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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요 신경균·임계화 부부의 자연과 맛 ③ 연말 제철 특별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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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요 신경균·임계화 부부의 자연과 맛 ③ 연말 제철 특별밥상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9.02.22 1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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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요 신경균, 임계화 부부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2014년 파리 유네스코본부 초대작가인 도예가 신경균 씨. 그가 제작한 백자 달항아리는 여러 국빈 방문객들에게 선물로 주어졌으며, 콜렉터로서 일본 문화재급 이도다완(조선 찻사발) 등 많은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제철요리전문가인 부인 임계화 씨는 미식가인 남편 신경균 씨와 장안요를 찾는 많은 손님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내놓아 인기가 높다. 제철요리의 달인인 두 부부는 대방어, 병어, 호박, 유자 등 늦가을 제철재료로 만든 연말 제철 특별밥상을 소개했다(오가닉라이프 11월호).

글 백종국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11월에 들어서니 어느덧 겨울 추위 걱정이다. 한여름 폭염을 원망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하지만 겨울을 앞두고 영양이 오른 각종 식재료들을 앞에 둔 신경균 작가의 얼굴에는 희색이 감돈다. 어중간한 계절이지만 조개 굴 개불 등 갯가 재료들이 겨울을 앞두고 맛이 든다고 그는 말을 꺼냈다.

요리 세팅에 앞서 식탁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5인 정도는 능히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의 상판은 세로로 켠 거대한 느티나무였다. 나무를 구하는데 3년이 걸리고 작업하는데 6개월이 소요되었으며 놀랄 만한 비용이 들었다고 했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신 작가가 직접 제작한 달항아리가 놓여졌다. 신 작가는 식사 중간 중간에 귀한 아들 볼기 만지듯 달항아리를 매만졌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달항아리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고가의 달항아리를 실수로라도 떨어뜨리면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다.
 

 

임계화 씨는 우선 겨울을 앞두고 대방어회를 준비했다. 가을 멸치를 좇아 부산 기장 연안에 붙었다가 잡힌 방어였다. 신 작가가 “방어는 최소 7~8㎏이 넘어야 맛이 난다”며 직접 회칼로 좋은 크기로 잘랐다. 일본 토쿄에 가면 츠키치 수산시장에 꼭 들린다는 신 작가는 부산에 놔둔 회칼을 잠시 떠올렸다. 토쿄에서 비싸게 산 그 칼은 ‘칼맛이 다르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회칼을 그라인더로 갈지 않고 1시간에 걸쳐 숫돌에 간다고도 덧붙였다.

신 작가는 참치보다 방어 대뱃살을 즐긴다고 했다. 실제 맛을 보니 참치에 못지않았다. 일본 사람들이 방어회를 선호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신 작가는 단풍 얘기를 꺼냈다.

그는 만산단풍보다는 속단풍을 즐기는데 순천 조계산 송광사의 속단풍이 좋다고 했다. 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속단풍을 즐기던 조상들의 흥의 문화를 복원해야 하는데 개인의 힘으로 문화를 만들기가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병어조림은 솔직히 대방어회에 밀렸다. 제철은 여름이지만 가을 병어도 나쁘지 않다. 병어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잘 느껴졌다. 전라도 쪽은 조림을 선호하고 부산 쪽은 구이를 선호하는데 한때 고흥에서 살며 요를 운영했던 임계화 씨는 고흥 사람들의 다양한 병어 요리 방식에 감명 받은 듯했다.

임계화 씨는 가을이 제철인 유자를 이용한 유자무생채무침도 선보였다. 잘게 썬 유자 겉껍질과 무생채를 함께 무친 샐러드로 가을에 맛있는 무와 함께여서인지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돋보였다.

동아시아 3국 중에서 유자는 한국이 제일 맛있다 하는데 유자 요리는 유자탕처럼 일본이 다양하다고 임 씨가 말했다. 그녀는 사용한 유자가 농약을 안 뿌리고 키운 고흥 유자로서 믿을 수 있는 식재료임을 강조했다. 신 작가는 “20~30년이 되어야 열매를 맺는 유자나무는 예전에는 비쌌다. 지금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자꾸 베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점심 식사의 국으로는 매가리 추어탕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꾸라지가 아닌 전갱이 류인 매가리를 사용한 것으로 ‘바닷가 사람들의 추어탕’이라 할 만했다. 2개월 전쯤 구이로 먹었던 매가리보다는 약간 작은 것이 사용됐다. 매가리는 전갱이 새끼를 부르는 말인 줄로 알고 있었는데 종류가 다르다고 신 작가가 정정했다.

매가리를 넣은 매가리김치도 등장해 맛있게 시식했다. 신 작가는 1위가 청어김치, 2위가 갈치김치라며 매가리김치는 쳐주지도 않았다. 코스의 맨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호박죽과 대추차였다. 특히 대추차는 매우 진했는데 가미를 하지 않았어도 달아 인상에 남았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저농약으로 키운 대추를 구입해 생강을 함께 넣어 만든 것이라고 임계화 씨는 밝혔다.

신 작가는 “계절에 맞는 음식이 있듯이 작업에도 계절이 있다”고 말했다. 봄과 가을은 놀기에 좋지만 도자기 제작 작업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봄, 가을에는 좋은 그릇이 잘 나온다고 했다. 여름, 겨울에 만드는 그릇은 ‘별본’이라 하여 등급을 차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 작가는 11월 20일부터는 영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BBC방송과 도자기 제작 전 과정을 촬영하여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제4차 산업과 접목하여 새로운 영상과 음악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는 “대량생산시대에서 정보지식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보다 원초적인 것에 관심이 더하고 있다”면서 “가장 전통적인 것에 4차산업의 답이 있다”고 말했다.

“음식도 비슷합니다. 재료의 근본을 알아야 합니다. 고기를 누가 잡고 작물이 생산되는 땅이 어떤지 다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프랑스 포도밭의 테루아(토양)와 같은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기준이 없어지면 흥미 위주의 ‘먹방’ 프로그램에 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도자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병어조림

병어조림
재료 : 병어, 무, 통마늘, 고추, 양념(후추, 양조간장, 식용유, 물엿 약간, 와사비 약간)

두꺼운 팬에 생선이 잠길 정도의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반달 모양으로 무를 두툼하게 썰어 넣고 먼저 끓인다. 후추, 양조간장, 식용유, 물엿 와사비 약간을 넣고 끓으면 병어를 통째로 넣고 졸인다. 2/3정도 졸여지면 통고추와 통마늘을 넣고 마저 졸여준다.

1년을 주기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바다를 이동하는 고급어인 병어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힌다. 최대 크기는 60㎝로 ‘독병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흰 살 생선인 병어는 살과 뼈가 연하고 지방이 적으며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 되는 생선이어서 특히 어린이, 노인, 병후 회복 환자의 기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B1·B2와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며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호박죽 & 대추차

호박죽 & 대추차
호박죽 재료 : 늙은 조선호박, 현미찹쌀, 생팥, 동부콩, 양대
대추차 재료 : 대추, 생강편

제일 맛있는 골 파인 호박의 껍질을 벗겨내고 속을 파내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압력솥에 돌린 다음 생팥, 동부콩, 양대를 넣고 푹 끓인다. 불린 현미찹쌀(다양한 잡곡을 섞어도 좋다)을 믹서에 대충 갈아서 함께 은근히 끓여 낸다. 기호에 따라 설탕으로 당을 조절한다.

호박은 과채류 중에서는 녹말 함량이 가장 많으며 숙과는 다량의 비타민A와 약간의 비타민 B 및 C를 함유해 비타민원으로 중요하다. 호박죽에 팥을 넣는 이유는 부족 되기 쉬운 비타민B1의 섭취를 증가시켜 주기 때문이다. 늙은 호박은 이뇨작용과 해독작용이 뛰어나 위장이 약한 사람, 산모, 노인, 환자 등에게 좋으며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 시에도 도움이 된다.

대추차는 살집이 많은 대추를 씻어서 자작하게 물을 붓고 압력솥에 돌린다. 적당히 식으면 으깨어 채반에 받치고 새 물을 부어가며 또 으깨어 채반에 내리고 또 다시 건더기를 치대고 새 물을 좀 부어 체에 내린다. 껍질과 씨앗을 내리고 생강편을 기호에 따라 넣고 팔팔 끓인 다음 1/4로 줄어들면 불을 끄고 식혀서 냉장 보관한다.

대추 과육에는 주로 당분과 점액질 능금산 주석산 등이 들어 있다. 씨에는 베툴린 베투릭산 지방 등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는 이뇨·강장제 등으로 쓰인다. 보은 대추가 특히 유명하다.
 

유자무생채무침

유자무생채무침
재료 : 유자, 무, 쪽파, 양념(간 마늘, 고춧가루, 굵은 소금, 국간장, 식초, 설탕)

무는 적당한 굵기로 채 썰고, 쪽파는 적당히 썰며, 유자는 반을 갈라 씨를 빼어 또 2등분해서 가늘게 채 썬다. 이 재료들을 볼에 담고 양념을 넣어 버무리면 된다. 국간장으로 마무리 간을 하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막걸리식초를 쓰는 것도 좋다. 기호에 따라 청량고추를 가늘게 채 썰어 넣어주면 매콤함이 입맛을 돋우어 준다.

유자에는 비타민C가 레몬보다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감기와 피부미용에 좋다.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는 유기산이 많이 들어있으며, 모세혈관을 보호하는 헤스페리딘이 들어 있어 중풍 예방에도 좋다.
 

대방어회

대방어회
재료 : 방어 큰 것, 간장, 식초, 와사비, 채 썬 유자

방어 뱃살은 참치 토로 못지않게 맛있다. 방어회를 유자 채와 함께 먹으면 유자향 가득 가을이 입게 꽉 찬다. 남은 횟감은 소금, 후추를 뿌려 스테이크 미디엄레어로 구워서 식초와 간장을 반반 넣은 와사비장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방어는 가다랑어 다음으로 비타민D가 많은데, 비타민D는 체내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줘 골다공증과 노화를 예방한다.

추어탕

재료 : 매가리, 토란대, 고사리, 얼갈이배추, 대파, 청량고추, 고추, 방앗잎, 다진 마늘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변덕스런 기온 차에 갈치와 함께 많이 잡히는 매가리 생선을 푹 삶아 채반에 거른다. 먼저 수확한 토란대 고사리 얼갈이배추 대파 등을 푹 삶고 거른 생선살과 함께 은근히 고아준다. 토란대가 흐물거릴 때까지 중간불에 곤 다음 청량고추 청홍고추 방앗잎 다진마늘 등을 기회에 따라 넣어 익힌 다음 먹으면 된다.

자연밥상의 여왕 임계화
제철음식전문가로서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명품 도자기를 굽고 생활그릇도 만들고 전시하는 장안요(長安窯)의 여주인이다. 그녀의 대단한 음식 솜씨는 장안요를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제철재료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토대로 계절과 절기에 맞는 가장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을 전통 도자 그릇에 담아 시너지 효과를 내왔다. 기장의 넓은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하고 직접 장을 담글 뿐만 아니라 매년 150가지의 김치, 10여 가지의 젓갈을 담그는 제철 음식의 ‘여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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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makerchef 2019-02-23 14:58:10
유자철이 아닌데요. 기사보고 전화걸어 고흥 유자사려고 전화 걸어봤더니 철이 아니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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