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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토스뱅크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탈락...키움은 구체성·현실성, 토스는 자금조달능력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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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토스뱅크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탈락...키움은 구체성·현실성, 토스는 자금조달능력 미흡
  • 정선우 기자
  • 승인 2019.05.26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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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인터넷은행 없다, 예비인가 재추진…3분기 접수·4분기 발표 예정
키움·토스뱅크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탈락.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정선우기자] 키움·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다.

키움·토스뱅크 컨소시엄이 모두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는 최대 두 곳, 또는 최소 한 곳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이 주도한 키움뱅크는 혁신성과 사업계획의 구체성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고, 간편송금업체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이끈 토스뱅크는 대주주 적합성과 자금 조달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에 대한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법률·회계등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합숙심사를 진행한 결과 키움뱅크·토스뱅크의 사업계획이 모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를 고려해 예비인가를 불허하는 내용의 심사 결과를 금융위에 제출했고 금융위도 이를 수용했다.

◇키움, 사업계획 구체성·현실성 미흡…토스는 자금조달능력 의문

이날 금융위 직후 결과를 브리핑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했다"며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상당한 의문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또 "두 곳 다 예비인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오전에 외부평가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심사 결과를 듣고 당혹스러웠다"며 "하반기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해 4분기 안에 예비인가를 결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예비인가 심사에서는 △자본금 및 자금 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7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 등을 평가했다. 사업계획은 혁신성(350점), 포용성(150점), 안정성(200점) 등 3개 분야로 구분해 각각 심사했다.  

키움증권이 대주주(25.63%)로 나선 키움뱅크는 KEB하나은행(10%), SK텔레콤(4%) 등 대기업 외에도 유통 등 영역에서 28개 기업으로 주주를 구성하고, 이런 주주구성을 활용해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는 '오픈 금융 플랫폼'을 지향했다. 하지만 이런 오픈 금융플랫폼을 통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와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지 외부평가위원·금융감독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중신용자·소상공인에 특화한 '챌린저 뱅크'를 추진했던 토스뱅크는 애초 시장의 우려 대로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 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이지만 향후 자본금을 조 단위로 늘려야 하는 은행 특성상 최대주주의 자본확충능력은 중요한 심사 항목이다.

토스뱅크는 대주주 토스(지분율 60.8%)를 지배주주로 내세우고 △한화투자증권(9.9%) △알토스벤처스(9%) △굿워터캐피탈(9%) △베스핀글로벌(4%) △한국전자인증(4%) △무신사(2%) 등 8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꾸렸다. 주주구성상 토스가 사실상 전적으로 자금조달을 책임져야 하는 위험을 질 수밖에 없다.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인터넷은행은 기본적으로 혁신이 중요하지만, 은행이 금융시스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안정성을 똑같이 중요한 기준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는 혁신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외부평가위원회에서 자본 조달과 관련한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상당히 우려했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시장의 예상을 뒤업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모두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것은 1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메기 효과'가 기대에 못미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2015년에 이어 올해 인터넷은행 선정에 나선 것은 이른바 '메기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혁신 DNA를 적극 반영하면 기존 은행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고, 이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인 은행권을 혁신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이 기대하는 메기효과다.  

전문가들은 일단 인터넷은행 출범이 디지털금융 확산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주는 것엔 미흡했다고 진단한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여러 차례 증자에 실패해 자본금이 4775억원 수준에 그치는 등 은행 운영이 힘들어져 대출 중단 사태를 불러오기도 했다.

예비인가 재추진, 3분기 신청·4분기 발표

금융위원회는 올 하반기 신규 인터넷은행에 대한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에 의거해 3분기 중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4분기에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향후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토스뱅크·키움뱅크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다"면서 "두 곳이 여전히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사업계획을 보완해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신청자가 있을 경우 그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이뤄질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금융감독원이 사전적으로 법규상 요건 등 사전 심사를 먼저 하고, 이후 신청자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사업계획을 충분히 설명하면 외부평가위원들이 이틀 이상 충분히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 틀을 유지하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편 금융위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두 곳에 대해 모두 예비인가를 불허한 만큼 하반기에 신청할 사업자들은 한층 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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