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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우 국제그린푸드레메디 대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비건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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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우 국제그린푸드레메디 대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비건 생활'
  • 조준희 기자
  • 승인 2020.09.1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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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우 국제그린푸드레메디 대표
채선우 국제그린푸드레메디 대표

 

[푸드경제 조준희기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을 위해 비건을 시작했다는 채선우씨는 남편과 함께 유기견 출신 반려견 5마리를 키우며 행복한 비건 생활을 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실천하는 비건라이프는 과연 어떨지 그녀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보았다.
 

선우 씨는 현재 비건과 관련된 각종 강의를 하고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제그린푸드레메디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안 비건 요리를 연구하는 요리 연구가, 반려동물의 건강한 식사를 도와주는 펫 영양 관리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비건을 널리 알리고 있다. 

비건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생명을 존중한다는 뜻이기에 음식을 비롯한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 동물성 제품을 지양한다. 일상에서도 반려견을 포함한 그녀의 가족은 모두 채식을 하며,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옷을 입지 않고, 반려견의 목줄과 하네스도 가죽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우 씨는 지금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는 직장인이었고, 고기를 좋아해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비건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마흔이 되자 지금까지 해온 일들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찰나에 일본의 펫 케어 산업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 역시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펫 케어와 관련된 많은 수업을 들었다. 
 

“주인이 건강해야 반려동물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어요” 

펫 영양학 공부를 하며 그녀가 가지게 된 생각이다. 자극적인 음식과 육류를 좋아하고 즐겨 먹던 그녀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을 위해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으로 서서히 바꿔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무렵 우연히 SNS에 올라온 도축영상을 보게 됐다.

육식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고통 속에 죽어 가는 모습에 선우 씨는 강한 충격을 받았고 2017년 1월 1일부터 남편과 함께 단호하게 비건 선언을 했다. 
 

비건 펫 푸드에서 중요한 3가지

반려동물을 위한 비건 펫 푸드를 만들면서 그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사람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반려동물들은 사람보다 몸집이 작아 음식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요.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신경 써서 음식을 만들어 줘야 해요.” 

선우 씨는 반려견에게 매번 직접 채식 요리를 해서 먹이고 있는데, 이때 반려견을 위한 요리를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식사를 함께 준비한다. 재료는 항상 건강한 유기농을 고집하는데, 일부는 마트에서 구입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잘 구할 수 없는 채소나 허브는 집 앞 텃밭에 심어 직접 길러 먹는다.

두 번째는 반려동물이 좋아해야 한다. 
“펫 푸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류냐, 채소냐’가 아닌 냄새와 맛이에요.” 

가끔 강아지나 고양이는 채소를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사실 아이의 취향에 맞게 냄새와 식감을 신경 써서 조리해주면 채소도 아주 맛있게 먹는다. 

대부분의 강아지들은 약간 짭조름한 향과 감칠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감칠맛이 나는 식물성 재료를 다른 재료와 섞어서 넣어주면 잘 먹는다. 그럼에도 채소를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면 재료를 조금씩 바꾸거나 조리법을 바꿔 식감을 조절해주면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 만들기 편해야 한다. 
“매일 하는 음식이니, 하다가 지치면 안 되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편하게 요리를 해서 먹일 수 있어야 한다. 너무 구하기 힘든 재료를 사용하거나 조리 과정이 복잡하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메뉴로는 펫 커리와 펫 쿠키를 추천한다. 펫 커리는 당근과 브로콜리 등 채소에 강황가루 조금과 코코넛 밀크를 넣어 만든다. 이후 파스타나 찰밥을 조금 섞어서 주면 아이들이 건강하고 배부른 한 끼를 챙길 수 있다. 또 펫 쿠키는 코코아 대신 코코아 맛이 나는 케롭파우더를 넣고 견과류와 코코넛 파우더를 추가해 만든다. 둘 다 사람이 먹어도 될 정도로 맛있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비건식 동물들, 일반 동물 비해 건강하고 잔병 없어

사실 처음 반려견에게 비건을 시작할 때는 고민도 많이 했다. 사람은 의지에 따라 자신의 식생활을 결정할 수 있지만, 강아지는 의지와 상관없이 주인이 주는 대로 식습관을 바꾸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서도 ‘주인이 원한다고 채식을 강요하는 건 학대 아니냐’, ‘영양이 부족해져서 아프면 어쩌냐’는 등 말들도 많았기에 더 망설여졌다.

하지만 주변의 사례를 보고 마음을 돌렸다. 비건식을 하는 반려동물들은 일반 사료를 먹는 동물들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잔병치레 없이 편안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었다. 걱정하던 영양소와 관련된 부분은 채소와 곡물, 견과류, 과일 등 다양한 식품의 영양소를 알아보고 골고루 섞어서 먹이면 충분히 육류를 대체할 수 있었다. 

미숙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매일 조금씩 다른 유기농 비건 푸드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반려견의 취향과 입맛을 알기 위해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영양학을 공부하며 아이들에게 부족한 영양소는 없는지 체크했다. 그 결과 반려견들은 놀라운 변화를 보여줬다. 

사진 양우영 기자

“아이들의 피부병이 싹- 낫고 몸에서 나던 악취도 사라졌어요” 
또한 만드는 정성을 알아주는 것인지, 유대감도 훨씬 더 깊어졌다고 한다.

전세계에 한국식 비건 펫푸드 알리고파

현재 한국의 펫 푸드 시장은 예전보다는 넓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때문에 비건을 하고 싶어도 힘든 실정이다. 그녀는 이런 한국의 펫푸드 시장 바꾸고 싶다. 조금 더 시장을 넓히고 다양화하며,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음식을 연구하고 콘텐츠를 개발 할 계획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한국식으로 만든 비건 펫푸드를 널리 알려 전 세계 펫푸드 시장에서 한국식 비건 펫푸드를 만나볼 수 있도록 정착시키는 것이 그녀의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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