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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한폐렴 초기단계…신종플루+메르스 합친 수준 방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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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한폐렴 초기단계…신종플루+메르스 합친 수준 방역 필요"
  • 한유진 기자
  • 승인 2020.01.27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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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지역사회 전파 시 방역체계 확 바꿔야"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된 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입구에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공지가 적혀 있다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된 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입구에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공지가 적혀 있다

[푸드경제 박연화 기자]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유행 단계가 해외에서만 확진환자가 유입되는 초기 단계이지만, 지역사회 전파나 병원 내 감염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한층 강화한 방역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27일 내놨다.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를 다녀온 적이 없는 환자들이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지역사회 전파를 확인할 경우 기존 신종인플루엔자(H1N1, 이하 신종플루)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을 합친 수준의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국내 상황만 놓고 보면 우한 폐렴은 해외에서만 확진환자가 유입돼 공항 검역을 강화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의료기관이 잘 걸러내는 선별진료에 집중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국 의료기관들이 일제히 입원환자 면회를 제한하는 것도 메르스 경험에서 나온 조치"이라며 "문제는 국내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나타나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방역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한 폐렴은 신종플루보다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낮지만 치명률은 훨씬 높다. 지난 2009년 유행한 신증플루로 국내에서 약 76만명이 확진환자가 됐고, 그중 270명이 숨져 치명률이 0.03%로 보고됐다. 반면 메르스는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감염이 일어나 38명이 숨지고, 치명률이 20.4%에 달했다. 우한 폐렴의 치명률은 중국 상황을 볼 때 2.8% 수준이지만,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메르스보다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신종플루보다는 치명률이 높다는 뜻이다. 이재갑 교수는 "이런 감염병 유행은 국내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강화한 방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 달여 동안 후베이성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중국 관광객의 국내 입국금지를 준비해달라고 정부에 제안을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7일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확진환자는 총 4명이다. 첫 번째 확진환자인 35세 중국인 여성을 제외한 3명은 50대 한국인 남성들이다. 한국인 확진환자들은 우한에서 지내다가 국내로 입국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지만,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우한 폐렴 유행이 확산하는 기폭제는 감염경로를 알기 어려운 지역사회 전파가 대규모로 발생한 경우, 감시 대상에 빠진 감염자가 병원에 방문했다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병원 내 감염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퍼지고 지역이 봉쇄되기 전까지 한국으로 입국한 우한 거주 중국인은 6430여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10~22일 우한에서 바이두 지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다. 이후 기간까지 고려하면 국내에 입국한 우한 거주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 전파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중국 관광객, 우한에 거주했다가 국내로 입국한 한국인들 중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부터 방문하지 않도록 막는 것도 시급하다. 능동감시 대상자가 아닌 의심환자가 병원 방문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건 보건당국이 상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부터 방문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신고한 뒤 상담을 받으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에서는 하루에 확진환자가 수백명씩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사회 전파가 이미 본토 전체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확진환자가 발생한 다른 국가에서는 입국 단계에서부터 의심환자를 걸려내는데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보건당국은 검역인원 200여명을 증원해 배치할 계획이지만, 더 과감한 준비기 필요하다는 반론이 많다.

급기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6일 후베이성(우한시 포함)에서 국내로 방문한 방문객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중 어느 하나라도 확인되면 바로 의사환자로 분류해 격리하는 쪽으로 사례정의를 바꾸는 등 새로운 방역 조치를 내놨다.

이재갑 교수는 "지역사회 전파를 가정해 극단의 조치를 바로 내릴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의심환자와 병원 의료진, 건강한 국민들도 외출할 때 KF 표시가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F는 방진 기능, 즉 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을 인증한 제품이다. KF 뒤쪽의 숫자는 차단하는 미세먼지 입자를 뜻한다. KF 마스크는 바이러스까지 차단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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