고 길게 울음을 늘였다. 대산축산농장(대표 박재덕)의 6,000㎡의 축사에서는 300마리의 튼실한 한우들이 자라고 있었다.

대산축산농장은 한국에 100곳 정도에 불과한 한우육종농가로서 1등급 비육우를 100% 생산하는데 그 중 고급육 비율이 무려 86%에 달한다. 게다가 HACCP 인증과 무항생제 인증에 경기도 G마크까지 달았다. 여기서 생산된 한우는 몇몇 수도권 백화점에 납품된다.

우리 한우가 볏짚을 먹어야 하는 이유
 

“볏짚이야말로 우리 한우들에게는 보양식과 같지요. 알팔파 티모시 톨페스큐 등 수입 건초와 사료도 함께 급여하는데 볏짚에 가장 신경 씁니다. 볏짚은 한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심지어 볏짚 양에 따라 고기 향이 달라질 정도로 한우 맛을 좌우합니다.”

대산축산농장 박재덕 대표(51)는 자신이 1++등급 비육우를 그처럼 많이 생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로 볏짚 급여를 꼽았다. 그는 특히 육성우와 번식우에게는 볏짚을 꼭 먹인다. 최고 양질의 수입 건초를 먹여도 소들은 불안해 하지만 볏짚을 먹이면 비로소 안정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송아지가 탈이 나면 볏짚 삶은 물로 치료하며, 볏짚을 약간 젖어 있는 상태로 묶어야 영양 손실이 적다며 직접 베일러를 몰아 볏짚을 묶기도 한다. 벼 재배 농가에서 볏짚을 얻는 대신 300마리의 소들이 생산한 퇴비를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레 순환농법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박 대표는 축산에 관한 박사이다. 축산일 틈틈이 공부해 서울 유수의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식품유통경제학 석사에 이어 축산경영유통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FTA 구제역 등 어려움을 겪으며 학문의 중요성을 깨달아 한 공부인데 공부한 내용을 현장에 곧바로 적용시키고, 다른 한우농가에도 전파시켜 경기도 ‘농업마이스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출하 6개월 전부터 소들에게 소다(중탄산나트륨)를 먹여 소화율을 높인다. 소들은 먹이의 28~29%를 대변으로 그냥 배출하는데 소다를 먹임으로써 그 비율을 10%정도로 낮추고 사료비도 절감하는 것이다. 그는 수송아지의 경우 5개월 정도에 거세해 요로결석을 예방하고, 참숯가루를 먹여 소들의 위장을 보호하기도 한다.

그가 소들을 위해 하는 일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들에게 사람도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할 정도로 위생을 철저히 하고, 1년에 한 번은 460만 원의 비용을 들여 브루셀라 요네병 구제역 구제역혈청검사 우결핵 등 5가지 질병검사를 한다.

면역력을 높여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해 생균제를 먹이는 한편 11월부터 3월까지 동계 시즌에는 매일 마리당 1㎏씩 사료를 더 준다. 그는 그런 노력들에 대해 “소들을 키워서 도축장에 보낼 때까지 지켜야 할 신뢰로, 그래야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축사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따라 한우의 질이 달라진다”며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대우에도 크게 신경 쓴다. 심지어 ‘외국인노동자와 이주여성의 만족도’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했을 정도다.

그는 양평 한우농가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양동면은 1979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인공수정을 실시하는 등 한우 개량화가 이루어진 곳이다. 일본 기술을 도입해 최초로 거세시술을 하기도 했다. 그런 연유 등으로 양평의 한우는 전국의 어느 한우보다 소 값이 평균 20만 원 비싸다. 예전에 ‘개군한우’로 이름을 떨쳤던 양평의 한우는 지금은 ‘물맑은양평한우’ 브랜드로 그 명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전국 대회 2위에 오른 뛰어난 한우사육기술
 

박재덕 대표는 양평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한우를 보고 자랐다. 일찍이 ‘우리 한우를 최고로 잘 키우는 한우사육가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농업고에 진학했고, 젊어서부터 밥만 먹여주어도 한우농장에서 일하며 실무를 익혔다.

한때 농기계대리점을 하다가 1999년 지인의 축사 한편에서 6?마리의 소로 한우 사육을 시작, 사육두수를 점점 불려가 지금의 300두에 이르렀다. 그동안 한우를 잘 키워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2013년과 2014년 두 번이나 받았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의 꿈인 전국 1등이 여전한 목표다. 지난 2015년 전국축산진흥대회에서 2등에 머문 것이 그에게는 큰 한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의 당장의 목표는 내후년 상반기까지 사육두수를 500두로 늘리는 것이다.

“한우 비육우 한 마리를 30개월 키워서 시장에 내어 평균 1천만 원에 팔아도 송아지 값 300만~350만원과 사료비 400만 원, 그리고 톱밥료 전기세 인건비 등을 제하면 120만 원밖에 남지 않는 게 한우농가의 현실입니다. 게다가 구제역이라도 발행하면 멀쩡한 소도 마리 당 2만~3만원밖에 남기지 못합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요. 한우고기가 비싼 게 아닙니다. 한우 많이 애용해 주세요!”

사진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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