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9:50 (목)
실시간뉴스
[EBS 한국기행] 참나물·부추전·부침개…100년 넘은 영양 깜장집 부엌 밥상
상태바
[EBS 한국기행] 참나물·부추전·부침개…100년 넘은 영양 깜장집 부엌 밥상
  • 이주석 기자
  • 승인 2020.05.15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BS 한국기행 ‘오월의 부엌 - 깜장집 부엌은 따스했네’
EBS 한국기행 ‘오월의 부엌 - 깜장집 부엌은 따스했네’

[푸드경제 이주석 기자] 들판 푸르러지고 물길 잔잔해지는 찬란한 계절의 여왕, 오월. 식재료 또한 풍성해지면서 자꾸만 들락이고 싶은 곳이 있다.

어디에나 있고, 누구에게나 정겨운 추억 하나쯤 머물러 있는 곳. ‘부엌’이 그러하다.

부엌에서 탄생하는 오월의 봄맛은 물론, 그 부엌을 오가는 이들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푸근한 삶의 이야기까지…. 오월의 부엌은 어떤 모습일까. 슬그머니 그 부엌문을 열어 본다.

오늘(15일) EBS 1TV <한국기행> ‘오월의 부엌’ 마지막 5부에서는 ‘깜장집 부엌은 따스했네’ 편이 방송된다.

◆ 100년 전 그대로 살고 있어요

핸드폰조차 터지지 않는 경북 영양의 오지. 까맣게 그을린 집 한 채가 있다. 이름하여 깜장집, 100년도 더 됐단다. 

이 집의 주인은 임분노미 할머니(86세)와 반백이 넘은 노총각 두 아들 선보, 득구 씨.

100살도 더 먹은 집은 커다란 가마솥이 7개나 걸려 있고,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어머니의 오랜 부엌과 음식 데울 때 쓴다는 숯의 향기가 그윽하다.

아들들은 비탈진 돌밭에서 스스로 소가 되어 쟁기질을 하고, 오늘도 나무지게를 둘러메고 장작을 구해온다.

◆ 오래된 부엌의 주름진 엄마

깎아놓은 밤톨처럼 예뻤던 새색시는 오래된 부엌에서 어느새 여든을 훌쩍 넘긴 할머니가 됐다. 

그리고 여전히 그 부엌에서 주름진 손으로 조물조물 참나물을 무치고, 야산에서 뜯어온 부추로 전을 부친다.

반 가른 감자에 기름을 묻혀 프라이팬에 쓱쓱 바르는 옛 방식으로 노릇노릇 구워낸 분노미 할머니표 부침개. 

“자식들 밥해주는 게 어미의 도리 아닌교?!”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 어릴 적에도 재를 두 개나 넘어 학교를 오가고, 아직도 커다란 나뭇짐을 해오는 자식들이 안쓰럽다는 어머니.

쉬 가시지 않는 마음의 짐, 아니 마르지 않는 자식 사랑으로 어머니는 오늘도 오래된 부엌을 서성거린다.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자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달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 ‘한국기행’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 사진 = EBS 한국기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