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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첩첩산중 골짜기서 봄농사 준비하는 ‘달밭골’ 세 모자
  • 이주석 기자
  • 승인 2019.04.10 06:40
  • 댓글 1

[오가닉라이프신문 이주석 기자] 달도 굽어본다는 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심심산골 달밭골, 100년도 더 되었다는 흙집에 세 식구가 산다. 팔순노모 임분노미(85)와 두 아들 황선보(60), 황득구(50)씨.

집 안 구석구석이 생활사 박물관 같은, 옛 시간이 머무르는 산골짜기 외딴집에 사는 세 식구의 사연은 뭘까.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달밭골에 봄이 오면’(프로듀서 윤한용, 제작 타임프로덕션) 세 번째 편이 10일 방송된다.

달밭골은 경북 영양군 영양읍 상원리에 있는 마을이다. ‘달보기가 좋은 골짜기’이고 ‘달도 굽어보는 골짜기’다. 한자로는 월전(月田)이다.

옛 시간이 머무르는 곳, 달밭골

‘달밭골’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외딴집 하나. 100년도 더 되었다는 오래된 흙집은 팔순노모 임분노미씨와 육십대 아들 황선보씨, 50대 아들 황득구씨, 세 식구의 오랜 보금자리다. 아궁이에 불을 때 방을 덥히고 세월과 손때가 함께 묻은 가마솥에 약초 물을 달여 먹는다는 이곳.

태엽을 감아 돌아간다는 괘종시계는 열두 시만 되면 댕댕 울리며 식구들의 점심 식사 시간을 알리고. 작은 방문 옆에 시루를 두고 콩나물을 길러 먹는다. 3대째 내려온다는 신발장과 부엌에 가득 쌓인 땔나무까지 집 안 구석구석 생활사 박물관이 따로 없다.

고향으로 돌아온 형제

시어른을 따라 들어온 달밭골에서 7남매를 키워 대처로 내보낸 분노미 할머니. 그런데 장남 선보 씨는 도시로 나간 지 7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병구완을 자청한 선보 씨. 집안의 고추 농사를 이어받았고, 달밭골의 가장이 되었다. 4년 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홀로 남겨진 어머니 곁을 지킨 선보 씨.

5년 전부터는 다섯째 득구 씨도 함께다. 젊은 사람들에게 밀려나 회사를 그만둔 득구 씨. 지친 심신을 이끌고 형과 어머니가 있는 달밭골로 돌아왔다. 그렇게 함께 살기 시작한 두 형제는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장남 선보 씨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공부했다.

손수 거둔 칡뿌리, 황기, 엄나무…. 열 가지가 넘는 약초를 가마솥에 끓이는 선보 씨. 1년 356일 떨어지지 않도록 매일 약초 물을 달여 어머니께 대령한다. 혹여나 적적하실까, 냉이를 캐는 어머니 옆에는 다섯째 득구 씨가 함께다. 정지에 나무가 그득해야 맘이 편하다는 어머니를 위해서 득구 씨는 바지런히 나무를 해다 빼곡하게 쌓아놓는다. 늘 옆에서 챙겨주는 살가운 두 아들이 얼마나 고맙고 든든할까 싶은데 어머니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아들아, 장가 좀 가라!

환갑을 목전에 둔 선보 씨와 50세의 득구 씨 머리가 희끗해진 두 아들은 아직 미혼이다. 결혼도 못 하고 산골에만 박혀 있는 두 아들을 보니 애가 끓는 어머니. 짝을 만나 알콩달콩 살면 얼마나 좋을까 볼 때마다 잔소리가 튀어나오는데 “저는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때가 되면 가는 거죠” 나이는 드는데 아들은 여유만 늘어간다.

어머니가 더 심란 해지는 건 읍내에 나갔을 때다. 이제 그만 산골에서 나와 읍내에서 살라고 성화인 친척들. 산골에 있으면 평생 결혼은 못 한단다. 읍내에 살면 생활도 더 편해지고 짝을 찾는 일도 쉬워진다는데 어머니는 울적해진다.

그래도 60년 넘게 산 내 집이 제일 편한 걸 어쩌나. 부추, 참나물 뜯어다 평상에서 부침개를 치면 그 옆에 턱을 받친 두 아들, 도란도란 함께 옛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 내리던 어머니 마음에도 다시 햇빛이 든다.

달밭골에 봄이 오면

새싹이 움트고 꽃망울이 피어나는 3월에 달밭골에는 때아닌 폭설이 내렸다. 길가를 뒤덮은 눈과 하얗게 물든 설산이 아직 영락없는 겨울 풍경. 하지만, 세 식구는 조금씩 봄 농사를 준비 중이다. 고추는 씨앗을 심어 모종을 냈고, 부드러워진 땅은 비닐을 벗기고 새 단장을 했다.

두 형제는 밭에서 함께 쟁기질을 한다. 아우가 쟁기를 끌고 나가면 뒤에서 밀어주는 형. 그 옆에서 어머니는 바지런히 점심상에 올릴 봄나물을 캔다. 집 앞에는 버들강아지가 폈다. 버들강아지가 피면 봄이 온 거라는 분노미 할머니는 봄이 되면 심어야 하는 작물을 줄줄이 꿰고 있다.

“이제 봄 되면 고추도 심고, 콩도 심고, 감자도 심고 다 해야 돼” 완연한 봄이 되면 세 식구는 더 바빠질 모양이다. 첩첩산중 골짜기만큼이나 우애도 깊고 효심도 깊은 달밭골 가족. 세 식구의 오랜 세월을 품은 그곳에, 다시 새봄이 찾아오고 있다.

10일 방송되는 ‘인간극장-달밭골에 봄이 오면’ 3부에서는 봄 농사를 준비 하는 세 식구 모습이 그려진다. 세 모자는 함께 1년 농사가 잘 되길 기원하고 읍내에서 둘째 딸이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며칠 뒤, 선보 씨와 어머니가 상갓집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고 집에 남은 득구 씨, 혼자 밥을 차려먹는데….

이번주 ‘인간극장-달밭골에 봄이 오면’ 편은 연출 박정규, 촬영 서연택, 글·구성 김수진, 취재작가 이연수가 맡았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 사진 = 인간극장 = 달밭골에 봄이 오면

이주석 기자  organiclife02@naver.com

<저작권자 © 오가닉라이프신문-자연에 산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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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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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7 14:01:39

    달밭골에 봄이오면 너무 잘봤습니다 노모의 손을 꼭잡고 다니는 두 아드님 모습이 너무 뿌듯했습니다 집이 번듯하고 돈이 많으면 무슨 소용 있습니까 이렇게 사랑으로 사시는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이 느껴지네요 착하신 두아드님도 건강하시고요 어머님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합니다 좋은 사람이 향기를 느끼게해주는 인간극장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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