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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조세포탈 첫 공판... 구본능 회장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 정선우 기자
  • 승인 2019.05.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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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조세포탈 첫공판…구자경명예회장 허락 있어야 지분 거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오가닉라이프신문 정선우기자]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 오너일가의 조세포탈 재판이 열렸다.

구광모(41) LG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 지정을 받은 날이다.

구광모 회장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 타계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그룹 경영권을 장자에게 물려준다는 승계 원칙에 따라 아들이 없는 구본무 회장이 2004년 양자로 들였다. 

이날 1차공판기일이 열렸지만, 구본능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피고인 LG그룹 전·현직 재무관리팀장을 비롯해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 장녀인 구연경씨 등 LG 총수일가 13명은 재판에 참석했다. 

앞서 검찰은 총수 일가 사이의 주식거래를 일반 거래인 것처럼 꾸며 156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구본능 회장 등을 기소했다. 이들은 2007년부터 10여년간 엘지와 엘지상사 주식 수천억원어치를 102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거래했다.

특수관계인간 지분 거래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세금을 계산할 때 시가 대비 20% 할증된 가격으로 주식 가치가 책정돼 양도소득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 그러나 LG 총수 일가가 이를 피하고자 장내 주식시장에서 특수관계인이 아닌 상대방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거래를 위장한 정황이 국세청 조사에서 포착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LG 총수 일가가 양도세를 지능적으로 포탈했다고 판단했다. 고액의 양도소득세를 지능적으로 포탈하고 거래내역도 적극적으로 은폐했다고 봤다. 해당 주식거래 중에는 경영권을 승계받은 구광모 회장이 매수자로 참여한 거래도 포함돼 있다.

이날 1차 공판에서는 LG 총수 일가의 보유주식과 자금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이날 검찰이 제시한 지주사 LG의 재무관리팀 직원들의 진술조서를 보면, LG그룹 총수일가의 지분관리는 구본무 회장의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 재무관리팀 직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총수 일가는 증권카드와 비밀번호, 거래인감, 도장 등을 재무관리팀에 맡겼고, 재무관리팀이 사주일가의 뜻에 따라 지분 매매 수량과 단가 등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진술조서에 따르면, LG 총수일가의 지분율 변동은 철저하게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 LG 재무관리팀 직원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주일가의 지분관리 등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계속 챙겨왔고, 거래내역도 구자경 회장이 '재가'해야 한다"며 "사주일가가 구자경 회장에게 원하는 지분거래 내역을 확인받아 재무팀에 요청하거나, 구자경 회장을 거치지 않는 경우는 재무팀이 직접 구자경 회장에게 확인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진술조서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이 1주라도 주식매매로 유출되면 안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사주일가 중 누가 주식을 팔고 싶을 경우, 사주일가 가운데 이를 매입할 자금여력이 있는 사람을 찾아서 거래를 했는데 가급적이면 회장의 형제나 직계로 찾았다"고 밝혔다. LG그룹이 지주사 전환 이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총수일가 지분율을 지키는데 집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총수일가인 구본완 LB휴넷 대표는 검찰조사에서 "(LG)주식이 제 명의로 돼있지만 느낌은 제 주식이 아닌 것 같다"며 "계좌 비밀번호도 모르고 배당금도 모르고, 제가 거래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구본무 회장의 여동생 구미정씨도 "증권계좌는 재무팀에서 만들었고 나는 계좌번호도 모른다"며 "재무팀에서 알아서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허락이 떨어지면 LG의 재무관리팀이 사주일가가 필요한 돈의 규모에 맞춰 주식 매매 단가와 수량을 결정, NH투자증권(과거 LG증권)의 여의도 트윈타워점에서 거래를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문표를 작성하지 않고 주문내용을 녹취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등 거래내역을 '은폐'한 이유에 대해 재무관리팀 직원은 "관행적으로 했다"고 답했다.

NH투자증권 담당자 이모씨도 "관행적으로 (LG 재무팀의)개인 휴대폰으로 주문을 받았고 녹취나 기록을 안하고 주문표를 사후에 작성한 것은 잘못인 것을 알았지만 LG그룹이 워낙 큰 고객이었다"고 밝혔다. 기록을 남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 LG카드 사태 당시 LG가 검찰수사를 받은 영향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LG 총수일가의 주식거래가 기록을 남기지 않는 위법한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뒤늦게 NH투자증권이 자체 '불공정거래 모니터링'을 실시해 경고 조치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이날 "사주일가가 주식 거래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줄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통정매매를 했다"고 주장했다.

'통정매매'란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일정 시각에 주식을 서로 매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짠 후 주식을 거래하는 통정매매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로 금지돼 있기도 하다.

한편 구광모 회장과 구본능 회장 등의 거래내역이 경고조치된 기록도 이날 재판에서 제시됐다.

사진 뉴스1


정선우 기자  organiclife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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