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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시며 하는 세계사 공부, 볼파스 엔젤만 링크티니스(VOLFAS ENGELMAN RINKTIN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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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시며 하는 세계사 공부, 볼파스 엔젤만 링크티니스(VOLFAS ENGELMAN RINKTINIS) ★★★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7.12.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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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백종국 기자] 대형마트에서 발견한 볼파스 엔젤만 링크티니스. 이 캔 맥주를 집어온 것은 순전히 세련된 외관과 제조국이 리투아니아라는 것 때문이었다.

볼파스 엔젤만 링크티니스는 발트3국 중의 하나인 리투아니아에서 수입된 프리미엄 라거 맥주이다. 입이 닿는 마개 부분에 금박지를 별도로 입힌 데다 통상 500㎖인 롱캔보다 좀 더 긴 금빛의 1파인트(568㎖) 롱캔은 가히 맥주계의 미녀라 할 만하다.

자료에 따르면, 볼파스 엔젤만 양조장은 지난 1853년 유대계 리투아니아인인 Raphail Wolf에 의해 설립되어 1930년대까지 가장 인기 있는 리투아니아 맥주였다가 2008년 재탄생했다. 볼파스 엔젤만은 초창기 새롭고도 높은 퀄리티를 지닌 맥주로 출발하여 리투아니아 맥주 소비량의 40%까지 담당하고 여러 품평회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 연방으로 흡수된 리투아니아 정치경제 사정으로 인해 1940년대 국유화되기도 했으며, 한때는 체코 브루어리인 ‘필스너 우르껠’에 인수되어 시설 현대화를 이루기도 했다. 1999년 핀란드 회사인 Olvi Plc가 인수해 99%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링크티니스의 원재료는 정제수, 맥아, 효모, 호프이며 알코올 함량은 5.2%이다. 액체는 매우 맑고 엷은 황금색이며 혀로 느껴지는 입자가 곱다. 편하고 부드러운, 가벼운 풍미의 맥주인 것이다.

좋게 말하면 임팩트를 잃은 스텔라 아르투아, 나쁘게 말하면 부가물 맥주 밀러 같다. 아무래도 맥아 사용량이 적은 듯 맥아 맛이 약하다. 맥덕들은 불만일지 몰라도 현대 맥주 양조의 메인스트림을 잘 따르는 맥주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구 280만의 소국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유럽에 자리한 이유가 크다고 보인다. 볼파스 엔젤만 양조장이 자리한 곳은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Kaunas)이다.

40만 인구의 카우나스는 자유와 혁명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1972년 스무 살의 한 청년이 소년의 지배에 반대해 분실자살 함으로써 리투아니아의 혁명과 독립의 기운을 움틔웠다. 1970~1980년대 카나우스에서는 당시 소련에서도 금지되어 있었던 장발문화와 비틀즈, 록음악도 아무 어려움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구소련 내에서 불고 있는 자유화에 대한 갈망을 대변했으며, 전 소련 내 히피문화의 메카로 부상했다. 

이런 배경 덕분에 리투아니아는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같은 인근 국가나 중앙아시아 등에 비해 소련화가 가장 덜 진행된 나라였다고 한다. 1991년 드디어 소련의 무력 개입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달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지난 1991년 10월에 수교하였으며 2002년 사증면제협정이 체결되었다.

카톨릭 국가인 관계로 카우나스에는 성당이 큰 볼거리이며 독특하고 재미있는 박물관이 많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유럽 전역에서 수집한 악마형상들을 전시하고 있는 악마박물관이다. 여기서는 죽어서 악마가 되어버린 스탈린과 히틀러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사진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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