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영수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발표에 앞서 미리 성적표를 확인한 학생들이 312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험 관리를 맡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부는 평가원의 수능 성적관리 과정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보완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을 치른 수험생 312명이 성적 공개일인 오는 4일보다 앞선 지난 1일 밤 9시56분과 2일 오전 1시32분 사이 2020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미리 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사실이 밝혀졌다.
평가원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 혼란을 야기해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수능 관리에 책임을 진 평가원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다. 교육부도 "평가원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손해배상에 더해 직무유기에 따른 형사처벌 등 법적 처벌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봤다.
임응수 변호사는 "당연히 내규에 따라 책임자 징계는 따라야 하고, 시스템의 허점을 알고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직무유기에 해당돼 형사처벌까지 가능할 수 있다"며 "증명되는 손해에 따라 학생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날 수능 채점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성적이 유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면서도 "상시적으로 해당 취약점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서 평가원은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교원 임용시험과 관련해 보안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임 변호사는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원은 미리 성적을 확인한 312명에 대한 법적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브리핑에서 "312명의 수험생들에게는 가능한 한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큰 의혹이 없다면 그 부분(처벌)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 믿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평가원이 진행하는 수능 성적관리와 통지 등 프로세스(과정) 전반을 조사 또는 감사해 문제점을 살펴보고 향후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상임변호사는 "평가원은 수능 관리에 있어 높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시험 관리 전반에서 세심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기선 원장의 사퇴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기선 원장은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사진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