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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의 채소, 고구마... '하루에 한 개씩 고구마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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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의 채소, 고구마... '하루에 한 개씩 고구마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
  • 김문 논설위원
  • 승인 2019.02.25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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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김문] 어릴 적 겨울철 추억이다. 겨울 방학 때였다. 날씨가 추워 밖에 나가지 못하면 아침 먹고 구들방 아랫목 이불 속에 다리를 펴고 식구들과 이 얘기 저 얘기 도란도란 나눈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지면 누군가 “오늘 점심은 고구마를 삶아먹자”고 말한다. 다들 찬성이다. 그렇다면 누가 총대를 멜 것인가. 고민하다가 가위 바위 보로 정한다. 텃밭 땅속에 저장된 고구마를 꺼내오는 사람, 그걸 씻는 사람, 그리고 고구마를 삶는 사람으로 각자 할 일을 나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잘 삶아진 고구마를 양푼에 담아 방안으로 가져온다. 호호 불며 껍질을 벗겨내 야금야금 입안에 넣는다. 달콤 따뜻한 것이 맛있기만 하다. 어느새 참새들도 냄새를 맡았는지 마당에 떼를 지어 나타난다. 고구마 껍질을 던져주면 잘도 쪼아 먹는다. 이처럼 고구마는 겨울철에 훌륭한 식사대용으로 먹었다. 중앙아메리카 원주민의 경우 고구마를 재배하여 아예 식량으로 썼다.

우리는 잘못된 식생활 습관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병원이나 전문가들과 건강 상담을 할 때 우선 듣는 얘기가 식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한다. 고혈압·당뇨 등 대부분 성인병을 고치려면 식생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을 바꾸기가 그리 쉬운가.

여기에서 문제 하나, 80여 가지 채소 중 항암효과 1위는? 토마토, 브로콜리, 시금치, 양배추, 부추, 피망, 가지 등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물론 다들 몸에 좋은 채소이지만 의학과 약학, 식품영양학계에서는 추천하는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고구마를 꼽는다. 식사도 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고구마는 겨울철의 주식으로 훌륭하며 영양과 포만감이 좋다고 알고 있다. 고구마에 들어있는 비타민A와 C, E는 세포의 노화를 방지해주며 피부까지 좋아져 미용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칼륨과 섬유소가 풍부한 고구마의 경우 각종 성인병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주며 심혈관 질환을 개선시키는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 하여 무병장수의 채소라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우주시대 식량자원으로 고구마를 꼽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고구마 위원회’가 있다. 2001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고구마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하루에 고구마 한 개씩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고 강조한다.

고구마는 알카리성 식품으로 특히 칼륨이 많다. 섭취된 칼륨은 체내에 머물지 않고 곧장 빠져나가는데 이때 나트륨도 함께 배출된다. 그래서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의사들은 고혈압 환자의 1일 소금 섭취량을 6g으로 제한하는데 한국인은 대체적으로 하루 12g을 섭취한다. 나트륨을 줄이는 식단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평소 식습관을 당장 바꿀 수 없다면 고구마를 먹는 게 좋다. 염분 배출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혈압도 내리고 뇌졸중도 예방할 수 있다. 고구마에 들어 있는 비타민E는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하고 두뇌발달을 촉진시킨다. 특히 고구마에 보존돼 있는 비타민C나 비타민B1은 요리를 해도 손실이 잘 안 된다.

고구마를 섭취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고 대장활동에도 도움을 주니 피부도 고와진다. 생고구마를 자르면 하얗게 나오는 진이 있는 이 성분은 변비의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폐암예방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항암, 항산화 성분으로 유명한 베타카로틴과 글루타치온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고구마의 유래는 영종 때 조엄이 일본에 조선통신사로 갔다가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일본기행문인 ‘해사일기’에는 ‘대마도에 먹을 수 있는 뿌리가 있다. 감저(甘藷) 또는 효자마(孝子麻)라 하는 데 왜의 음으로는 고귀위마(高貴爲麻)라고 한다. 이것들을 다 살려 우리나라에 퍼뜨린다면 문익점이 목화를 퍼뜨린 것처럼 백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고구마를 심는 요령은 여러 가지 있으나, 모종의 상황에 따라 약간 달라진다. 모종이 짧으면 대각선 방향으로 밭에 꽂아 넣는 방식을 사용하고 조금 더 긴 모종은 휘어서 땅에 묻어준다. 그보다 더 긴 모종은 땅에 묻히는 부분이 반달 모양이 되게 심는다. 하지만 밭에서 쪼그려 앉아 직접 심는 경우에는 그냥 심을 자리에 물을 흠뻑 뿌리고 나무 막대 등으로 비스듬하게 찔러 미리 구멍을 내어 그 사이에 고구마 순을 7㎝ 정도 찔러 넣고 흙을 눌러주면 된다.

겨울철 딱히 입맛이 없거나 밥을 해먹기 싫다면 고구마를 삶아먹자. 포만감과 잃기 쉬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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